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들 무덤이 된 '대권'…이재명 도전, 이번엔 다르다?

손학규·김문수 경선 문턱서 좌절…이인제는 탈당 후 독자출마
이재명, 여권 지지율 1위 경선 통과 유력…부동산 민심 이반은 '숙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 영상 선언문을 통해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한영상 선언문에서 “국민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아닌 주권자를 대리하는 일꾼으로서 저 높은 곳이 아니라 국민 곁에 있겠다”며 대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유튜브 캡처) 2021.7.1/뉴스1

(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자신의 두 번째 대선 도전을 선언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7시30분 유튜브 등 여러 SNS 채널을 통한 출마 선언에서 “실적으로 증명된 저 이재명이 나라를 위한 준비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더 큰 도구를 달라. 새로운 대한민국, 더 나은 국민의 삶으로 보답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대선에 도전했거나 대선주자로 거론됐던 전직 경기지사 모두 좌절의 쓴맛을 봤던 징크스를 이 지사가 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기도지사를 거쳐 간 정치인은 남경필(34대/2014~2018년), 김문수(32·33대/2006~2014년), 손학규(31대/2002~2006년), 이인제(29대/1995~1997년) 등이다.

이들 중 이인제 전 지사는 199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이회창 후보에게 패하며 탈당, 국민신당을 창당해 대선에 독자 출마했다.

손학규 전 지사 역시 2007년 대선국면에서 한나라당을 탈당,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 참여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김문수 전 지사는 2012년 재임 중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 나섰다가 박근혜 후보에게 패했고, 대선 주자로 거론되던 남경필 전 지사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이 지사에게 패해 정계은퇴 선언 후 현재 바이오기업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전직 지사들의 실패 사례를 잘 알고 있는 이 지사에게 이번 도전은 지난 19대 대선(2017년 5월9일)에 이어 두 번째다. 상황이 이전과 다른 점은 첫 관문인 경선 통과가 유력하다는 점이다.

지난 경선 당시 이 지사는 권역별 누적득표율 21.25%로, 57%의 득표율을 기록한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완패했다. 경선 순위는 후보 4명 중 3위였다.

함께 경선에 참여했던 안희정 당시 충남지사는 21.5%로 2위를 차지했고, 최성 당시 고양시장은 0.3%였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을 착성하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개한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 영상 선언문에서 “국민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아닌 주권자를 대리하는 일꾼으로서 저 높은 곳이 아니라 국민 곁에 있겠다”며 대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2021.7.1/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후 4년여의 시간의 지났고 그 사이에 이 지사는 여론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면서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중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25~26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8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범진보권으로 한정한 차기 대선 후보자 적합도에서 이 지사는 33.8%로, 2위인 이낙연 전 대표(13.5%)를 큰 폭으로 앞섰다.

3위는 추미애 전 장관(7.4%)이었고, 박용진 민주당 의원(6.3%), 정세균 전 국무총리(4.3%),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4.3%) 순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지사의 경우 도지사 취임 이후 ‘친형 강제입원(진단)’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도지사 직무평가는 물론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줄곧 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과천 신천지 총회본부에 대한 전격적인 강제조사, 수술실 CCTV 설치, 정부보다 앞선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을 통해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 지사에 대한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이 지사의 이 같은 여권 내 독주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져오던 것으로, 이 지사 측에 ‘경선 승리’에 이은 본선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1일 오전 한 시민이 지하철 1호선 안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선언 라이브 방송을 스마트폰으로 시청하고 있다. 2021.7.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하지만 경선에서는 친문세력 끌어안기, 본선에서는 정부여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민심잡기가 이 지사의 과제이다.

이 지사는 우선 문 대통령의 최측근 ‘3철’(이호철·양정철·전해철) 중 한 명인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문 대통령의 30년 지기로 잘 알려진 송철호 울산시장, ‘친문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경남지사와의 회동 등을 통해 적극적인 친문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또 문재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를 지낸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을 ‘경기도 국제평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위촉했고, 지난해 4월에는 대표적인 친문 인사 중 한 명인 이재강 전 민주당 부산시당 비전위원장을 평화부지사에 임명하는 등 인재영입을 통해 경선 통과를 노리고 있다.

본선에 진출할 경우에는 지난 4·7재보선에서 드러났듯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이반을 바로잡아야 하는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부동산 민심을 잡지 못할 경우 본선에 나서더라도 정책에 책임을 지는 여당 후보라는 점에서 유리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지사는 그동안 “망국적인 로또분양을 그만둬야 한다” “30년 장기거주 가능한 경기도형 기본주택을 도입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는 만악의 근원으로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밝혀왔다.

이밖에 자신의 대표적인 정책인 ‘기본시리즈’(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금융)와 국회에서 격렬한 논쟁이 진행 중인 ‘수술실CCTV 설치’는 물론 사회적약자를 위한 ‘비정규직 공정수당’ ‘배달노동자 산재보험료 지원’ ‘결식아동 급식단가 인상’ 등의 차별화된 정책으로 청와대 입성을 노리고 있다.

이 지사는 출마 선언에서 “저 이재명은 지킬 약속만 하고 한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다. 성남시장 8년, 경기도지사 3년 동안 공약이행률이 90%를 넘는 이유”라며 “주권자중심의 확고한 철학과 가치, 용기와 결단, 강력한 추진력으로 저항을 이겨내며 성과로 증명했다”고 자신했다.

이어 “위기를 이겨온 사람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위기가 더 많았던 흙수저 비주류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성과를 만들어 온 저 이재명이야말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희망민국으로 바꿀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s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