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몸 낮추는 듯 마이웨이…'鄭 책임론' 놓고 與 내홍 격화

대표직 사퇴·8월 전대 불출마 언급 없어
"국민 영원, 정권 짧아"…친명 "무례한 발언"

1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6·10만세운동 기념식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공동취재) 2026.6.10 ⓒ 뉴스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김세정 금준혁 남해인 기자 = 6·3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책임론을 두고 당 내홍이 격화하는 분위기다. 정 대표가 몸을 낮추는 듯하면서도 대표직 사퇴나 8월 전당대회 불출마에 대한 언급 없이 사실상 '마이웨이'로 해석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친명(친이재명)계 반발을 중심으로 한 당내 긴장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정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을 한껏 치켜세웠다. 그는 "지난 월요일(8일) 이 대통령의 1주년 기자회견은 대체불가 대한민국, 대체불가 대통령의 비전을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6·3 지방선거에 대한 평가와 인식에 공감한다"며 몸을 낮췄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6·3 선거 성적과 관련해 "이길 곳을 졌거나 이겨야 되는 곳을 졌다고 하면 문제가 다르다.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는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승리'라고 했던 정 대표와는 다른 평가였다.

이 대통령은 나아가 "당이 집권했을 때와 야당이었을 땐 당연히 달라야 한다"며 "야당일 때는 막 공격하면 되지만 집권했을 때는 비전을 끊임없이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련의 발언은 이 대통령이 '정청래 지도부'에 크게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정 대표가 8월 전당대회에 연임 도전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심정을 에둘러 드러냈다는 해석까지 나왔다. 다음날(9일) 이 대통령이 유럽 순방을 떠나는 출국길에 정 대표 등을 부르지 않으면서 이같은 풀이는 더욱 힘을 받았다.

몸을 낮췄던 정 대표는 그러나 마무리 발언을 통해 뼈있는 언급을 남겼다. 그는 "24년 동안 제가 느끼는 것은 야당은 야당다울 때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고 여당은 여당다울 때 국민의 지지를 얻는다는 사실"이라며 "민심이 천심이다. 국민이 곧 하늘이다.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했다.

정 대표는 그러면서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는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가장 낮은 자세로, 가장 깊이 국민의 마음을 새기는 자세를 항상 취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 지적에 결을 같이 하는 듯하면서도 당대표 자리를 지키고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여권의 관계자는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한 것은 대통령과의 전면전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라며 "원하는 대로 해줬는데도 책임을 뒤집어쓰라고 하니 억울하다는 뜻을 보인 듯하다. 무엇보다 (연임을 위한) 당 대표를 출마하겠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굳이 정 대표가 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으로까지 보는 건 무리 아니겠느냐"며 "해당 발언은 일반론적이고 열심히 하자는 뜻으로 읽힌다"고 했다.

그러나 정 대표의 발언에 대해 친명(친이재명)계는 강력 반발했다. 친명계 한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대통령한테 도전하는 무례한 발언으로 보인다"며 "어제 순방 출국 행사에 부르지 않은 것도 물을 것도 없이 사실은 여러 가지로 불편함이 있었다고 봐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했다.

나아가 친명계는 정 대표의 책임론을 강조하면서 전대 불출마를 압박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과의 인터뷰에서 지방선거를 '심각한 패배'로 규정하며 정 대표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원장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곳에서 졌기 때문에 정말 심각하다. 새롭게 출발하려면 사과나 이런 부분이 있어야지 않겠느냐. (정 대표의 사과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 대표가 차기 당권 도전을 포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대표 본인 판단에 달렸다"면서도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우리의 방심과 나태가 부른 이 참담한 결과를 깊이 성찰한다"면서 "저부터 책임을 통감하고 8월 전대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연임에 대한 당원들의 권유도 있었으나 압도적으로 이겨야 할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로 이끌지 못하고 실패한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출마하지 않는 것이 당원에 대한 저의 도리"라고 말했다. 사실상 정 대표의 불출마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친청계인 문정복 최고위원은 같은 회의에서 '버선목이라도 뒤집어 보이나'라는 옛말을 언급하면서 "비난과 비판을 하는 것은 참 쉬운 일"이라며 "그러나 침묵하는 이의 고뇌가 더 무겁다는 것을 국민과 당원께서는 알아주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당내에선 전대를 앞둔 계파간 갈등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높은 것으로 나온 것을 거론, "향후 2년간 선거가 없는, 이 대통령의 2~3년차이기 때문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당의 체제는 전적으로 대통령 중심으로 옮겨가야 한다"여기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는 총선도 실패하고, 정권재창출도 실패한다.(그러면) 다 죽는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절대 이렇게 가다간 큰일난다. 만약에 이런 상태로 (계속) 싸우고 나간다면 되겠느냐. 특단의 조치를 하지 않으면 우리가 어려워진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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