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6곳 이겨도 강남 1곳만 못했다…오세훈·정원오 텃밭서 희비

정원오 15개·오세훈 10개 지역 앞섰지만…강남 4구서 압도적 표차
鄭 저조한 중도·보수 소구력, 원인은 부동산…한강벨트도 吳 밀어

4일 오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개표가 중계되고 있다. 2026.6.4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개표 13시간 만에 역전된 서울시장 선거는 당락은 텃밭 단속에서 갈렸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당선인이 강남에서 10만 표의 격차를 낼 때,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강북에서 1만표 대 우위에 그친 것이다.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는 성난 부동산 민심이 꼽힌다.

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 당선인은 257만 5819표, 정 후보는 251만 5560표를 얻어 6만259표 차이로 당선됐다.

오 당선인은 10개 구, 정 후보는 15개 구에서 우위를 점했다. 그러나 승부는 각 당의 텃밭에서 얼마만큼 격차를 냈는지에 따라 결정됐다.

오 당선인은 △강남 9만9598표 △서초 7만3028표 △송파 4만7512표 △용산 1만9164표 △강동 1만462표 등 당의 텃밭에서 차이를 크게 벌렸다.

반면 정 후보는 △은평 3만1293표 △강서 1만9587표 △관악 1만9329표 △중랑 1만8673표 △성북 1만6948표 등 은평을 제외하면 당의 강세 지역에서도 1만표 대 차이에 그쳤다.

산술적으로 보면 오 당선인이 낸 송파 한곳에서의 승리가 정 후보가 노원(1만6568표)·도봉(1만1271표)·강북(1만6878표)에서 낸 표차 4만4717표보다 크다. 강남 한곳에서의 승리는 강북 6곳과 맞먹는 셈이다.

한강벨트(마포·용산·성동·광진·동작·영등포·강동) 합산표를 살펴봐도 오 당선인이 68만8666표, 정 후보는 65만7823표로 3만843표의 격차가 났다. 정 후보는 마포와 성동을 제외한 5개 지역에서 패배했는데, 정치적 기반인 성동에서도 겨우 6532표 차이로 이겼다.

반면 민주당이 석권했던 지난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보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서 48만9862표를 받아 보수진영 자유한국당 김문수·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의 강남 4구 표를 합산한 52만2154표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박 전 시장은 재선 시장이었고, 당시 보수표가 분산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정 후보에게 기대한 중도·보수 소구력의 효과가 크지 않았던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와 연결 지어 해석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권자들은 정 후보의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민주당 후보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며 "민주당의 과거 부동산 정책에 문제가 상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전날 KBS 전격시사에서 "강북 등 전통적인 민주당 우세 지역에서는 몇천 표정도 이기고 강남 3구에서는 몇만 표 차이로 지는 현상이 벌어졌다"며 "부동산에 민감한 계층으로 보이고 정부여당의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rma1921k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