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투쟁 전선 넓히는 국힘…내부는 장동혁 거취 놓고 시간표 싸움

여권 지지율 하락세 속 선관위·한성숙 고리로 대여공세 화력
가을 비대위 후 연말연초 전대론 등 질서 있는 퇴진론 부상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6.6.15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여권의 지지율 하락세 속에 국민의힘이 선관위 사태와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 논란을 고리로 대여 공세 수위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그러나 야당으로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는 국면이 열렸지만, 정작 당 내부에서는 6·3지방선거가 끝난 지 20일이 넘도록 장동혁 대표 거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2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후보자의 다주택자 논란과 '모두의 창업'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을 정조준했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이 대통령이 직접 제시한 기준을 적용한다면 한 후보자는 부동산 정책에 관여하기는커녕 용지 복사조차 맡겨서는 안 되는 인물"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한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선관위 사태를 둘러싼 압박도 본격화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 차원의 '6·3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 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선거관리 체계 개혁을 전면에 내세웠다.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다루는 국회 선관위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맡은 만큼, 국민의힘은 당 특위와 국회 국정조사를 병행하며 선관위 이슈를 대여 공세의 핵심 축으로 삼는 모습이다.

여론 지형도 야당에 불리하지만은 않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5~19일 실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며 취임 후 처음으로 40%대를 기록했다. 민주당 차기 전당대회를 앞둔 당정 갈등까지 겹치면서 국민의힘으로서는 대여 공세의 명분과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국면이 조성된 셈이다. (무선전화 자동응답, ARS 방식,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장 대표가 부재한 사이 거취를 둘러싼 파열음이 이어지고 있다. 박정하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장 대표에 대해 "이미 실질적으로는 대표직을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며 "장 대표를 둘러싼 당권파를 제외한 나머지는 사실은 시효가 다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도 "원칙적으로 우리 지도부의 역할은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선관위 사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때에 우리 지도부가 임기를 종료하는 걸로 하고 그다음 지도부의 길을 열어주자"고 제안했다. 우 최고위원은 이번 가을 지도부 총사퇴 후 짧은 관리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거쳐 내년 초 전당대회를 여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가 장 대표와 일정한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점도 주목된다. 그는 전날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야당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시는 동시에 뼈저린 성찰과 쇄신을 주문하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장 대표 측이 지방선거에서 '선방했다'며 당 지지율 상승을 강조해 온 것과는 결이 다른 평가다.

투톱 간 온도차가 감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5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선거 소청을 논의하는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장 대표가 "목표는 분명하다. 전국 재선거"라고 하자 정 원내대표는 "전면 재선거를 위한 소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를 두고 당내 구주류의 기류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정 원내대표가 당 '투톱'으로서 할 수 있는 얘기를 한 것"이라며 "두 사람의 개인적 관계는 좋은 편이고, 당의 노선과 최근 당내 잡음에 대한 대응 방식에서 차이가 드러나는 정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내 압박에도 장 대표는 물러설 뜻이 없어 보인다. 장 대표는 이날 입원 후 처음으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연어 술파티'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끔찍한 조작·선동 사건"이라며 대여 공세 메시지를 냈다. 장 대표가 복귀 후 공석인 정책위의장 인선 등 당직 개편을 고리로 당권 강화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 대표 거취를 둘러싼 당내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최근 5선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한 데 이어 이번 주 4선 의원들과도 만나 장 대표 거취 문제 등에 관한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정 원내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장 대표 거취 논란에 대해 "어떤 방법으로든 조기 종결돼야 한다", "내년 2월까지 가겠나"라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다만 당내에서는 즉각 사퇴론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주류와 가까운 한 의원은 통화에서 "최고위원들도 사퇴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만큼 구조적으로 현실성이 낮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 당대표를 사퇴시킨다 해도 비대위 체제로 가야 하는데, 지금 전당대회를 하면 재보궐 성격이라 내년 8월에 또 해야 한다"며 "정식 지도부를 구성하는 전당대회를 연다면 연말연초가 가장 빠른 시점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거 소청 결과가 약 60일 뒤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계기로 정치적 책임론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즉각 사퇴 요구는 다소 약화됐지만, 8월 선관위 국정조사가 마무리된 이후 가을 비대위 전환, 연말연초 전당대회 등 이른바 '질서 있는 퇴진론'이 부상하는 배경이다.

차기 당권 주자들도 연말연초 전당대회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당권파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내년 2월 이후 사퇴하더라도 당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해 연임을 시도할 수 있다는 구상도 거론된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