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금관 쓰고 덩실덩실 춤추는 트럼프…"멜라니아도 신났다" [영상]
AI로 제작…美 '노 킹스' 시위 풍자 영상 확산
'미국 위대하게' 모자 쓴 군중들 곁에서 박수
- 김학진 기자
(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라 금관을 쓴 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덩실덩실' 춤을 추는 영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서 받은 신라 천마총 금관 모형이 그의 권위주의적 행보를 풍자하는 '밈(Meme)'으로 AI에 의해 재탄생한 것이다.
31일 SNS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화려한 왕궁 무대에서 금빛 신라 금관을 쓰고 멜라니아 여사와 손을 맞잡은 채 춤을 추는 영상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상 속 트럼프는 그의 상징 구호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쓴 인물들이 박수를 치며 둘을 에워싸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금빛 왕관을 쓴 트럼프 대통령은 밝은 미소로 멜라니아 여사와 손을 맞잡고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고 있다.
해당 영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왕처럼 군림한다'는 비판 여론과 맞물리며 풍자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미국 전역에서는 트럼프의 권위주의적 통치를 규탄하는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가 확산 중이다. 이달 18일 워싱턴 D.C.를 비롯한 50개 주에서 약 500만 명이 참여해 "미국에는 왕이 없다"는 구호를 외쳤고, 당시에도 왕관을 쓴 트럼프의 이미지가 밈으로 번진 바 있다. 이번에는 왕관이 유럽식 왕관에서 신라 금관으로 업데이트된 셈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무궁화대훈장과 함께 신라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 받았다. 그는 “정말 아름답고 특별하다”며 금관을 유심히 바라보았고, 귀국길에도 에어포스원에 실어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영국 언론 '미러'는 바디랭귀지 전문가 주디 제임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는 금관을 받은 직후 눈을 떼지 못했고, 마치 황홀경에 빠진 듯한 표정을 지었다"며 "그는 이미 '이걸 언제 착용할 수 있을까'를 상상하는 듯했다"고 전했다.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며 전국적으로 벌인 '노 킹스' 시위 11일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왕관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노 킹스'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에 반대하며 이달 18일 미국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다.
또 다른 유력지 워싱턴포스트는 "왕권을 상징하는 금관이 '노 킹스' 시위가 한창인 시점에 전달됐다"며 "이는 단순한 외교 선물을 넘어 정치적 상징이 됐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선물의 의미에 대해 "신라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온 정신을 상징하며, 한미동맹의 황금기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라 금관을 제작한 사람도 주목받고 있다. 40년간 금속 문화재를 재현해 온 장인(匠人) 김진배 씨(63)는 경북 경주민속공예촌에서 공방인 삼선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최고 금속 유물 전문가 중 한 명으로 40여년간 신라 금관과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무령왕 금제관식 등을 제작했다.
김 씨는 "이달 초 외교부에서 연락이 와 아들과 함께 하루 10시간씩 20일에 걸쳐 금관을 만들었다"며 "처음엔 그냥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귀빈에게 줄 선물인 줄 알았지만, 며칠 전 트럼프 대통령 선물인 줄 알고 너무 놀랐다. 가문의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금관은 동(銅)에 금을 도금해 만든 것"이라며 "신라 천마총의 금관을 그대로 재현해 만들었다"고 했다.
또 그의 아들 김준연 씨(34)는 대를 이어 금속 공예 장인의 길을 걷고 있으며, 김 씨는 금속공예 명장인 아버지 고(故) 김인태 씨에게 기술을 배워 3대째 금속 공예의 길을 걷고 있다.
천마총 금관은 신라금관 가운데 가장 크고 화려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신라 22대 지증왕의 금관으로 추정한다.
지증왕은 체격이 큰 왕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천마총 금관은 높이 32.5㎝, 지름 20㎝로 1978년 국보 188호로 지정돼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khj8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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