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목회법' 처리에 눈치 보는 국회, 왜?
청목회법은 국회의원 입법 로비에 면죄부를 주는 법안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법안 처리 여부가 거론될 때마나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아왔다.
실제 여야는 지난해 12월31일 국회 법사위에서 이 법안을 처리한 뒤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려다 "국회의원들이 기득권을 지키려고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처리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앞서 같은 해 3월 본회의에서도 이 법의 처리를 시도했다 유보한 적이 있다. 여야가 유독 '청목회법' 앞에서는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 셈이다.
청목회법은 현행 정치자금법의 '국내외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자금으로 정치 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는 조항(31조 2항)에서 '단체와 관련된 자금'을 '단체의 자금'으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는 사실상 특정 단체가 소속 회원의 이름을 빌려 후원금을 기부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다.
단체들의 정치자금 쪼개기 후원이 허용돼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 이익단체들의 입법로비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역으로 의원들의 정치 후원금 모금 활동은 수월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청목회법 논란은 지난 2010년 10월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 로비 사건'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이른바 '청목회 사건'은 청원 경찰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방향의 청원경찰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청목회가 주로 국회 행안위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불법후원금을 건넨 사건이다.
청목회는 입법 활동을 벌이면서 현금과 함께 후원자 명단을 의원실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로비를 펼쳤다. 검찰은 청목회원들로부터 특별회비 명목으로 거둔 자금을 의원에게 후원한 것을 문제 삼았다.
서류상으론 개인들이 10만원 한도 이내에서 후원금을 낸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그 돈이 청목회라는 단체의 자금이라는 점에서 법에 저촉된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후원금을 받은 의원 쪽에서는 "후원금을 낸 개인이 청목회원인지 아닌지 알지 못했다"면서 "현실적으로 후원자들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 무죄를 주장했었다. 이후 재판과정에서 1심 법원은 검찰의 판단에 손을 들어줬다.
당시 청목회 사건을 수사한 서울 북부지검은 이례적으로 현직 국회의원 11명의 후원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의 수사 와중에 국회가 쪼개기 후원을 허용하는 법안, 즉 청목회법을 내놓으면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었다.
당시 여야 의원들은 청목회법이 여론의 질타를 받자 "소액 정치후원금을 활성화하자는 순수한 입법의도가 너무 심하게 매도당하고 있다"고 억울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여야는 여론의 비판에 밀려 지난해 3월 본회의에서 청목회법 처리를 미루면서 '청목회 입법로비' 사건과 관련한 의원들의 재판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동법을 처리하겠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었다.
17일 여야가 청목회법을 다시 만지작거린 이유는 당시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청목회 입법로비와 관련해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의 유죄를 선고받은 최규식 민주당 의원 등이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19대 총선에서 관련 의원들이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낙선하면서 19대 국회 입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여야는 이 사건에 관련된 동료 의원들을 구하기 위한 '면죄부 입법'이라는 비난은 피할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에 따라 여야가 오는 24일 본회의 처리 여부를 두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는 청목회법이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통과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mj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