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육영수 피격' 박정희 배후설 '암살자(들)' 일제히 비판…"역사 왜곡"
장동혁 "표현의 자유는 좌파 전유물인가"…유영하 "정치적 프로파간다"
이기인 "상상력은 증거가 될 수 없다"…한동훈 "비판할 자유도 포함"
- 박기현 기자, 손승환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손승환 기자 = 국민의힘 등 범야권은 28일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 배후설을 암시했다는 논란에 대해 "명백한 역사 왜곡"이라고 힘을 실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육영수 여사 피격의 배후에 박정희 대통령이 있다는 참으로 황당한 스토리라고 한다"면서 "심지어 북한의 선전영화 '민족과 운명'의 리메이크 수준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2002년 박근혜 대통령 방북 당시 북한 김정일이 직접 육영수 여사 시해 사건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며 "그런데도 좌파들은 이런 영화를 만든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5·18은 말 한마디만 잘못해도 감옥에 간다. 6·25 북침론, 천안함 미국 잠수함 충돌 주장은 '표현의 자유'"라며 "노무현 대통령 건드리면 줄줄이 고소·고발당한다. 박정희 대통령 모욕은 '표현의 자유'"라고 꼬집었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서는 "말 나온 김에 나도 좋은 영화 한 편 소개한다. 2016년 개봉한 영화 '아수라'"라며 "안남시=안동시+성남시? '영화적 상상력'이니 다른 말씀 마시길"이라고 했다. '아수라'는 가상 도시 안남시의 비리 시장을 다룬 영화다.
'암살자(들)'은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벌어진 육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허진호 감독의 영화로, 지난 23일 개봉했다.
당시 수사 당국은 북한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지령을 받은 문세광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하려다 실패하고 육 여사가 총탄에 맞아 숨졌다고 결론 냈는데, 영화는 권력기관의 개입 가능성 등을 암시했다.
육 여사의 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허진호가 감독으로 만든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교묘하게 비틀어 마치 육영수 여사 피격의 진짜 배후는 고(故) 박정희 대통령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며 "명백한 정치적 프로파간다"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흔히 좌파들은 픽션은 상상력에 터 잡은 것이고, 표현의 자유에 속한다고 강변한다"며 "명백한 사실을 비틀어 역사를 왜곡하고 고 박정희 대통령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직도 살이 에이는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패륜 행위이고, 우리 역사에 대한 반역"이라며 "이들에겐 관용은 사치다. 우리가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지킬 선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암살자(들)은 명백하게 그 선을 넘었고,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며 "반드시 이에 대한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개인 입장을 전제로 "영화적 상상력과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서 명백한 역사 왜곡이자 정치적 선동이라 생각한다"며 "오늘 구미·경북 의원 중심으로 이 사안과 관련한 기자회견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자유로운 창작과 역사적 사실 자체를 왜곡하거나 흐리는 것은 구분되어야 한다"며 "역사적 상상이 창작의 이름으로 포장될 수는 있으나, 그것이 확정된 역사적 진실을 덮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세광이 사형 집행을 앞두고 '조총련에 속아서 이러한 과오를 범한 나는 바보였으므로 사형을 당해도 당연하다'고 한 최후 진술을 소개하며 "스스로 범행을 자백하고 조총련의 공작에 속았음을 통탄했던 가해자의 마지막 고백보다 더 뚜렷한 진실이 어디 있겠나"라고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역사적 비극을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바꿔서는 안 된다"며 "결론을 말하지 않는 방식으로 근거 없는 음모론 유포는 용납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타도 대상의 결론'이라는 영화적 상상력은 그러나 왜 박정희, 전두환 등에 대해서만 행사되는가"라며 "역사적 상상력에서 시작된 영화는 이렇게 역사가 되어 대한민국을 왜곡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상상력은 증거가 될 수 없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권위주의와 과오는 엄정하게 비판해야 한다. 그러나 그 비판에 입증되지 않은 살인 배후설까지 보탤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에 "영화는 창작의 영역이고 사전검열은 헌법에 반한다"면서도 "개봉된 상업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서 어그로 끌어 돈 벌고 있을 때, 그 영화와 만든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5·18이 북한 소행이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면, 세월호 참사가 민주당 소행이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면 정말 많은 비판을 받았을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에는 비판할 자유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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