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현선 "민주당, 합당 원하면 사과부터…아니면 약탈 정치"
"혁신당에 필요한 건 합당 아닌 자강…자강이 유일한 돌파구"
"앞으로 1년이 당 골든타임…재건 안 되면 총선 가능성 없어"
- 김세정 기자, 금준혁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금준혁 기자 = 조국혁신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황현선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논의되는 합당론과 관련해 "민주당이 합당을 원한다면 진심 어린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며 "그동안 벌어진 틈을 메우고 혁신당 당원의 마음을 움직이는 조치들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약탈 정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황 후보는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뉴스1과 만나 "지금 혁신당에 필요한 건 합당 논의가 아닌 자강"이라며 "정치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우리 필요에 의해 판단해야지 민주당 필요에 의해 합당을 추진하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무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약 10개월간 정치 일선에서 떨어져 있던 황 후보는 평택을 재선거를 계기로 복귀를 결심했다. 그는 광주와 부산, 대구, 대전, 세종 등 전국을 돌며 당원들을 만났고 "당원들이 나보다 더 당을 걱정하고 있었다"며 "저를 불러낸 건 당원들"이라고 언급했다.
황 후보는 이번 전국당원대회를 혁신당 재건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그는 "우리에게 닥친 현실을 돌파해 낼 유일한 방법이 자강"이라며 "내년 8월이면 총선을 8개월 정도 앞두게 되는데 그동안 당이 재건되지 않으면 총선은 가능성이 없다. 앞으로의 1년이 혁신당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강의 핵심으로 '지역'과 '당원'을 꼽았다. 창당 이후 중앙당 시스템 구축과 각종 정치 현안 대응에 집중하면서 지역 조직과 당원 기반을 충분히 다지지 못한 것이 이번 평택 선거와 지방선거를 통해 확인됐다는 것이다. 최고위원으로 선출되면 매주 지역을 찾아 시도당과 지역위원장, 당원들을 직접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지도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겠다고 했다.
최근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당명 변경론에는 단호히 선을 그었다. 황 후보는 "당명만 바꾼다고 지지율이 오르거나 유능해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내부 진단과 방향성 설정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전당대회가 조국 전 대표를 둘러싼 경쟁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출마하는 후보 중 조 전 대표의 대리인으로 출마하는 사람이 없다"며 "실제 이번 전당대회에서 조 전 대표가 소환돼선 안 된다. 조 전 대표의 소환은 당원과 국민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이재명 정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민주당과의 협력은 기본 전제"라면서도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따끔한 질책을 하는 것이 혁신당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개혁과 탄핵 등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웠던 의제를 먼저 제기해 온 것이 혁신당의 역할이라는 취지다.
다음은 황 후보와의 일문일답.
-최고위원 도전 배경은.
▲진짜 절박한 심정이었다. 6월 3일 밤 11시경 평택 선거가 지겠다는 걸 직감했다. 그날 이후 고민한 게 우리 당은 뭘 해야 하나였다. 그런데 4일 갑자기 당 대표 사퇴와 7월 25일 전국당원대회 개최 발표가 났다. 시작과 끝만 정해놓고 과정이 싹 빠진 느낌이었다. 우리 당이 위기인 건 분명한데 이 위기의 과정을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이번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지역에 사람이 없으니 너무 쉽게 흔들린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지역과 사람에 소홀히 했던 걸 인정하고 다음 총선을 위해 1년 동안 당을 다시 만들어놔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4년 창당 때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국민이 기대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겠다고 싶었다.
-조국 전 대표의 사퇴는 예상했나.
▲예상은 했다. 다만 질서 있는 퇴진이라면 상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 없이 다음 날 바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있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을 탓하지는 않는다. 내일 뭘 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출마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평택에 자원봉사 갔던 당원들을 만나면서다. 절반 이상 아는 당원들인데, 이분들이 나보다 훨씬 절망적이고 헛헛했을 거다. 지역을 돌면서 만난 당원들이 최고위원 출마를 권했다. "황현선 없이 당이 제대로 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당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 왜 뒤로 빠져 있냐"는 말을 해서 반성도 했다. 처음엔 다른 좋은 분들이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점점 압박감이 심해졌다. 저보다 당원들이 더 당을 걱정하더라. 저를 불러낸 건 진짜 당원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전당대회의 의미를 어떻게 보나.
▲자강과 당원이다. 결국 우리 당이 자강해서 혼자 힘을 키울 수 있느냐의 문제다. 구체적으로는 지역과 사람이 핵심이다. 지금까지 중앙당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내실을 다질 때다. 우리한테 닥친 현실을 돌파해 낼 유일한 방법이 자강이다.
-조 전 대표가 평택을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혁신당 자강 동력이 유지될 수 있겠냐는 의구심도 있다.
▲역대 위대한 정치인들도 선거에 이기고 지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건 그 과정을 통해 더 단단해지느냐다. 성공만 하다가 실패하면 일어서기 어렵지만, 시련 속에서 성장한 사람은 다시 시련이 와도 돌파할 힘이 생긴다. 국민들 마음속에는 상(像)이 다르지만 여전히 조국이라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
-조 전 대표와는 최고위원 출마와 관련해 상의했나.
▲후보 등록 후에 연락드렸다. 조 대표님이 당 대표로 출마하셨으면 당연히 상의했겠지만, 사퇴하셨지 않나. 저도 독립된 정치인으로서 성장하는 과정이 시작됐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가 조국 대리인을 뽑는 선거였다면 상의했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판단했다. 출마하는 후보들 중 조 전 대표의 대리인으로 출마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조 전 대표 얘기는 가급적 하지 않으려 한다. 이번 선거에서 조 전 대표가 소환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조 전 대표의 소환은 당원과 국민이 할 일이라는 생각이다.
-민주당 일각의 합당 주장을 어떻게 보나.
▲지금 혁신당에 필요한 건 합당 논의가 아니라 자강이다. 정치는 언제든 바뀔 수 있는데 그 상황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힘을 키우는 게 자강이다. 합당이 선이냐 악이냐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의 필요에 의해 합당이 추진돼야 하지 민주당의 필요에 의해 합당을 추진하는 건 안 된다. 그리고 흡수 합당을 전제로 한 논의는 동등한 정당으로서의 대우가 아니다. 정말 안 좋은 정치라고 본다. 자기들 대표를 선출하는 당내 경선에 왜 우리를 갖다 끌어들이는가. 민주당이 정말 합당을 원한다면 진심 어린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 그동안 벌어진 틈을 메우고 혁신당 당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조치들이 이뤄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약탈 정치를 하는 것이다.
-당명 변경론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필요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다. 당명만 바꾼다고 지지율이 오르거나 갑자기 유능해지는 게 아니다. 당명을 바꾸는 문제 전에 내부 진단과 평가, 방향성 설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지도부에 진입하면 어떤 걸 추진하고 싶나.
▲지역과 당원, 사람을 모으는 일이 내가 할 이다. 국회에서 싸우는 건 지금 의원들이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하면 된다. 저는 일주일에 한 번씩 무조건 지방에 내려가 시도당, 지역위원장, 당원들과 간담회를 꼬박꼬박하겠다. 한 지역위원장이 자신의 목소리가 중앙당에 전달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달라고 하더라. 좋은 정책과 선명한 정치는 의원들이 하시고, 저는 바닥으로 가서 당원들과 부대끼며 당을 키우는 일에 매진하겠다.
-민주당 그리고 이재명 정부와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
▲이재명 정부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민주당과의 협력은 당연한 기본 전제다. 우리가 국민의힘도 아니고 이재명 정부와 각을 세울 일은 아니다. 그런데 잘못한 것에 대해선 따끔한 질책을 해야 한다. 그게 혁신당의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기 위한 조건과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
-황현선을 최고위원으로 뽑아야 하는 이유는.
▲혁신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창당부터의 혁신당 모습을 설계했던 사람 아닌가. 지금 한번 크게 넘어졌는데 넘어졌을 때 일어설 수 있는 힘은 처음의 마음, 초심이라고 생각한다. 땅을 딛고 서야 오를 수 있다. 바닥을 단단하게 하면서 튀어 오를 생각을 해야 하는데 튀어 오를 생각만 하면 바닥이 무너진다. 바닥을 다지는 게 매우 중요하고 그거는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다. 그리고 국민이나 당원들이 기대했던 혁신당이 모습이 뭐였는지를 우리가 다시 찾아야 한다. 앞으로의 1년이 혁신당의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한다. 내년 8월이면 다음 총선이 8개월 정도 남게 되는데 그동안 당이 재건되지 않으면 총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1년 동안 하는 데까지 해봐야 한다. 그래서 창당의 초심이 정말 중요하다.
△1968년 전북 전주 △상산고 △전북대 회계학과 △전북대 상과대학 학생회장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조직국 부국장 △민주당 전략기획국장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조국혁신당 사무총장
liminalli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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