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격전지, 현장을 가다]<충남 천안을> 김호연 VS 박완주 VS 박상돈

이번 4·11 총선에서도 여야간 사활을 건 싸움은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격전지에서 더 치열하게 전개될 수 밖에 없다. 다수당을 목표로 의석수 확보 전쟁에 뛰어든 각 당으로서는 격전지마다 그 한 석을 얻느냐, 내주느냐는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대회전인 것이다. 민심을 얻으려는 여야 후보들의 부단한 움직임과 치열한 공방을 생생하게 전하는 한편 그들을 통해 총선 전체의 판세를 조망해 보기 위해 격전지 현장을 찾아간다.   <br>[총선 격전지, 현장을 가다]<충남 천안을>4·11 총선 충남 천안을 지역에선  '2강 1중 구도'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br>이 지역은 현역 의원이자 빙그레 회장 출신인 김호연 새누리당 후보와 세 번째로 이 지역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박완주 민주통합당 후보,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이후 지난 6.2 지방선거 충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박상돈 자유선진당 후보가 맞붙은 곳이다.<br>그러나 자신의 의사를 잘 표현하지 않는 충청도민의 특성상 이 지역 판세 역시 '안개속'에 있다고 보는 관측이 많다.     <br>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결과를 보면 김호연 후보와 박완주 후보가 오차범위내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박상돈 후보가 그 뒤를 추격하는 양상이다.<br>대전일보가 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유권자 500명 대상·오차범위 95% 신뢰구간에서 ±4.4%포인트)에 따르면 김호연 후보가 37.1%, 박완주 후보가 33.4%, 박상돈 후보가 15.7%를 각각 기록했다.<br>지난 3일 조사에서는 김호연 후보 39.7%, 박완주 후보 32.8%, 박상돈 후보 16.2%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br>하지만 중앙일보가 지난 2일 한국갤럽-한국리서치-엠브레인에 의뢰한 여론조사(유권자 600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0%포인트·집전화 RDD+휴대전화 패널 방식)에 따르면 박완주 후보(27.4%)가 김호연 후보(24.4%)를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br>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방송3사와 코리아리서치·미디어리서치·TNS가 공동조사한 여론조사(유권자 500명·95%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 ±4.4%포인트)에선 김 후보가 29.3%로 박 후보(23%)를 앞서는 등 두 후보가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다.

새누리당 천안시을 김호연 후보가 지난 3일 오전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천안터미널 앞에서 열린 합동유세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5일 늦은 저녁 천안 성정동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김호연 새누리당 후보(천안을)는 다소 지친 기색이었다.<br>연일 계속되는 선거운동 강행군으로 감기에 걸린 탓이다. 그래서인지 이날 김 후보는 외부일정을 최대한 줄이고 몸을 회복하는데 신경을 썼다..<br>그는 이날 오전 공주에 있는 부친 묘소에 다녀왔다. 4.11 총선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마음을 다잡고 마지막 필승 각오를 다지기 위해서다. 그의 부친 고(故) 김종희씨는 한화그룹 창업주이자 천안북일고 설립자다.<br>김 후보는 지난 2010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돼 충남에서 새누리당의 유일한 현역 의원이 됐다. 국회의원으로서 2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충남도당위원장, 원내부대표, 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 위원, 과학기술특별위원회 위원 등을 맡으며 입지를 다졌다. <br>이같은 경험을 토대로 그는 이번 총선에서도 충청지역에서 새누리당 깃발을 다시 꽂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의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이길 것이다'라고 생각했다"는 그의 말에서 자신감이 느껴졌다.<br>현재 천안을에서는 김 후보가 박완주 민주통합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박상돈 자유선진당 후보가 그 뒤를 쫓고 있다.<br>김 후보는 "선거 막바지에서는 지지율 추세가 중요하다. 상승세냐, 하락세냐, 정체냐를 보는데 시간이 갈수록 박완주 후보와의 격차가 커지고 있고, 박상돈 후보는 점점 하락하고 있다"며 "앞으로 남은 시간에 선진당 표를 얼마나 더 우리 쪽으로 갖고오느냐가 승패의 관건"이라고 내다봤다.<br>실제로 선진당 텃밭으로 여겨졌던 충청 지역에서 이번에는 선진당 후보들이 고전하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선전하고 있다. <br>김 후보는 충청지역에서 반(反)새누리당 감정이 약화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를 박근혜 선대위원장의 리더십으로 봤다.<br>박 위원장과 '서강대 동문 라인'이기도 한 김 후보는 "박 위원장이 한 번 왔다가면 지지율이 3%포인트 정도 올라간다. 충남에서 박 위원장에 대한 지지율은 대구·경북(TK) 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선거공약집, 현수막 곳곳에는 박 위원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자주 등장한다. <br>박 위원장은 지난 3일 충청 지역을 방문해 김 후보에게 힘을 불어넣어주며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오는 8일 충청지역을 한 번 더 방문해 막판 표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br>김 후보는 "박 위원장은 숱한 악재속에서도 좋은 결과를 갖고 왔다. 특별한 것 없이 평범한 것 같은데도 도대체 그런 저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가끔씩 반문하게 된다"며 "그가 비대위원장으로 되기 전 당의 모습을 생각해봐라. 그때만해도 다들 탄핵 역풍 때의 수준 또는 그 이하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지 않았나"라고 말해 박 위원장에 대한 깊은 신뢰를 나타냈다.<br>그러면서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제1당이 되지 못하더라도 박 위원장은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빙그레 회장 출신인 김 후보는 기업에서의 경험이 국회의원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제품을 개발할 때 어느 연령층을 겨냥할지, 이 제품이 잘 팔릴지, 안 되면 왜 안되는지 등을 분석한다. 선거판도 이와 똑같은 것 같다"고 말했다.  <br>그의 이번 선거 슬로건은 '행복 천안, 희망 천안'이다. 과학벨트의 성공적 추진을 통해 미래 기술력을 확보하고 기업들의 유치를 통해 일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그의 가장 큰 목표다.<br>또 △북천안 IC 완공 △번영로 연장 △KTX 천안아산역 천안택시 이용 문제 해결 △두정역 북부개찰구 신설 추진 △충남 외국어학교 유치 △만 0~5세 무상보육 및 보육교사 처우 개선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김 후보는 상대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박완주 후보의 공약은 지역에 대한 공약보다는 당 공약 위주인 것 같고, 박상돈 후보의 공약도 시의원 수준의 공약에 더 가까운거 같다"고 답했다.<br>그와 짧은 인터뷰를 마치자 선거사무소에는 성환읍 도하초등학교 동문회 20여명이 찾아왔다. 이들은 '여당이 있어야 발전한다', '필승을 기원한다'며 김 후보를 격려했다. 지지자들의 방문으로 그의 사무소는 늦은 시간까지 불을 밝혔다.  

천안을의 민심은 역대 선거에서 엇갈리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18대 총선에서는 박상돈 선진당 후보가 당선됐고, 2010년 충남도지사 선거에선 박상돈 후보 대신 안희정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으며, 같은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김호연 새누리당 후보가 승리하는 등 매 선거때마다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천안시 을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박완주 후보가 4일 천안시 신부동에서 열린 합동유세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천안시 을에는 새누리당 김호연·민주통합당 박완주·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가 출마했다. © News1 이종덕 기자
천안시 을에 출마한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 천안시 을에는 새누리당 김호연·민주통합당 박완주·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가 출마했다. (박상돈 후보 캠프 제공) © News1 이종덕 기자

박상돈 자유선진당 후보(천안을)의 명함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일반 명함, 다른 하나는 점자가 새겨진 명함.

박 후보는 선거철이라고 점자 명함을 제작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원래 점자 명함을 갖고 다니지만 선거운동 기간 하루에 몇 천장씩 돌리기엔 점자 명함의 수량이 부족해 일반 명함을 제작했다고 한다. 명함 하나로 장애인 문제에 관심이 많음을 느끼게 했다.<br>마침 5일 박 후보를 만난 곳도 천안 성정동에 있는 천안시 장애인보호작업장이었다. 10년 전부터 이곳과 인연을 맺었다는 그는 장애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진정한 복지사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장애인들을 위한 사회적 기업을 유치해 장애인들도 노력한만큼 돈을 벌 수 있게끔 만들겠다고 말했다.<br>앞서 이날 오전에 개인택시 천안지부를 방문한 박 후보는 "여러분들이 빗속에서 시위를 할 때도, 콜밴 문제로 시위할 때도 함께 했다"며 "개인택시 현안 문제 관련해서 여러분들과 함께 지켜나가려고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br>박 후보는 17,18대 총선에서 당선돼 차곡차곡 입지를 쌓아오다 2010년 충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의원직을 내놨다. 박 후보는 "기껏 뽑아놓았는데 왜 도지사 선거 출마하냐며 안타까움과 섭섭함을 보이는 분들도 있다. 그 분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고, 반성의 토대 위에서 몇 배 더욱 분발해 보답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br>6년의 의정활동 경력, 23년간의 지방 행정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지역일꾼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가 입은 파란색 점퍼에는 그의 이름과 함께 '봉서산 황토길 조성', '유류세 50% 인하' '장기임대주택 건설 확대' 등 공약들이 나열돼 있다.<br>이날 오후 박 후보는 작산읍 벽산아파트 5일장을 방문해 주민들과 상인들에게 인사를 하며 접촉면을 넓혔다. 주민들이 박 후보에게 요구사항을 얘기하면 그는 자신의 공약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당선되면 꼭 지키겠다고 약속했다.<br>박 후보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수도권 규제완화 철폐다. 그는 "이명박 정부 들어서 수도권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라는 모토아래 수도권 규제가 대폭 완화하면서 22년간의 국토균형 발전 전략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며 "2007년에 수도권 기업이 천안에 49개 입주했는데, 2011년에는 8개 기업밖에 유치가 안됐다. 충청권 경제가 황폐화될 정도"라고 혀를 찼다.<br>박 후보는 인지도 면에서는 상대후보인 김호연 새누리당 후보와 박완주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앞서긴 하지만, 지지율에서는 두 후보에게 밀리고 있다.  <br>이에 대해 박 후보는 "여론조사 신뢰도가 크게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후에 웃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며 "전혀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나는 인지도가 70% 이상이고 이 지역에서 현역 국회의원을 했기 때문에 일꾼으로서 긍정적 이미지가 높다"고 말했다.<br>그는 상대후보 평가에 대한 질문에 "김호연 후보는 재벌 2세인데 자신이 실행한 것만 홍보했음 좋겠다"며 "쥐꼬리만큼 일하고 황소만큼 일한 것인냥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박완주 후보는 젊지만 이번에 3번째 국회의원 선거 출마하는 사람"이라며 "젊지만 새로운 인물이 아니며 과거에 큰 일을 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br>박 후보는 아직까지 이곳의 판세는 '안갯속' 이라고 했지만 선진당의 텃밭으로 불리던 충청지역의 민심이 예전같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올해 총선에서 충청지역에 출마한 선진당 후보자들 상당수가 고전하고 있다.<br>이에 대해 박 후보는 "금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패권주의적인 정치행태가 여론조사에도 투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양당은 총선에서 밀리면 끝이라고 생각해 어떻게든 양자구도로 몰아가고 있고, 그 영향을 받고 있는게 확실하다"고 비판했다.<br>그러면서 "이 상황에서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 말대로 어떤 정파나,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 인물을 보고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각오를 묻자 그는 "진심은 진심으로 통한다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이 국회의원감은 박상돈 뿐이고 천안경제를 일으킬 사람도 박상돈 뿐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마지막 6일을 전력투구하겠다"고 다짐했다. 

역대 선거에서 엇갈린 결과가 나오고 있는 천안을에서 이번에도 민심의 반응은 다양했다. 직산읍에 거주하는 임병화(53·여)씨는 "박상돈 후보는 18대 때도 찍었다. 경험도 많고 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상정동에 거주하는 이모(30)씨는 "보궐 선거에 당선된 김호연 후보가 아직 성과를 보여주기엔 짧은 시간이었기에 이번에 다시 그를 뽑는게 나을 것 같다"고 답했다. 택시기사 임모(45)씨는 "선진당은 이제 힘이 빠졌다"며 "이번에는 민주통합당 후보를 찍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br>△출신(나이): 천안(62) △학력: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  △경력: (전)17,18대 국회의원 (전)대천(보령)시장  △재산: 3억6938만7000원  △병역: 군복무 마침 △납세: 5년 간 소득세 및 재산세·종합부동산세 3891만1000원(당해년도 체납액 55만8000원)△전과: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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