홍준표 "정치한 죄로 늙어서까지 반대 진영서 욕…다시 태어난다면 역사학자"

"육사 갔다면 전두환 부하로 인생 망쳐…의대? 시골 의사로 노년"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에서 탈락한 홍준표 후보가 2024년 4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진출자들의 소감을 듣고 있는 모습. 2025.4.29/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정치에 발을 들인 죄로 무엇을 해도 반대 진영으로부터 욕을 먹었다며 다시 태어난다면 정치가 아닌 다른 길을 택하겠다고 회한의 감정을 드러냈다.

홍 전 시장은 8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53년 전 고려대 법대(행정학과 72학번)가 아니라 경북대 의대, 육사(32기)에 갔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라며 가보지 않은 길을 돌아다봤다.

그는 "경남 창녕이 고향인 내가 육사를 갔다면 아마 합천 출신 전두환의 부하가 돼 설치다가 내란범으로 몰려 인생 망쳤을 가능성이 컸을 것이다"며 하나회에 들어가 고향이 이웃이자 자신처럼 대구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닌 전두환 전 대통령의 총애 속에 우쭐하다가 옥살이 했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했다.

또 당초 의대 진학을 목표로 대구 영남고 시절 이과를 택했던 홍 전 시장은 "경북대 의대를 갔으면 지금쯤 시골 한적한 곳에 가서 의사로 늙어 갔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지 않고 검사가 된 뒤 정치권에 입문하는 등 "갈등 많은 곳만 찾아다닌 죄로 늙어 가면서까지 반대 진영으로부터 무얼 해도 욕먹는 사람으로 세월을 보내니 참 아쉽다"며 "다시 태어나면 갈등 없는 역사학자로 살고 싶다"며 지금 대학에 진학한다면 사학과를 택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6학년도 수능을 치르고 대학 입시를 앞둔 청년들이 평생을 좌우할 진로 결정에 보다 신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홍 전 시장은 22대 총선을 하루 앞둔 2024년 4월 9일에도 "이과 출신인 내가 의대를 지망하다가 본고사 한 달 앞두고 법대로 갔다"며 "그때 의대로 갔으면 지금보다 훨씬 갈등 없는 세상에 살았을 터인데 가끔 잘못 선택한 게 아니었는지 후회할 때가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홍 전 시장은 1971년 10월 육사에 특차로 합격했으나 입학을 포기했다.

얼마 뒤 부친이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것을 본 뒤 '검사가 되겠다'며 의대 진학을 권하는 담임 선생님을 설득해 고려대 법대 진학 원서에 도장을 받는데 성공, 본고사를 거쳐 고대 법대에 들어갔다.

buckba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