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지뢰' 대북규탄 결의문 채택 불발…여야 고성 충돌에 정회도(종합2보)
'北 책임'엔 한목소리 냈지만…野 "대통령 지시없었나" 與 "가짜뉴스"
'대북지원 재검토' 문구 놓고 결의문 불발…'포병·보병' 설전에 고성 공방
- 홍유진 기자, 서미선 기자, 박기현 기자, 허고운 기자, 김예원 기자, 김기성 기자,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서미선 박기현 허고운 김예원 김기성 김지완 기자 = 여야가 29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의 책임이 북한에 있다는 데는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우리 군의 늑장 조사와 은폐 의혹을 놓고는 정면으로 맞섰다.
여야는 당초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 규탄 결의문을 합의 채택하려 했으나 '대북 지원 재검토' 등 문구를 놓고 대치하면서 더 협의하기로 했다.
이날 국방위 긴급현안 질의에서 국민의힘 등 야권은 군이 사고 이튿날 북한 지뢰와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도 이재명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뒤에야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야권은 이 과정에서 대통령에게 보고가 됐는지, 대통령이 지시를 내렸는지 따져 물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 지시는 없었다며 '가짜뉴스'이자 '음모론'이라고 반박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이 귀국할 때까지 이 사고에 대해 한마디도 없었느냐"며 "대통령이 아무런 지시가 없었다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27일까지 행동 안 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진영승 합참의장은 "대통령이 이 상황과 관련해 직접 저한테 지시한 건 없다"고 답했다.
범야권인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대통령에게 최초 보고는 언제 됐느냐"며 "치료, 회복 외에 대통령의 다른 지시 사항은 없었냐"고 물었다.
또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이 부동산 정책 비슷하게 '문 어게인'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며 "대통령의 정치 일정을 국가 안보보다 더 우선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 개입설을 정면 반박했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만약 이 대통령이 유엔에 가서 연설할 것을 고려했다면 원래 계획했던 6월에서 9월로 미뤄야 할 이유가 없다"며 "10월로 미루거나 그전에 해결해 버렸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합참의장은 청와대 안보실로부터 몇 월 며칠에 한국군이 책임지고 가서 수색로를 개척하라고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진 의장은 "없다"고 답했다.
황명선 민주당 의원은 "(국방부가) 굉장히 잘했는데도 정치인 몇몇 사람이 선동해 가짜뉴스로 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회 민주당 의원도 "유튜버들이나 난잡하게 떠들 만한 음모론을 퍼뜨리고 군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야말로 국가 안보를 흔드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장외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당 간사인 김 의원이 한 의원을 겨냥해 "하루 전날인 26일 한 의원이 '27일에 (수색 작전에) 들어간다, 나는 알고 있다'고 공개를 해 버렸다"며 "이것은 중대한 보안 위반이고 군사기밀 유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 의원은 국방부와 합참의 많은 장성들을 사고 처리를 제대로 못 한다는 이유로 똥별이라고 비하했다"며 "장관은 군을 대표해 한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법적 조치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의에 "검토해 보겠다"고 했고, 사과 요구에 대해선 "사과를 요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여야는 이날 회의를 마칠 때쯤 결의문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문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불발됐다.
이날 저녁 회의 속개 뒤 야당 간사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 관련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받아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국민의힘 생각"이라며 "북한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결의문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요구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중단하고, 대북 확성기를 재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기호 의원은 "북한에 약품 100억 원 정도를 준다 등의 얘기가 나오고 있지 않느냐"며 "분명하게 인도적 지원 같은 것은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주 의원은 "북한이 사과하지 않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정부가 강력히 촉구하는 것은 국민의힘 의견을 받아 (결의문 초안에) 포함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현재 추진 중인 대북 지원은 없다"며 "그런데 대북 지원 재검토를 넣지 않으면 (동의하지) 않겠다는 건 생떼를 쓰는 (것이고) 트집이라고 본다"고 맞받았다.
민주당 소속 진성준 국방위원장은 "오늘 결의문을 상정해 채택하려 했는데 여야 간 문안에 대한 이견이 있어 조금 더 협의하는 것으로 하고, 합의가 이뤄지면 다음 회의에서라도 채택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여야 위원들은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한 뒤 국방부가 제출한 사고 당시 영상을 직접 시청했다. 다시 공개로 전환된 회의는 저녁 늦게까지 이어졌고, 의원 간 충돌로 한 차례 정회되기도 했다.
김병주 의원은 현장 조사를 촉구했던 나경원·윤상현·한동훈 등을 거론하며 "바로 작전에 들어가라고 하는데, 피도 눈물도 없이 자식 같으면 그런 험지에 바로 들어가라고 하겠느냐"며 "군 작전에 대해 모르면 입이나 닫고 있어야지"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한기호 의원은 "야당 의원들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데 김병주 위원은 포병이었다"며 "우리는 비무장지대 안에 들어가서 직접 작전을 뛰었던 보병으로 살았다"고 맞받았다.
이어 "뭘 혼자 아는 것처럼 야당 의원들 공격이나 하고 치사하게 그러느냐"며 "추접하게 하지 말라. 겨우 한다는 게 야당 의원들 공격하는 게 할 일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렇게 말하는 건 꼰대다. 군 생활 뭘 안다고 그러느냐"며 "제 문제가 아니라 포병을 폄하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 의원이 "포병이 뭘 아느냐"고 하자 김 의원은 "이건 저의 문제가 아니라 포병을 폄하하는 것"이라며 재차 항의했고, 여야 의원들 모두 언성이 높아졌다.
진 위원장이 중재에 나섰지만 양측의 고성이 잦아들지 않자 결국 오후 10시 11분쯤 정회를 선언했다. 잠 뒤 속개된 회의는 추가 질의를 거쳐 오후 10시 49분 마무리됐다.
cym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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