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용 "'이재명의 남자' 영광이지만, 공적으로 활용되는 게 제 쓸모"
'최고위원 도전' "양지에서 떳떳하게 활동해야…가신정치는 옛 문법"
친청 3인 본경선 진출 "생년월일로 끊어 투표…국민이 어떻게 볼까"
- 이기림 기자,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조소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최고위원 본경선에 진출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60)은 '이재명의 남자'로 불린다.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뜻을 함께하는 벗이자 분신"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둘의 인연은 햇수로 18년이란 시간이 흐를 만큼 오래됐다. 야인이던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경기도지사-대선후보-민주당 대표로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김 전 부원장이 '검찰의 조작기소 희생양'으로 불리며 550일간 수감생활을 한 가운데에도 신뢰는 두터웠다.
김 전 부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뉴스1과 만나 "대통령의 남자라는 건 개인적으로 굉장히 영광스러운 호칭"이라면서도 측근정치, 가신정치로 평가되는 것을 경계했다. 대신 그는 "측근이라는 남자가 공적으로 더 활용돼야 하지 않겠나"라며 "그게 김용의 쓸모고, 민주진영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원장은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친청(친정청래)계 후보 3명이 모두 본경선에 진출한 것에 대해서는 "생년월일로 끊어서 투표하는 전략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며 "정청래 전 대표가 1인 1표제, 당원주권주의를 강조했는데, 그 전략이 당원주권주의라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친청이라고 불리는 세 분을 나눠서 투표하는 걸 국민들이 과연 어떻게 볼까 싶다"며 "과한 표현으로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그렇게 안 한다. 집권여당 선거에서 민주주의가 오해받고 훼손되는 모습이 보이면 안 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 제발 좀 여의도 문법에서 벗어나자. 정치는 국민들이 하는 것"이라며 "평당원의 대변인인 저 김용은 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면서 민주당의 필연적 목표인 이 대통령을 지키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게 된 결정적인 배경과 계기는.
▶이재명 정부가 뛰는 속도와 민주당이 움직이는 속도 사이에 너무 큰 간극이 생겼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실용과 성과를 중심으로 국정을 혁신하고 있지만,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입법과 정책, 대국민 홍보에서 정부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에도 책임 있는 반성과 쇄신보다 계파 갈등과 책임 공방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대통령 혼자 뛰게 해서는 이재명 정부가 성공할 수 없다. 집권여당이 정부보다 반 박자 빠르게 움직이고, 입법과 정책으로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또 하나의 이유는 평당원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지도부에 직접 전달하기 위해서다. 민주당의 원외 정치인과 평당원, 청년들의 목소리는 중요한 순간마다 뒤로 밀린다. 저는 '이 대통령의 대변인'에서 '민주당 평당원의 대변인'으로 역할을 바꾸고자 한다. 당과 정부, 당원을 잇는 연결고리가 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겠다.
―최고위원 당선 이후 '완수'를 다짐한 핵심 과제가 있나.
▶민주당이 변하려면 여의도 중심의 정치 문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평당원의 목소리를 지도부에 직접 전달하고, 여의도 중심의 당 운영을 당원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1인 1표제는 당원 중심 정당으로 가기 위한 의미 있는 성과지만, 그것만으로 당원주권이 완성됐다고 볼 수 없다. 당원들이 실제 주인이라고 느끼려면 공천과 당 운영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비례대표 후보 당원 직선제를 추진하고, 공천 과정에 당원평가를 반영하겠다. 지역과 현장에서 활동한 당원들의 평가가 실제 공천에 반영되도록 하겠다. 아울러 당 운영과 공직자에 대한 감사가 계파나 지도부의 이해관계에 흔들리지 않도록 독립적인 당무감사 시스템을 강화하겠다. 당내에 고여 있는 기득권을 깨고 새로운 인재와 청년들에게 정치적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3선 이상 출마 제한도 추진하겠다. 국민들 가려운 곳을 반 발짝 빠르게 긁어주겠다.
―'김용'이 다른 최고위원 후보들과는 다른 강력한 차별점과 경쟁력은?
▶저는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 원외 평당원이다. 일반 당원과 현장의 목소리를 더 가까이에서 듣고 실천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활동의 폭도 넓다. 그리고 오랫동안 현장에서 정치를 해왔다. 성남시와 경기도에서 이 대통령과 함께하며 행정과 정치가 국민의 삶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가까이에서 경험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을 이해하면서도, 원외와 현장에서 평당원의 요구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른 후보들과 구분되는 저의 경쟁력이다. 당과 정부, 당원을 연결하고 현장의 요구가 실제 입법과 정책 성과로 이어지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팀정청래'(친청계) 최고위원 후보 3명 모두 본경선에 진출했다. 이런 구도가 만들어진 것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중앙위원, 권리당원들의 선택이기 때문에 이의를 달 생각은 없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생년월일로 끊어서 투표하는, 어떻게 보면 강요하는 전략도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정청래 전 대표가 1인 1표제, 당원주권주의를 굉장히 강조했는데, 이게 당원주권주의인가? 저는 동의할 수 없다. 친청이라고 불리는 세 분을 나눠서 투표하는 걸 국민들이 과연 어떻게 볼까. 과한 표현으로 초등학교 반장선거도 그렇게 안 한다. 집권여당 선거에서 민주주의가 오해받고 훼손되는 모습이 보이면 안 된다. 바람직하지 않고, 그러면 안 된다. 본경선에서는 오히려 역작용이 날 거다. 그리고 우리 제발 좀 여의도 문법에서 벗어나자. 정치는 국민들이 하는 거다. 평당원의 대변인인 저 김용은 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면서 민주당의 필연적 목표인 이 대통령을 지키는 일에 앞장설 거다.
―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이재명의 남자'로 부르는 것에 대한 생각은.
▶그동안 이 대통령을 보좌해 왔고, 대통령의 대변인과 정치적 동지로 기억돼 온 것은 사실이다. 제가 걸어온 과정이기 때문에 부정하거나 피할 생각은 없다. 대통령의 남자라는 것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영광스러운 호칭이다. 다만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을 대변하고 보좌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민주당 평당원의 대변인'으로 평가받고 싶다. 무엇보다 측근정치, 가신정치, 골목정치는 아주 옛날 정치로, 그때와 문법이 다르다. 측근이라는 남자가 공적으로 더 활용돼야 하지 않겠나. 그게 김용의 쓸모고, 민주진영이 해야 할 일이다. 이 대통령과의 오랜 관계를 개인적인 정치적 자산으로 소비하지 않겠다.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행정 방식을 가까이에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평당원의 목소리를 당의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데 쓰겠다.
―전임 정청래 지도부에 대한 김 후보의 평가는.
▶정청래 지도부가 모든 것을 잘못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정치는 선거로 평가받고 심판받는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면 지도부가 통렬하게 반성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 선거가 끝난 뒤에는 국민께 겸허하게 반성의 말씀을 드리고, 새로운 비전과 구체적인 수습 방안을 제시했어야 한다. 그러나 책임 공방이 앞섰고,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거나 지지율이 높았던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그 과정에서 생긴 당내 갈등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공천, 검찰개혁과 같은 문제도 지도부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충분한 당내 숙의와 소통이 필요한 문제들이다. 부족한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은 당내 갈등을 키우고 현장 민심과의 괴리를 확대했다.
―이재명 대통령 집권 2년, 현재 여당을 이끌어갈 가장 적합한 당대표 후보는.
▶어떤 사람이 당대표가 되면 안 되는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의 성과를 깎아내리거나 선거 패배의 책임을 대통령과 정부에 돌리는 사람, 당원주권을 말하면서도 계파의 이해에 따라 당원을 줄 세우고 투표 지침을 내리는 사람이다. 선거 결과에 책임 있게 반성하지 않고 책임 공방으로 당을 분열시키는 사람, 합당과 공천·검찰개혁 같은 중대한 사안을 충분한 숙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려는 사람도 집권여당을 이끌 자격이 없다. 이 대통령을 향한 근거 없는 공격에는 침묵하면서 말로만 정부의 성공을 이야기하는 태도 역시 신뢰하기 어렵다.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당대표는 계파를 키우는 사람이 아니라, 정부보다 반 박자 빠르게 일하고 당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갈등을 조정하는 사람이다. 판단 기준은 누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 정권 재창출을 위해 자신을 내려놓고 일할 수 있는가다.
―신천지와 여론조사 결과가 전당대회의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계파 싸움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신천지는 충분히 우리가 관심을 갖고 신경 쓸 문제다. 이미 밝혀진 게 있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0대 대선 경선에서도 관련 제보를 많이 받았다. 물론 사실에 기초해서 밝힐 노력을 해야 한다. 다만 최근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 3명이 똑같이 우리 당대표 후보를 집단공격하고 있다. 정파적으로 이용하는 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문제다. 당에서 빨리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여론조사는 동안 꾸준하게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정부를 성공시킬 수 있는 대안이라고 해서 (당대표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고, 일부 (지지율이 정청래 전 대표에게 밀린) 조사도 (김 전 총리가) 민주당 지지층에서 높게 나오는 걸로 안다. 정말 이재명 정부를 성공시킬 지도부가 누구인지 공유한다면 당원은 그런 지도부를 선택할 거다. 참고로 저는 김민석을 당대표로 지지한다.
―이번 전당대회는 '청년'이 주요 의제로 부각됐다. 2030세대에 대한 생각과, 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민주당은 어떻게 변화해야 하나.
▶청년정치를 말로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 전당대회가 정책과 혁신 경쟁보다 계파 대결과 조직 동원 중심으로 흘러가면 돈과 조직이 부족한 청년 후보들은 자신의 비전과 능력을 충분히 평가받을 기회조차 얻기 어렵다. 돈이 없으면 출마조차 어려운 정당에서 청년정치와 정치혁신을 말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청년정치는 지도부에 젊은 사람 몇 명을 배치하는 문제가 아니다. 당의 낡은 문화를 바꾸고 주거, 일자리, 부채, 결혼과 출산, 인공지능 시대의 고용 불안 같은 현실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게 실질 권한과 성장 경로를 보장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하면서 정작 당의 권력 구조를 결정하는 순간에는 진입 문턱을 높여서는 안 된다. 돈과 인맥, 계파가 없어도 능력과 비전으로 도전할 수 있는 민주당을 만들어야 2030 세대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다.
△1966년 서울 출생 △대성고 △연세대 신학과 △제6·7대 성남시의회 의원 △경기도청 대변인 △민주연구원 부원장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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