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만난 MB "당보다 원내 역할 커…단합해서 총선 승리해야"(종합)

MB, 김승원 법무장관 지명에 "속 다 들여다보여" 공소취소 우려
"바깥에서 보면 당이 분열돼 있지만 원래 어려울 때 시끄러워"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수민 의원, 정 원내대표, 이 전 대통령, 이상휘 의원. 2026.8.31 ⓒ 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홍유진 김정률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은 31일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지금 당의 역할보다 원내에서 해야 하는 역할이 더 크다"며 "거대 여당에 협조할 건 협조하지만 끝까지 반대할 것은 반대하고 국민을 보고 (투쟁을) 하라"고 조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을 찾은 정 원내대표를 맞아 "참 어려울 때 원내대표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국민이 보면서 '아 지금 야당이 하는 얘기가 옳다, 저게 나라를 위해 도움이 되는 얘기다' 이런 것을 인정받는 게 참 중요하다"면서 "지금 숫자로는 도저히 안 되니까, 국민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니깐, 투쟁을 해도 국민을 보고 투쟁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강하게 옳은 얘기를 해야 언론도 따라온다"며 "투쟁을 위한 투쟁이 아니라, 정말 국민을 위해서 '여당이 주장하는 것이 맞지 않다' 이걸 신랄하게 지적하고 국민 앞에 호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전 대통령은 "(여야) 둘이서만 싸우는 게 아니라, 국민을 보고 싸워야 한다. 숫자가 적고 약하다고, 우리는 해봐야 안 된다고 하면 안 된다"며 "국민을 등에 업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바깥에서 보면 당이 분열돼 있다고 하지만 원래 어려울 때 시끄럽다"며 "그럼에도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지혜롭게 협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을 보고 투쟁해야 한다'는 이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지난 지방선거가 저희로서는 굉장히 어려운 선거였는데, 그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께서 저희 당 후보를 흔쾌히 도와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하려고 찾아뵙게 됐다"며 "저희 당 내부도 어렵고, 이재명 정부의 폭거 또한 그 어떤 정부 때보다 더 심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려운 시기에 당이 어떻게 나아가야 될지에 대해 좋은 말씀을 구하고자 찾아뵙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 국민만 바라보면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1일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2026.8.31 ⓒ 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비공개 면담에서 이 전 대통령은 "결국 당의 단합을 통해서 2028년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내대표는 약 45분 간의 예방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아무리 소수 야당이지만 이재명 정권의 폭주와 폭거에 저항하지 않으면 결국 우린 이길 수 없다, 저항하는 걸 견뎌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전날 이재명 정부의 개각에 대해서도 "전체적으로 실망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정 원내대표는 "김승원 의원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부분에 대해서 '속이 다 들여다보이는 거 아니냐'라는 취지의 말씀을 하시면서 끝까지 이 부분에 대해선 막아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결국은 공소취소 특검과 관련된 말씀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장동혁 대표가 최근 '당원 중심 정당'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서는 "저도, 당 대표도 말씀드렸지만 결국 당원 중심 정당과 국민 중심 정당이 다르지 않다"면서 "당 대표의 지향점도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라고 답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이 전 대통령에게 덕이 높은 사람을 산에 빗대어 존경하고 우러러 본다는 의미의 '고산앙지 경행행지(高山仰止 景行行止)' 구절이 적힌 난을 선물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명박 대통령 재임 시절 내세웠던 '한반도 선진화 정책'이 2008년 금융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게 했고 UAE 원전 수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며 "그런 실용적인 정책 부분에 있어서 본받을 게 있다는 취지로 시경에 나오는 문구를 난에 새겨서 드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예방에는 이명박 정부 당시 춘추관장과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이상휘 의원, 국정과제비서관실 행정관 등을 맡았던 박수민 의원 등이 동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의원과는 악수를 하고 박 의원은 어깨를 두드리며 "내 방에서 일했던 사람들만 데리고 왔느냐"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기념 촬영에 앞서 "웃으면서 찍자, 난 사실 웃고 (사진을) 찍으면 눈이 없어진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cym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