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은 '압박감' 국힘엔 '부담감'…커지는 한동훈 변수
김승원 낙마 주도 후 국정 전반에 대여 공세 수위 끌어올리는 韓
신뢰도·대선주자 1위에 복당 여론도 꿈틀…당분간 당밖서 존재감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 과정에서 존재감을 키운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행보에 여야의 시선이 동시에 쏠리고 있다.
여권에는 대여 공세의 선봉으로, 국민의힘에는 당 밖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정치적 변수로 자리 잡으면서 이른바 '한동훈 변수'가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제기하고 김 전 후보자의 낙마 과정에서 공세를 주도한 한 의원은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논란 △지뢰 폭발 사고 △가상자산 과세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각을 세우고 있다.
주목할 점은 한 의원이 사실상 홀로 방대한 현안에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 플레이긴 하지만 대정부질문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회의,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기자회견 등 가용한 수단을 적극 활용하면서 그 파급력도 작지 않다는 평가다. 일례로 한 의원이 김 전 후보자 지명 이후 낙마할 때까지 올린 페이스북 메시지는 수백 건에 달한다.
한 의원의 무차별 공세에 민주당은 사실상 속수무책이었다.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시작으로 음주운전 전과, 김 전 후보자 가족의 협동조합 특혜 의혹 등 논란이 쌓여가면서 여론도 '임명 반대'로 돌아선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같은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는 범여권 주도로 일단락됐고, 뒤이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도 강행 채택됐다. 임명을 코앞에 두고 김 전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면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는데, 사퇴 직후 성추행·갑질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권으로서는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게 됐다.
이로 인해 한 의원의 대여 공세는 더욱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논란과 지뢰 폭발 사고 등을 고리로 정권을 향한 한 의원의 공세 반경도 갈수록 넓어지는 양상이다.
이 같은 한 의원의 행보에 국민의 시선도 달라지는 분위기다.
한국갤럽이 시사인 의뢰로 지난 6~8일 실시한 '2026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전화 면접조사)에서 한 의원은 '현재 활동하는 여야 정치인 중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 1위에 올랐다. 2021년 이후 해당 조사에서 1위를 지키던 이재명 대통령을 처음으로 밀어낸 결과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9~21일 실시한 차기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휴대전화 100% RDD 방식)에서도 한 의원은 18.1%를 얻어 김민석 민주당 대표(14.8%)와 오세훈 서울시장(12.6%) 등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이런 흐름은 국민의힘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한 의원이 정부·여당을 상대로 연일 공세를 이어가며 주목도를 끌어올리고 당 밖에서 독자적인 정치적 공간을 넓혀갈수록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그의 존재감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현안에서 한 의원의 메시지가 국민의힘에서 내는 것보다 먼저 주목받는 상황이 반복될 경우 야권 내 주도권을 둘러싼 미묘한 긴장감도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의원의 복당을 둘러싼 찬반 여론은 팽팽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점차 복당에 우호적인 기류도 감지된다.
에스티아이가 한국일보 의뢰로 14~17일 실시한 '국민 서베이'(18~69세 스마트폰앱 87.4%+70세 이상 인터넷조사 12.6%) 결과 한 의원의 복당을 찬성하는 응답자 비율은 33.2%, 반대하는 비율은 32.4%로 집계됐다.
그러나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복당 찬성 여론이 각각 43.3%, 36.0%로 반대 비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서울에서도 한 의원 복당 찬성 여론은 38.2%로 반대 27.3%보다 높았다. 또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53.5%로 반대 33.3%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한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자신이 당대표로 있는 동안에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이에 한 의원도 당장 복당론을 띄우기보다 무소속 신분으로 당 밖에서 정치적 공간을 넓혀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여 공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국민의힘과의 접촉면을 넓히며 정치적 영향력을 키울 경우 향후 야권 내 역학 구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강 대 강'으로 맞붙는 이슈가 이어질 경우엔 무소속 신분인 한 의원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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