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지선, 국민의 경고"…당권 쟁탈전, 유불리 촉각
친청 "대표 사퇴할 수준 참패냐"…친명 "李대통령 메시지 분명해"
정청래, 텃밭 다독이며 몸낮춰…김민석, 지도부 빠진 李환송 참석
- 서미선 기자,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장성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6·3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 '국민의 경고'라고 쓴소리를 내놓으면서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대립하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차기 총선 공천권이라는 막강한 당권을 놓고 주자 간 혈투가 예상되는 가운데 당권파인 친청(친정청래)계와 비당권파인 친명(친이재명)계가 이 대통령의 발언이 전대 결과에 끼칠 여파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9일 여권에 따르면 당권파 사이에선 "이번 선거가 당대표가 사퇴할 수준의 참패냐"며 '친명 vs 친청 프레임'을 경계하고 있지만, 비당권파 가운데선 "이 대통령이 (연임 포기) 메시지를 분명히 준 것 아니냐"고 맞받고 있다.
친명 이건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선거에서 승리하면 공은 지도부 몫이다. 그렇다면 패배 책임 역시 지도부가 져야 한다"며 "전당대회를 앞둔 당 운영도 마찬가지다. 선수는 게임의 규칙을 정할 수 없다"고 당대표 출마 사퇴 시한을 고리로 정 대표를 겨눴다.
이언주 의원은 지난 8일 지선 결과를 '민심의 경고'라고 거론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 지도부 책임론에 무게를 실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가까운 강득구 최고위원도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이 명확하게 이번 지선에 대한 규정, 전당대회에 대한 입장을 정리한 것 아니냐"며 "저도 (최고위원직 거취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당내 원로인 박지원 의원은 이날 유튜브 '매불쇼'에서 "(대통령이) 1년 내 나갈 때 의전상 그런 적이 없는데 정청래 지도부가 안 나갔다"며 "대통령 말씀을 정청래 지도부는 알아차리라"고 했다. 통상 대통령 출국 때 민주당 지도부가 배웅을 나갔으나 이번엔 김 총리 등 내각 인사만 참석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반면 당권파는 '청와대를 당 선거에 끌어들이지 말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나섰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모든 선거의 최종 책임은 당대표와 지도부가 지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이번 선거가 당대표가 사퇴할 수준의 참패냐는 점에는 생각이 갈리는 것 같다"고 밝혔다.
최민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전당대회는 출마 후보 간 경쟁"이라며 "당대표 경선에 대통령과 청와대를 끌어들여 '친명 vs 친청' 운운하는 가짜 프레임을 만들지 말라"고 질타했다.
박규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이 '당대표는 보기 싫다 나오지 말라, 국무총리는 예쁘다 나오너라' 했다는 건가"라며 "대통령을 한낱 폭군이자 좀생이로 만들다니,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겠나"라고 지적했다.
전당대회를 두 달여 앞두고 계파 갈등이 조기 점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당내에서 나온다.
친명으로 분류되는 김영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최종 결정권자였던 정 대표 공과는 좀 정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중립적 입장을 표했다. 이 대통령이 김 총리의 리더십을 치켜세운 데 대해서도 "당으로 복귀하니 그에 따르는 덕담"이라고 했다.
전당대회 주요 주자인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의 행보도 엇갈렸다.
정 대표는 이날 공식 공개 일정 없이 전북으로 향해 이원택 전북지사 당선인과 비공개 오찬을 하는 등 텃밭 호남을 다독이며 몸을 낮췄다.
반면 김 총리는 이날 민주당 지도부 없는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길 환송 행사에 나와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건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처음이다.
청와대는 정청래 지도부 패싱(배제) 논란이 일자 국내외 상황을 염두에 두고 환송 인원을 최소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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