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위, '호남 반도체' 종일 공방…野 "정부 강요" 與 "시간 맞출 부지"(종합)

野 "투자액도 확정 아냐"…전력·용수 여건도 도마
메가특구 52시간 예외 놓고도 충돌…野 "용인은 안 되고"

김성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8.1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여야는 12일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선정 과정을 놓고 종일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광주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짓자고 기업과 정부 중 어느 쪽이 먼저 제안했는지를 캐물었고, 더불어민주당은 최적의 입지이기에 선정됐을 뿐 정부가 기업의 투자 결정을 좌우할 수 없다고 맞섰다.

野 "선정 과정 명명백백 밝혀라…왜 호남인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전체회의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향해 "호남권 반도체 성장 거점(을) 누가 제안했느냐. 중요한 질문"이라고 물었다. 김 장관이 "반도체 투자 거점 그 자체는 기업들이 일단 주도적으로 먼저 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답하자 김도읍 의원은 "기업이 광주로 가겠다고 제안을 했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김도읍 의원이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하고 최태원 (SK그룹) 회장하고 우연히 만나서 이걸 발표한 것이냐"라며 거듭 답을 요구하자 김 장관은 "정부가 제안을 한 것"이라고 시인했다. 김도읍 의원은 "이 정부가 교묘하게 이걸 강요를 하는 것"이라고 추궁했다.

김도읍 의원은 오후 보충질의에서 투자 규모의 성격을 문제 삼았다. 업무보고 자료에 삼성전자 425조 원, SK하이닉스 470조 원이 지방투자계획으로 명기된 것을 두고 "이게 확정된 투자액이냐"며 "각 사 공시 내용을 보면 시장 상황에 따라서 이 계획, 이 내용이 변동될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한 가이드라인에 불과하다고 돼 있다"고 지적했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김도읍 의원과의 질의응답에서 김 장관의 답변이 뒤바뀌었다며 "다양한 부지를 어디를 제안했는데 SK와 삼성이 어디를 선정한 것인지, 그 과정에서 어떤 논의가 오간 것인지 정확하게 오후에 답변해 달라"고 압박했다.

같은 당 최수진 의원은 전력과 용수 여건을 지적했다. 최 의원은 "산업적 입지 조건이 왜 거기일까 하는 의구심을 어느 누구도 풀어 줄 수 없기 때문에 저희는 선거용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며 "영산강이 연간 7000만t의 물이 부족하고 섬진강도 5000만t의 물이 부족하다. 희망고문을 하시면 안 되고 국민들을 기만하시면 안 된다"고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12 ⓒ 뉴스1 이호윤 기자
與 "정부가 기업 팔 비틀면 비틀어지나"

반면 민주당은 기업이 부지를 필요로 했던 상황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삼성이나 SK하이닉스나 LG 등등의 초거대 기업들이 정부 말을 듣느냐. 정부가 팔 비틀면 비틀어지나"라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렇게 강요하는데도 안 하고 버티고 있는 그런 기업들 아니냐"라고 했다.

오후 들어 민주당은 지역 차별 문제를 역으로 맞받았다. 광주가 지역구인 정진욱 의원은 "왜 광주냐고 묻는 위원이 있다. 제가 거꾸로 여쭙겠다. 왜 광주가 아니어야 되느냐"라며 "가장 빨리 반도체 공장을 세울 수 있는 곳이 광주 군공항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전은수 의원은 속도를 앞세웠다. 전 의원은 "중국 CXMT는 국가 주도로 10개월 만에 부지, 전력, 용수, 공장까지 완성해 버리기도 했다"며 "아직까지 부지 선정과 관련해서 기업의 팔을 비틀고 있다는 것은 메가프로젝트 가로막기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간사인 장철민 의원은 정부가 부지를 제안했더라도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논리를 폈다. 장 의원은 "당연히 정부가 제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래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장 중요한 시간을 맞출 수 있는 부지를 정부가 제안하고 기업이 선택하는, 국가산업정책의 새로운 틀을 만들어 나가는 게 메가프로젝트의 아주 중요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6.8.12 ⓒ 뉴스1 이호윤 기자
'52시간제 예외'도 도마…與 "규정 새로워져야" 野 "용인은 안 해놓고"

메가특구 특별법에 담길 주 52시간제 예외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원이 의원은 "반도체 AI 이차전지, 자율주행 전기차 이런 산업에 맞는 노동시간, 노동환경, 노동에 대한 규정들이 새롭게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같은 당 이언주 의원은 메가특구법을 절차를 정한 법으로 규정하며 "왜 입법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구체적 내용을 가지고 논란을 벌이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야당은 산업부와 고용노동부의 온도차를 파고들었다.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고용부 장관과 산업부 장관께서 전혀 다른 산업적, 노동적 사고를 가지고 대치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며 "메가특구법이 적용되고 이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 노동관계에 대해서 유연한 정책을 도입해야 된다는 것에 대해서 산업부 장관으로서 밀어붙일 의사가 있느냐"고 물었다.

국민의힘 간사인 구자근 의원은 반도체특별법 처리 과정을 꺼내 들었다. 구 의원은 "반도체 특별법 관련해서 왜 지연이 됐느냐. 주 52시간 R&D 관련해서 예외 허용하자는 것, 그것 저희 국민의힘에서 주구장창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라며 "용인이기 때문에 주 52시간이 안 된 것이냐. 지금은 광주이기 때문에 해야 되는 것이냐"라고 따졌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