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지지율 최저, 국힘은 동반 하락 '왜?'…리더십 부재·징계 정치
갤럽·NBS·리얼미터서 李 나란히 취임 후 최저 수준
국힘 반등세 없이 소폭 하락…지선 후 '뺄셈 정치'만
-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주요 여론조사 3곳에서 나란히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반등해야 할 국민의힘 지지율은 동반 하락하며 이탈한 민심을 흡수하지 못했다. 부동산·증시 악재로 정부 지지가 빠져나가는 국면에서 '리더십 부재'와 '징계 정치'를 고리로 한 내홍이 다시 불거지며 반사이익을 가로막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53%로 집계됐다. 2주 전보다 2%포인트(p) 내린 수치로,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 2주차와 같은 취임 후 최저치다. 부정 평가는 3%p 오른 37%로 취임 후 가장 높았다.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51%로, 7월 1주차 54% 이후 3주 연속 1%p씩 내리며 한 달 만에 다시 최저치(6월 4주차 51%)와 같아졌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22%)이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갤럽은 "직무 부정 평가 이유에서 부동산 문제가 최상위에 오르기는 현 정부 출범 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0~24일 전국 18세 이상 2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2.1%p 내린 46.3%로 2주 연속 하락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리얼미터는 "분당 아파트 '근저당 매매' 논란 및 보유세 강화 발언 등 부동산 민심 반발, 레버리지 ETF 및 보완수사권 관련 정책 갈등, 증시 급락 등 경제 악재가 맞물리면서 주중 내내 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부동산발 민심 이반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NBS에서 현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 평가는 56%로 지난 1월 4주차 조사보다 9%p 올랐고, 서울(60%)과 인천·경기(61%), 대구·경북(64%)에서는 60%를 웃돌았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러한 민심 악화에서 반사이익을 얻지 못했다. 갤럽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은 전주보다 3%p 내린 23%에 그친 반면 민주당은 4%p 오른 44%를 기록해, 6·3 지방선거 직후 12%p까지 좁혀졌던 양당 격차가 21%p로 다시 벌어졌다. 갤럽은 민주당 상승에 대해 "양당 격차 확대는 임박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NBS에서도 국민의힘은 1%p 내린 21%, 민주당은 2%p 오른 40%로 격차가 19%p였다. 국민의힘의 NBS 지지율은 지방선거 이후 두 달 가까이 20%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인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0.6%p 오른 40.6%로 민주당(41.3%)과 오차범위 내인 0.7%p 차 접전을 벌였다. 민주당이 1.8%p 빠지는 동안 국민의힘은 0.6%p 오르는 데 그쳤고, 무당층은 1.1%p 늘어난 9.6%로 집계됐다.
'징계 정치'를 둘러싼 내홍 재점화가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3일 상임위원회 배정에 항의하며 정점식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은 사실이 알려진 뒤,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 27일 조경태·권영진·진종오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개시했다.
위원 사퇴와 내부 반발로 사실상 3인 체제에서 내린 결정이라 절차 논란이 일었고, 장동혁 대표는 지난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의 반대와 양향자 최고위원의 기권 속에 표결로 윤리위원 2명 추가 임명을 관철했다.
윤리위 내부 충돌도 공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윤민우 윤리위원장이 입장문에서 "앞으로 중앙윤리위원회 내부의 논의와 관련된 비밀유지의무 위반이 재발할 경우, 해당 윤리위원의 해임을 당대표에게 요청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하자, 우종환 부위원장은 "윤리위 운영 절차에 대해서 이야기한 게 어떻게 비밀 유지 의무 위반이 되느냐"고 맞받았다.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이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는 원인으로 당내 내홍을 먼저 꼽았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지지율이 올라갈 아무런 동력이 없다. 반사이익도 받아먹을 나름의 근거가 있어야 얻는 것인데 아무런 대안이 없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안 좋은 건 맞는데 그게 국민의힘으로 옮겨붙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장 대표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 사실상 리더십이 부재한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반사적 이익을 보든가 자력으로 더 잘해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든가 둘 가운데 하나를 해야 되는 것인데, 징계 정치를 계속한다는 건 결국 뺄셈 정치를 하는 것"이라며 "이준석도 내보내고 한동훈도 내보내고 그것도 모자라서 나머지 친한계까지 쫓아내는 식으로 계속 가면 세력이 붙을 수가 없다"고 진단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지방선거 직후의 기대가 꺾인 점을 짚었다. 엄 소장은 "선거 이후에는 국민의힘에 대한 기대가 많았다. 오세훈 효과도 있었고 한동훈 효과도 있었다"며 "장 대표가 당장 물러나지 않더라도 선이 좀 굵은, 통이 큰 정치를 해서 노선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양당 모두의 문제로 진단했다. 신 교수는 "민주당·국민의힘 양당 모두가 강성 지지층만을 바라보고 정치를 하고 있어서 여권의 하락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계속되면 정치와 여론이 상당히 분리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NBS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5.8%다. 한국갤럽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0.7%다.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대통령 국정수행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응답률 3.6%, 정당 지지도 조사는 ±3.1%p·응답률 4.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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