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의 항공모함' 내건 김병기…野지도부 찾아 "협치" 출항
국힘 원내대표와 주1회 회동 정례화 합의 등 일부 성과
법사위원장 선임·쟁점 법안 처리 등 이견은 해결 과제
- 원태성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신임 원내대표로서 첫 시험대에 올랐다.
김 원내대표는 새 정부의 개혁과제를 집권 여당으로 주도해야 하는 동시에 야당과의 협치를 끌어내야 한다는 과제도 떠안은 상황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2기 원내대표단의 슬로건을 '개혁의 항공모함'으로 정했다.
김 원내대표가 17일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 위원장과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등을 예방하며 '협치'를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섰다. 다만 당장 여야가 법사위원장 선임 문제를 시작으로 추경 편성안, 쟁점 법안 처리 등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원내대표가 난관을 극복하고 성과를 이뤄낼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 비대위원장과 송 원내대표,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를 차례로 예방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 출범 이후 야당 지도부와의 첫 상견례에서 민생 회복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그는 김 비대위원장에게 "국민 고통 앞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고금리, 고물가, 내수 침체는 우리 현장의 비명이 됐다. 국회는 민생 회복에 더 속도를 내야 하고,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협치할 자세와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이후 송 원내대표를 만나서도 "송 대표는 예산 정책통인 만큼, 예산 언어를 아는 분답게 국정 운영의 현실과 책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계실 거라고 기대한다"며 "지금은 속도가 중요하다. 경제가 흔들리고 민생은 한계선을 넘어가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협력과 협치는 필수다. 진솔하게 자주 만나고 성과를 만드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송 원내대표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남을 정례화하는 데도 합의했다.
김 원내대표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로 시작하고 정례화하자고 했다"며 "이외에도 좀 자주 만나면서 소통하기로 했고 원내 수석끼리 더 자주 만나서 각종 현안을 조율하기로도 합의를 봤다"고 했다.
다만 김 원내대표의 이날 예방 정치가 야당과의 협치라는 결과로 곧장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여전히 여야 간 쟁점 현안에 대한 이견이 큰 탓이다.
김 원내대표를 만난 야당 지도부는 민주당이 추진 중인 법안들을 문제 삼으며 현재 상임위 배분이 수정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추경 집행 △상법 개정안 △사법개혁을 꼬집어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약 20조 원의 추경은 국민 삶에 실질적 도움이 되면 국민의힘은 기꺼이 협력하겠다"면서도 "추경의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국가 재정이 권력의 지갑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상법 개정안은 자본시장 투명성을 높이고 경쟁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는 이견이 없지만,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해치고 외국 투기 자본의 개입을 넓히는 방식이라면 심각한 문제"라며 "공직선거법, 법원조직법, 형사소송법은 국가의 뼈대를 구성하는 핵심 제도인데 국민 공감대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하면 그건 입법이 아니라 입법의 이름을 빌린 권력 장악"이라고 지적했다.
송 원내대표도 "몇 번 말씀드렸지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부분을 좀 더 전향적으로 검토해 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며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줘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도 "이미 대통령을 배출하면서 국회의 입법권뿐 아니라 거부권(재의요구권)까지 가지고 있다. 합리적 평가를 받는 김병기 원내대표께서 여야 간 협치를 살리기 위해 좋은 방안이 협의가 이뤄지면 좋겠다"며 "야당이 된 입장에서 국민의힘도 민생 회복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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