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예산·檢개혁 '첩첩산중'…추석 끝 與野 전운 고조

與, 입법·예산으로 정부 정책 뒷받침…野, 인사·부동산·안보 '총공세'
'미래대응기금' 치열한 줄다리기 전망…추석민심 향배 주도권 분수령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예방하며 각자의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2026.8.24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추석 연휴 이후 여야는 10월 국정감사와 821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비롯해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출범,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문제 등 굵직한 현안을 둘러싸고 다시 대치 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다.

여야 모두 추석 민심을 등에 업고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이어서 정기국회가 진행될수록 대치 전선은 더욱 복잡하게 얽힐 것으로 보인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 이후 시작되는 10월 국정감사를 첫 번째 승부처로 보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한 입법과 예산에 당력을 집중하면서 민생 성과를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앞서 정기국회 전략으로 물가 안정과 부동산 문제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하며 정부 정책을 입법·예산으로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인사 논란과 부동산 문제, 외교·안보 현안 등을 고리로 정권을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릴 태세다. 특히 국정감사는 정부 부처와 기관을 상대로 각종 현안을 집중적으로 따져 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야당의 대여 공세가 본격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검찰개혁은 추석 직후 정국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면서 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한다. 법무부는 공소청 검사 정원을 현행 검사 정원의 80~85% 수준으로 출범시키는 직제안을 확정한 상태이나, 중수청으로 이동하는 검사·수사관 규모와 향후 인력 재배치 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법무부 장관부터 중수청장, 공소청장, 경찰청장 등이 모두 공석인 상태인 점이 여야의 공방을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차질 없이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수사 공백과 수사 역량 약화 가능성 등을 문제 삼으며 제도 시행 과정 전반을 들여다볼 방침이다. 공소청 출범 직후 국정감사가 이어지는 만큼 법제사법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검찰개혁 후속 조치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은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위원들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의 건이 상정된 것에 반발, 퇴장하고 있다. 2026.9.17 ⓒ 뉴스1 유승관 기자

사법부를 둘러싼 갈등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22일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에 대해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청와대는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인식이라며 반발했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역시 상반된 입장을 내놓으면서 대법관 공석 문제는 정치권의 새로운 쟁점으로 급부상했다.

여기에 최근 장관 후보자들의 잇단 낙마를 계기로 불거진 인사 검증 논란과 수도권 부동산 문제 등도 국정감사에서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은 특히 인사 참사의 배후로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지목하며 그의 국정감사 출석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등에 대한 국정감사도 여야 간 격한 공방이 예상된다.

국정감사가 끝나면 곧바로 '예산안 심사'가 기다리고 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7년도 예산안은 총지출 기준 820조9000억 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2.8% 늘었다. 정부·여당은 적극적인 재정 투자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대규모 재정 지출과 개별 사업의 적정성을 집중적으로 따져보겠다는 입장이어서 예산 심사 과정에서도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도체 경기 활황에 따른 추가 세수를 활용하는 '미래대응기금'을 비롯해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예산을 놓고 여야 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여야 어느 쪽이 주도권을 잡을지는 추석 민심의 향배에 달려 있다. 연휴 이후 발표될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상승한다면 각종 개혁 과제와 예산안 정국에서 여당이 주도권을 쥘 수 있다. 그러나 하락세가 이어진다면 주도권은 국민의힘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추석 연휴 직후부터 국정감사와 검찰개혁 후속 조치, 예산안 심사가 숨 가쁘게 이어지는 만큼 여야의 대치 전선은 연말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