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의견 제시'…달라진 與 부동산 메시지 배경엔 '심상찮은 서울 민심'
당 지도부서 서울 의원들로 부동산 이슈 대응 핵심축 이동
정부 정책도 비판…국감 후 세제개편안 손질 본격화 전망
-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정부와 대통령님의 부동산 공급 확대 기조와 세제 개편 방향에 원칙적으로 공감하는 위에서 몇 가지 보완 의견을 드린다." (김민석 대표·8월 23일 고위당정협의회)
"부동산 정책은 매우 민감하고, 국민이 예의 주시하고 있기 때문에 개별 의원들의 돌출적인 발언은 가급적 자제해 달라." (정청래 전 대표·지난해 10월 26일 의원총회)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더불어민주당의 메시지가 달라졌다. 이른바 함구령이 내려졌던 직전 지도부와 달리 정부 정책에 적극 의견을 개진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는 그만큼 부동산을 둘러싼 서울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인식이 기저에 있는 것으로 읽힌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속적으로 서울시당 주택공급정책특별위원회(주거공급)와 당 주거복지특별위원회(주거복지)를 중심으로 부동산 정책 대응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당 지도부인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던 전임 대표 체제와 차이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당 주택시장 안정화 태스크포스(TF)는 지난달 12일 확대 개편 후 첫 회의를 진행했으나 이후로 자취를 감췄다.
현재 부동산 정책의 전면에 나선 것은 서울 지역구 의원들이다. 김영배 서울시당 위원장을 필두로 오기형 의원(재정경제기획위), 김남근 의원(국토교통위)이 핵심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 서울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정은 물론 정부를 향한 쓴소리도 서슴지 않는다. 당 지도부에 속하지 않다 보니 상대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넓기 때문이다.
김남근 의원이 "원래 방식대로면 주거복지 로드맵이 발표된 후, 이를 실현하기 위해 수도권에 어떤 주택이 공급되는지가 발표가 됐을 것"이라며 "안타깝게도 세제 개편부터 발표돼 마치 세제로 부동산 대응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도 사고 잘못된 프레임이 만들어진 측면이 있다"고 비판한 것이 대표적이다.
서울 의원들이 부동산 이슈를 주도하게 된 배경으로는 지난 6·3 지방선거 결과와 함께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부동산 세제개편안이 꼽힌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격전지인 한강 벨트와 강남 3구의 표가 국민의힘에 몰리자, 향후 총선에서 비슷한 결과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서울 의원들의 우려가 터져 나온 것이다.
이런 상황에 기름을 부은 것이 정부의 세제개편안이다. 정부가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에 거주 여부에 따른 차등을 두자 부동산 민심은 더욱 악화됐다. 이에 민주당이 수정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띄우며 종부세 기본공제를 차등 없이 14억 원으로 상향하는 안을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향후 당이 주도하는 부동산 정책은 세제개편안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2028년 총선을 앞두고 서울시민이 체감할 공급 대책을 내놓는 것은 녹록지 않아서다. 일부 서울 의원 사이에서는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 시장의 시장직 상실형이 최종 확정되더라도 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긴장감마저 돈다.
당 안팎에서 종부세 손질을 비롯해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축소 연기, 공정시장가액비율 현행 유지 등이 거론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세제개편안은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는 11월 재경위 조세소위 심사 등을 거쳐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초쯤 처리될 전망이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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