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석준 "외교안보 해방 전후 비견 위기…韓美 신뢰 회복 절실"
[상임위원장 릴레이 인터뷰] "외교무대서 韓 패싱 우려 커졌다"
"호르무즈 파병 단계적 대응해야…국익 위해 여야 초월할 것"
- 김정률 기자,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김일창 기자 =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3선·경기 이천)은 이재명 정부의 대외 정책과 관련, "북러 밀착과 북핵 고도화, 북미 직접 대화 가능성, 중동·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외교 무대에서 한국의 '패싱' 우려가 커졌다"며 "한미 간 신뢰를 회복하면서 양국 간 군사 문제는 국익과 대비 태세를 신중하게 따져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지난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실에서 진행된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송 위원장은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대한민국이 복합적인 외교·안보적 위기에 놓였다"며 이를 '구한말, 해방 전후에 비견되는 위기 상황'으로 진단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대북 제재와 북한의 핵무기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 중단을 맞바꾸는 것은 상당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 데 대해 "사실상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주장에 호응하거나 핵보유를 인정할 경우 대북 협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송 위원장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대해선 "외교적 지원과 우방국 공조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최근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를 방문한 송 위원장은 탈북민(북향민)이 크게 줄어든 상황을 목격하면서 북한이 국경 통제와 내부 체제 결속을 강화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다음은 송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22대 국회 후반기 외교통일위원장으로서의 소감과 포부를 들려달라.
▶요즘 대한민국이 그야말로 격동의 한가운데 있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이런 대혼란의 중심에 있었던 게 구한말 그리고 2차 대전 이후 소위 좌우가 대립하던 해방 전후 때 말고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야당 소속이지만 국익을 위해 외통위원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할 생각이다.
-최근의 한미관계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정부가 한미동맹의 현주소와 어려움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양국 간에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외에도 일방적인 한미 연합훈련 축소, 쿠팡 사태, 정보통신망법, 대미 투자 이행 지연 등 이상 기류로 작용할 수 있는 현안이 산적하다. 이런 상황일수록 한미 연합 방위 태세를 재정비하고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줘서 국민의 우려를 종식해야 한다.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됐다고 보는가.
▶그렇다. 대미투자 문제에서도 미국은 한국의 투자 이행 속도에 불만이 있고, 한국은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양측 간 인식의 간극이 크고 그에 따른 불신도 커진 것 아닌가. 오늘 아침에도 관계 부처로부터 보고를 받았는데 웨스팅하우스 지분 확보 문제도,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도 복잡하다고 한다.
-대미 투자 협상과 관련한 우려가 크다.
▶그래서 정부 관계자에게 '역발상'을 제안했다. 정주영 현대 회장이 천수만 매립할 때 모두가 안 된다고 했는데 역발상으로 '유조선 침몰 공법'을 쓰지 않았나. '알래스카 사업 왜 못하냐, 연구해봤냐' 하니까 부처 공무원은 전문가가 아니니 모른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한토목학회 등에 의뢰를 해놨다.
-미국이 요청한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파병 문제는 철저하게 국익에 따라 결정해야 할 문제다. 주권적 동의와 국가 안보 우선, 가급적 비군사적·제도적 기여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우선 외교적 지원과 우방국 공조부터 시작해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파병을 결정한다면 정부는 국회에 와서 우리 군이 어디에서 어떤 임무를 수행할 예정인지 등을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는 어떻게 보는가.
▶이 문제는 반드시 선결해야 하는 조건이 있다. 바로 군사적 대비 태세를 철저히 갖췄는가, 또 북핵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췄는가를 따져봐야 한다. 핵심은 전환 시기가 아니라 우리의 대응 능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북한의 핵 무기가 고도화되고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군의 독자적인 킬체인 및 한국형 미사일방어 역량은 더욱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주한미군의 역할이 한반도 방어에서 역내 역할로 확대되는 이른바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한미동맹을 굳건히 지키면서도 주요 인접국이자 핵심 경제 파트너인 중국과의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을 피하고 상호 존중과 실용에 기반한 관계를 정립하는 국익 중심의 외교가 필요하다.
-북미대화가 먼저 진행될 경우 이른바 '한국 패싱'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가.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북한의 직접 대화가 필요한 측면과 남북 간 공식 대화채널이 단절된 상황에서 북미대화가 대화 재개의 실마리가 될 가능성은 존재한다. 그러나 북미 간 대화가 진행되더라도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는 우리다. 정부가 협상 결과를 사후에 통보받는 상황은 방지해야 한다.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 위에서 대화의 방향과 원칙을 능동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최근 북한 상황은 어떻게 보는가
▶며칠 전에 하나원을 방문했다. 하나원에 한때 수용 인원이 3000명을 넘으면서 북한 체제가 붕괴될 것이라고 봤던 때가 있다. 그런데 이번에 가서 보니 수용된 인원이 33명이더라. 그것도 북한에서 바로 내려온 분은 한 분밖에 없었다. 나머지는 중국에서 10~20년 고생하시다 오신 분들이다. 북한이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구나, 체제 결속에 힘을 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의 '두 국가 관계' 구상은 어떻게 평가하나.
▶정부는 이 구상이 헌법상 평화적 통일 지향을 약화시키거나 통일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오해되지 않도록 정책 목표와 한계, 대북정책 원칙을 국민께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 또 인도적·인권 현안들은 평화공존 논의 과정에서 후순위로 밀리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1964년 경기 이천 출생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제34회 행정고시 합격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부의장 △제21대 국회 전반기 국토교통위원회 간사 △제22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제20~22대 국회의원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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