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김현지 국감' 2라운드 예고…'실세 의혹'서 '인사 책임론'으로

작년엔 6개 상임위 동시 요구·보직 이동 끝에 불출석
내달 30일 운영위 국감 주목…정진상 비선론도 겨냥

김현지 제1부속실장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 보좌관 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6.9.21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국민의힘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다시 국감장에 세우겠다고 나섰다. 1년 전 '대통령 최측근 실세'라는 의혹을 앞세웠던 공세가 이번에는 장관 후보자 두 명의 낙마와 비서실장 사의로 이어진 인사 실패의 책임을 묻는 쪽으로 옮겨간 모습이다.

다만 증인 채택을 결정하는 국회 운영위원회의 구도는 작년과 달라진 것이 없어, 실제 출석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난 21일부터 김 실장과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을 이른바 '경기·성남 라인'의 중심으로 지목하며 국감 증인 채택을 요구하고 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한 과정에 이 라인이 개입했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 실장 사퇴가 성남라인 비선 실세들의 책임을 은폐하는 카드가 되면 안 된다"며 "성남라인 김 실장, 정 전 실장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시켜 인사 농단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을 둘러싼 국감 공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9월 운영위 국감 증인 명단에서 당시 총무비서관이던 김 실장이 빠지자 반발했고, 대통령실이 국감을 2주 앞두고 김 실장을 국감 출석 전례가 없는 제1부속실장으로 옮기자 "국감 회피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운영위를 포함한 6개 상임위에서 김 실장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민주당 반대로 증인 채택안이 부결됐고, 운영위에서는 출석 시간을 놓고 여야 협상이 결렬됐다. 김 실장은 지난해 11월 6일 대통령실 국감 당일 경내에서 대기하다 끝내 국감장에 나오지 않았다.

1년 만에 달라진 것은 요구의 명분이다. 지난해 공세가 김 실장이 대통령실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실세'인지를 캐묻는 정도였다면, 올해는 후보자 두 명의 낙마와 인사 총괄 책임자인 비서실장의 사의라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해 김 실장의 보직 이동을 두고 국감과 무관하다고 방어했던 강 실장이 1년 만에 인사 실패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한 것도 공세의 재료가 됐다. 주진우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작년 국감에는 김현지의 보직을 변경해 숨기더니, 이번에는 강훈식 꼬리 자르기로 김현지만큼은 보호하겠다는 것인가"라고 적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9.22 ⓒ 뉴스1 황기선 기자

다만 국민의힘 안에서는 올해 국감을 작년처럼 김 실장 한 사람의 출석 공방으로만 끌고 가지는 않겠다는 기류도 읽힌다. 당내에서는 김 실장과 함께 이름을 올린 정 전 실장의 비중도 작지 않게 본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작년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김현지가 가장 큰 관심사인 건 맞지만, 아무 공식 직책 없이 인사에 손을 댄 정진상 쪽이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다른 원내 관계자도 "김현지 한 사람에게 올인하는 국감은 아니다"라며 "사법 체계부터 부동산·주식, 농지 문제까지 이재명 정부의 실정 전반을 짚을 것이고, 김현지는 그 상징"이라고 말했다.

국감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문제로 시작해 경제 현안을 거쳐 김 실장 문제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예상도 당 안팎에서 나온다.

당 사무처의 한 관계자는 "다음 달 2일 중수청 출범에 맞춰 이를 크게 한 번 다루고, 중간에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나 부동산 같은 경제 현안을 짚은 뒤, 마지막은 김현지로 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김 실장 증인 문제가 판가름 나는 곳은 올해도 청와대를 피감기관으로 둔 운영위일 가능성이 높다. 운영위는 지난 16일 국정감사계획서를 채택하고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감을 다음 달 30일로 잡았다.

운영위는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어 범여권만으로 의결할 수 있는 구조라, 이번에도 김 실장의 출석 여부는 미지수다. 당 사무처 관계자는 "비서실장까지 물러난 데다 김현지를 향한 여론도 뜨거워지고 있다"며 "이번에도 끝내 안 나오고 버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