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생일' 동원된 장병 장기자랑 두 달 준비…축하 엽서도 썼다
- 김송이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대통령 경호처가 2년 전 경호처 창설기념일 행사를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의 생일파티처럼 기획해 논란이 인 가운데 이 자리에 국군 장병까지 동원돼 장기 자랑을 펼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SBS 보도에 따르면 2023년 12월 18일 열린 대통령 경호처 창설 60주년 기념행사에 대통령 관저 외곽 경호부대인 55경비단 소속 국군 장병들까지 동원됐다. 이른바 '윤비어천가'가 울려 퍼졌던 이날 장병들은 대통령 부부 앞에서 장기 자랑을 하고 충성을 다하겠다는 경례까지 올렸다.
수십 명의 장병은 검은색 단복을 입고 무대 위에 올라 아리랑을 합창했다. 이어 군가에 맞춘 군무를 선보이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 현장에서 자주 들리는 이른바 '충성가'의 가사 '조국'을 '자유 대한'으로 바꿔 불렀다.
공연이 끝난 뒤 한 병사가 "부대 차려! 대통령님 내외분께 대하여 경례!"라고 외치자 나머지 병사들도 "충성! 충성을 다하겠습니다!"라며 윤 대통령 부부를 향해 큰 소리로 경례했다.
55경비단은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이지만 대통령경호법 등에 따라 경호처에 배속돼 지휘와 통제를 받는다. 행사 당시 55경비단에 대한 지휘권을 가진 경호처장은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었다.
경호처는 장병들에게 장기 자랑을 두 달 넘게 연습시키며 사전 심사까지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호처 기획관리실장이었던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행사 당일 "합창할 땐 목소리를 화창하게 해 달라"며 구체적인 지시까지 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55경비단 장병들은 대통령 생일 축하 엽서 작성까지 지시받았다. 행사 당일 윤 대통령이 엽서 몇 장을 선정해 읽을 예정이란 이유에서였다.
당시 33군사경찰경호대와 90정보통신단, 그리고 경찰 경호부대에도 장기 자랑 준비 지시가 내려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 자랑에 동원된 경호부대 장병과 헌정곡을 불렀던 경호처 직원들을 포함해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인원은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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