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주52시간·연금개혁' 매듭 풀자더니…국정협의체 기류 급변
내주 초 개최 앞두고 국힘 "실무회의 한 번 더 하자"며 뒷걸음
연금 모수개혁 먼저 공감대도 여 "구조개혁 동시에" 입장 바꿔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정부와 여야 수장이 참여하는 4자 국정협의회 일정이 무기한 연기될 위기에 처했다.
애당초 다음 주 열릴 예정이었던 국정협의회에서는 추가경정예산(추경), 반도체특별법, 국민연금 모수개혁 등 주요 쟁점들이 논의될 예정이었으나 관련 사안들에 대한 여야 간 이견으로 협의회 개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7일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협의회 일정과 관련해 "이번 주에 실무협의하고 다음 주 국정협의회를 하는 건 무리가 있어 보인다는 판단에 따라 국회의장실에 재고 요청을 해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반도체특별법은 어느 정도 절충 협의안을 도출할 수 있는 분위기인데, 10~11일 중 실무회의를 한 번 더 한 후 국정협의회를 하면 좋을 것 같다"며 "의제를 합의하지 못하고 국정협의회로 넘겨 난상토론으로 결정하게 하면 굉장히 무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갑자기 본 회담의 연기를 요구해 온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며 "국민의힘은 공연히 어깃장을 놓지 말고 즉시 국정협의회에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같이 야당이 여당의 국정협의회 일정 연기 요구에 즉각 반발했지만, 여야가 관련 쟁점에 대해 본격적으로 협의하기 전, 물밑 협상 단계부터 삐걱거리면서 회동 일정 자체가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협의회 무산 가능성까지도 제기하는 분위기다.
협의회에서 정부와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할 주제의 난도가 높아 협의회 무산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선 야당 내부에서 잡음이 발생하는 반도체특별법은 협의회 테이블에 올라갈 쟁점 중에서도 여야 간에도 이견이 큰 의제로 꼽힌다.
애당초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주 52시간 예외 적용 요구를 주장하는 업계의 주장에 공감하면서 수용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내 의견 조율을 거쳐야 한다면서 속도조절에 나섰다. 노동계의 반발이 극심한 상황에서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주 52시간 적용 제외' 이슈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우선 야당은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항목은 빼고 나머지 반도체 산업 지원에 관한 부분만 우선 처리하자고 제안했지만, 여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이 주 52시간제 예외 조항"이라며 "핵심을 뺀 반도체 특별법이 무슨 의미인가"라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의 개혁안 문제도 여야 간 입장 차가 있다. 야당은 여야 간 입장 차가 크지 않은 모수개혁부터 진행하자는 입장이지만, 여당은 모수개혁과 함께 구조개혁을 같이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대로 구조개혁을 빼고 자동안정화 장치도 없이 소득대체율(받는 돈)을 44%까지 올리는 모수개혁만 한다면 고작 8~9년 정도만 재정 고갈을 늦출 뿐이어서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구조개혁과 모수개혁이 동시에 안 되니까 모수개혁만 먼저 하자고 얘기해서 숫자가 거의 합치됐는데, 결국은 구조개혁을 동시에 해야 한다는 조건을 또 걸어서 개혁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추경 문제도 여야 간 입장 차가 존재한다. 야당은 인공지능(AI)·연구개발(R&D) 추경 편성을 제시했지만 여당은 '예산 조기 집행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게다가 여당은 추경의 경우, 반도체특별법과 국민연금 문제를 해결해야 추경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자세라 추경 문제만을 우선적으로 합의하기도 현 상황에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김 정책위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특별법에 주 52시간 예외를 인정할 수 있는 특례를 담은 법안과 연금특위를 통해서 연금개혁안을 논의하는 게 결정되는 시점에 추경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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