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힘 세미나서 "이겨주는 놈이 효자…원내 중심 정당으로"

정점식 등 계파 막론 현역 의원 30명가량 참석
"당대표가 모든 현상에 관여하며 정쟁 일상화"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에서 열린 6.25전쟁 제76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6.6.23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박기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24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국회 조찬 세미나에서 "결정적인 순간에는 선거에서 이겨주는 놈이 효자"라며 강경 투쟁보다 선거 승리와 실용적 노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주최로 열린 '보수 가치의 회복과 미래' 세미나에 참석해 6·3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 승리 배경과 보수 가치 회복 방향에 대해 강연했다.

세미나에는 정점식 원내대표와 포럼 회장인 김기현 의원을 비롯해 국민의힘 현역 의원 30명 가까이가 참석했다. 오전 7시 30분 이른 시간 열린 조찬 세미나였지만 영남권 주류와 친한계, 대안과미래 소속 의원들까지 계파를 가리지 않고 자리를 함께했다. 오 시장은 참석 의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고, 50분가량 강연한 뒤 질의응답까지 이어가며 1시간 30분 넘게 행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의원들과의 문답에서 "보통 때는 잘 싸우는 사람이 속 시원하고 예쁘고 고맙다. 저 사람이 우리의 리더다 싶다"면서도 "그러나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는 선거에서 이겨주는 놈이 효자"라고 밝혔다.

그는 "아무리 우리가 야당으로서 여당에 시달리고, 가슴 속에 멍울이 생기고 한이 맺혀 있지만 국민들께 싸움에 능한 사람이라는 식으로 다가가는 것은 아이들을 보기에도 부끄러운 일"이라고도 했다.

오 시장은 당 운영 방향과 관련해서는 "대한민국이 과잉 정치화된 사회라고 생각한다"며 "굳이 당 대표가 필요한가. 원내대표면 충분히 당이 운영되는데 모든 사회 현상에 다 당 대표가 관여하면서 정쟁이 일상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중앙당 제도 폐지가 불가능하다면 원내 중심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그래야 불필요한 갈등이 최소화된다고 지금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내 갈등 수습 방향에 대해서도 "뭐든지 서둘러서 되는 일은 없다"며 "불필요하게 서두르다가 부작용만 많이 생기는 변화와 혁신은 우리 당 전체 구성원들이 바라는 변화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굳이 피를 흘려가면서 할 이유는 없다"며 "이 문제는 원내에서 해결을 해야 된다. 원내에 계신 의원님들의 총의가 바닥부터 꿈틀꿈틀 형성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계속해서 변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과 정권 견제용 플랫폼을 하나 정도는 남겨달라는 간곡한 호소였다"며 "한겨울에 빨간 홍시 하나 정도는 남겨달라, 그게 보수가 사그라들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작지만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였다"고 했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서는 장동혁 대표가 주장하는 재선거론과 거리를 뒀다. 오 시장은 "진심으로 재선거를 바라는 것인가, 문제 제기를 세게 하는 것인가로 분류하면 저는 후자 쪽이라고 봤다"며 "시장으로서 제 위치에 걸맞은 절제된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결과가 저한테 유리하게 나오기 전에도 개표 중지만 얘기했지 재선거 얘기는 하지 않았다"며 "일관성 있는 절제된 메시지를 냈기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안도하고 지지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보수 재건 방향으로는 진심, 포용, 유능, 신뢰를 제시했다. 그는 "진심과 약자 동행을 중심으로 하는 포용, 유능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신뢰를 국민들께 얻지 못하면 다음 총선도 대선도 우리가 다시 집권을 향해 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결과를 받아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6·3 지방선거는 현명한 국민의 승리였다"며 "국민들께서는 집권 1년 차 정부 여당의 오만과 독재에 분명하게 경고를 보내주셨고, 우리 야당에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조그마한 발판을 마련해 주셨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동시에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 전반에 깊은 성찰과 쇄신을 엄중히 요구한 선거 결과였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에 얽매여 네가 잘했냐, 내가 잘했냐 따지고 있을 시간이 없다"고 했다.

이어 "오로지 미래를 바라보면서 하나가 되어 힘을 합치고 뼈를 깎는 쇄신에 나서야 한다"며 "변화는 시대의 트렌드를 읽을 줄 알고, 낡은 정치 문법보다는 유권자의 생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날쌘 야당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혁신포럼 회장인 김기현 의원은 "이번 6·3 지방선거, 그리고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위대한 민주주의 회복력, 리질리언스를 보여준 것"이라며 "진짜 이 민심이 배를 띄우기도 하고 뒤집기도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는 선거였다"고 평가했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