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패전 69년만에 美 후원하에 지역 군사강국의 길로
전수방위 원칙 접고 아태지역 군사활동 공식화
안보측면 고려해 日 군사력 '무혈입성' 시각도
- 조영빈 기자
(서울=뉴스1) 조영빈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의 일본 정부가 결국 일본 내부는 물론 주변국들의 우려를 뒤로 한채 '전범국'이라는 빗장을 풀었다.
아베 내각은 1일 역대 정부의 헌법 해석을 변경해 '집단자위권 행사가 헌법상 허용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헌법해석 변경안을 담은 안전보장법제정비 최종안을 각의 결정했다.
평화헌법 개정의 1단계 절차가 사실상 완료된 것으로 '강한일본'을 내걸고 우경화 행보를 걸어온 아베 총리와 일본 우익들의 숙원이 1945년 2차세계대전에서 패전한 지 69년만에 풀린 셈이다.
집단자위권은 일본과 동맹국이 제3국의 무력 공격을 받았을 경우 이를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군사개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유엔 헌장에서 '보통국가'의 권리로 보장하는 등 유엔 회원국이라면 본래 가지고 있는 권리다. 다만 국제적으로 전범국으로 인식돼 오던 일본에도 이 권리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제기돼 왔다.
더욱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제정된 일본 평화헌법 9조에는 "국제분쟁해결 수단으로 전쟁 또는 무력행사를 영구적으로 포기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아베 정부가 헌법해석 변경이라는 방식으로 대외 무력행사의 길을 연 것은 그래서 일본 스스로 군사적 족쇄를 풀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일본의 군사력 행사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이다.
또 중국 팽창을 의식한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의 수월성 증진에 집단자위권 획득의 목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의 전수방위(專守防衛, 무력공격을 받은 경우에 한해 방위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동적인 방어전략) 원칙도 사실상 무력화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아베 정부는 이날 각의결정한 헌법해석 변경 결정안에서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제3국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했을 때 △일본 존립이 위협당할 때 △일본 국민의 생명과 자유 및 행복추구권이 침해당할 때 집단자위권의 행사 입장 등이 담겼다.
국내 여론의 우려는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가 한반도 지역에 진출할 수 있는 명분을 일본이 확보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집권 이후 줄곧 역사퇴행적 언행을 이어온 아베 정부에 대한 불신과도 맞닿아있는 부분이다.
일본 정부 역시 한국 등 주변국들의 우려를 의식해 불필요하게 주변국을 자극할 수 있는 내용은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베 정권이 최근까지 보인 역사인식이 이어질 경우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와 관련한 논란은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와 관련 한반도 안보 및 우리의 국익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사안은 우리의 요청 및 동의가 없는 한 용인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집단자위권에 대해 "남의 땅에 들어와서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전가보도(傳家寶刀)가 아니다"라며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와 관련한 정부 입장을 강조했다.
다만 정부가 이미 일본의 집단자위권 획득을 사실상 수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뒤따른다.
일본의 군사활동 공식화가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 구축의 필수 요건이라는 안보적 측면만을 고려한 나머지 '전범국 일본'을 보통국가로 '무혈입성'시킨 게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도 나오고 있다.
bin198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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