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 넘기는 장동혁표 '당원 직선제'…명분 쌓았지만 내홍 빌미도

31일 최고위서 매듭 전망…"신념 변함없다" 속도 조절
'권한 이양' 연임 서사 쌓아…중진 반발 속 정기국회 시험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제주시 한림읍을 찾아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 피해자 장 모씨의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숲 현장을 살펴본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8.28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추진하는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가 관철도 철회도 없이 이달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소속 의원들의 반발에 최고위원회의 의결 절차가 두 차례 미뤄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이번 시도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다만 이번 국면이 장 대표에게 손실만 남긴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취임 1년을 맞아 '당원 중심 정당'이라는 자신의 노선을 당 안팎에 뚜렷하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30일 야권에 따르면 당협위원장 당원 직선제 안건은 오는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실상 매듭지어질 전망이다.

당규가 당협위원장을 매 짝수년 8월 말까지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장 대표가 이를 근거 삼아 추진한 사안인 만큼, 이날 결론을 내리지 않더라도 선출 시한 규정은 예년처럼 그대로 지나가고 직선제 도입은 자연스럽게 미뤄지는 수순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고위 구성상 표결에 부치면 가결에 필요한 정족수는 확보돼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강행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모인 원내 반대 총의를 정면으로 거스르게 되는 데다가, 9월 정기국회를 코앞에 두고 당내 전선을 다시 여는 부담까지 감수해야 하는 탓이다.

지도부도 결론을 예단하지 않는 모습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께서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계시고, 주말 동안 최고위원들과 소통을 통해 당원과 국민께서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안다"며 "월요일(31일) 최고위에서 이 부분이 결론 날지 여부는 아직 전달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장 대표 역시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26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는 제 신념은 변함없다"면서도 "시기와 속도에 여러 우려가 있으니 많은 분의 의견을 참고해 합리적 기준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권파는 이번 국면을 장 대표의 노선을 뚜렷하게 보여준 계기로 여기는 기류다. 장 대표가 결과와 무관하게 '당원에게 권한을 돌려주려 했으나 의원들이 막았다'는 서사를 확보했고, 이를 향후 전당대회에서 연임 도전 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쉬운 점은 당 내홍의 확산의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친한동훈(친한)계가 잇단 논란으로 징계를 받아 흔들리는 사이에 이들이 결집할 빌미를 줬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진들까지 공개 반발에 가세한 점도 장 대표에게는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4선 이상 중진 9명은 지난 26일 회동한 뒤 장 대표에게 정례 간담회를 요구하기로 했다. 이종배 의원은 회동 후 "많은 분이 당이 이런 상태로 총선에서 승리하긴 어렵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지난 27~28일 연찬회에서도 균열은 노출됐다. 첫날 소속 의원 109명 중 101명이 참석했지만 권영진·진종오 의원 등 8명이 빠졌고, 이튿날 자리를 지킨 의원은 50여 명 수준이었다.

당장 다음달 1일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내홍이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시에 부동산 정책과 보완수사권 폐지 등 정부·여당을 상대로 한 싸움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봉합되지 않은 채 미뤄진 지도부 책임론이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장 대표는 다음 달 3일 청년 주거 간담회를 시작으로 민생 행보를 이어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박 대변인은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관련되는 다양한 반시장적 입법에 강력히 반대하고, 국민께서 강하게 원하시는 민생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청년 주거 정책 간담회 시작으로 국민 여러분들께서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변화와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