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브랜드 상표 가로채기 4만건 넘는데…분쟁지원 선정은 25.7% 불과

분쟁지원 신청 3년간 53.3% 증가…신고센터 전담인력도 없어
백혜련 "실질 작동할 정책적 뒷받침 필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6.6.29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기자 = 해외에서 K-브랜드 상표를 무단으로 선점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4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분쟁 대응을 요청하는 기업도 늘고 있지만 지난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비율은 25.7%에 그쳤다.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식재산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해외에서 포착된 무단 선점 의심 상표는 총 4만 1623건이다.

연도별로는 2021년 4977건에서 2022년 4654건, 2023년 5015건을 기록한 뒤 2024년 9520건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1만 1485건까지 증가했으며 올해도 8월까지 5972건이 포착됐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가 7442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프랜차이즈 6605건, 뷰티·화장품 6536건, 의류 5623건 등의 순이었다.

상표권 분쟁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지원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K-브랜드 분쟁대응 전략지원 사업' 신청은 2022년 366건에서 지난해 561건으로 53.3%가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선정 건수는 150건에서 144건으로 줄었다. 선정률은 2022년 41.0%에서 2024년 31.2%, 지난해 25.7%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신청 561건 가운데 417건(74.3%)은 지원을 받지 못했다.

지식재산처는 해외 상표권 분쟁이 증가하자 올해 관련 예산을 지난해보다 약 10억 원 늘리고 지원 규모도 확대했다. 그러나 올해 7월까지 신청 건수는 410건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신청 건수의 73.1%에 달했다. 확대된 지원 규모만으로는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백 의원의 지적이다.

지난 7월 30일 문을 연 '가짜 K-브랜드 신고센터'의 운영 여건도 열악하다. 지식재산처는 약 1000만 원을 들여 기존 K-브랜드 보호포털에 신고 페이지를 구축했지만 별도의 전용 운영예산과 전담 인력은 편성하지 않았다.

현재 지식재산처와 한국지식재산보호원 직원 1명씩이 기존 업무와 신고 접수·관리 업무를 함께 맡고 있다.

백 의원은 "K-브랜드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해외 상표 무단 선점과 위조 상품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올해 관련 예산과 선정 규모를 확대했지만 신청 증가 속도를 고려하면 현장의 분쟁 대응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오랜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쌓아 올린 브랜드가 해외에서 부당하게 선점되거나 도용되는 피해를 보지 않도록 분쟁 대응 전략지원 사업과 신고센터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iminalli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