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정치한 죄로 늙어서까지 반대 진영서 욕…다시 태어난다면 역사학자"
"육사 갔다면 전두환 부하로 인생 망쳐…의대? 시골 의사로 노년"
- 박태훈 선임기자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정치에 발을 들인 죄로 무엇을 해도 반대 진영으로부터 욕을 먹었다며 다시 태어난다면 정치가 아닌 다른 길을 택하겠다고 회한의 감정을 드러냈다.
홍 전 시장은 8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53년 전 고려대 법대(행정학과 72학번)가 아니라 경북대 의대, 육사(32기)에 갔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라며 가보지 않은 길을 돌아다봤다.
그는 "경남 창녕이 고향인 내가 육사를 갔다면 아마 합천 출신 전두환의 부하가 돼 설치다가 내란범으로 몰려 인생 망쳤을 가능성이 컸을 것이다"며 하나회에 들어가 고향이 이웃이자 자신처럼 대구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닌 전두환 전 대통령의 총애 속에 우쭐하다가 옥살이 했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했다.
또 당초 의대 진학을 목표로 대구 영남고 시절 이과를 택했던 홍 전 시장은 "경북대 의대를 갔으면 지금쯤 시골 한적한 곳에 가서 의사로 늙어 갔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지 않고 검사가 된 뒤 정치권에 입문하는 등 "갈등 많은 곳만 찾아다닌 죄로 늙어 가면서까지 반대 진영으로부터 무얼 해도 욕먹는 사람으로 세월을 보내니 참 아쉽다"며 "다시 태어나면 갈등 없는 역사학자로 살고 싶다"며 지금 대학에 진학한다면 사학과를 택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6학년도 수능을 치르고 대학 입시를 앞둔 청년들이 평생을 좌우할 진로 결정에 보다 신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홍 전 시장은 22대 총선을 하루 앞둔 2024년 4월 9일에도 "이과 출신인 내가 의대를 지망하다가 본고사 한 달 앞두고 법대로 갔다"며 "그때 의대로 갔으면 지금보다 훨씬 갈등 없는 세상에 살았을 터인데 가끔 잘못 선택한 게 아니었는지 후회할 때가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웠던 홍 전 시장은 1971년 10월 육사에 특차로 합격했으나 입학을 포기했다.
얼마 뒤 부친이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는 것을 본 뒤 '검사가 되겠다'며 의대 진학을 권하는 담임 선생님을 설득해 고려대 법대 진학 원서에 도장을 받는데 성공, 본고사를 거쳐 고대 법대에 들어갔다.
buckba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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