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여야, 일제히 정신나간 선관위 '맹폭'…"행정 참사"(종합)
李대통령 "납득 어려운 허점에 큰 유감…책임 물어야"
與, 선관위 사무총장 거취 거론…野 국정조사 제안
- 김세정 기자, 임윤지 기자, 장시온 기자, 조유리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임윤지 장시온 조유리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는 4일 6·3 지방선거 본투표일에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일제히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유감을 표명하며 관계기관에 원인 규명과 책임을 주문했고, 민주당은 허철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의 거취 문제를 거론했다. 국민의힘은 긴급 국정조사 실시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민주공화국에서 무엇보다 철저해야 할 선거 관리에 납득하기 쉽지 않은 허점이 발생한 점에 대해 매우 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모든 국가기관은 국민의 신성한 참정권 행사 과정에 조금의 빈틈이 없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 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그런데 아쉽게도 어제 서울 일부 지역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주민이 큰 혼란과 불편을 겪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관계기관은 행정부가 가진 권한과 책임을 모두 사용해 문제 발생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고, 또 책임질 것이 있다면 명확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겠다"라고 주문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전날(3일) 본투표가 진행되던 중 서울 송파·강남·광진구 등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허 사무총장은 전날 밤 과천청사에서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핵심 원인은 명확히 밝히지 못했다.
전날인 3일 오후 6시 20분 기준 서울 송파구 12개, 강남구·광진구 각 1개 등 총 14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일시 중단됐다. 허 사무총장은 전날 밤 과천 청사에서 "공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상능 선관위 선거1국장은 "송파구의 경우 유권자수의 50%를 인쇄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만약 유권자수가 100명이라면 사전투표를 한 사람도 있어서 전체 유권자수에서 50%를 인쇄했다"고 설명했다. 왜 부족했는지에 대해선 "철저히 파악을 해봐야 된다"고 말을 아꼈다.
선관위 위원장의 사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허 사무총장은 "제가 사무총장으로서 선거를 지휘·총괄하고 책임을 지고 있어서 제가 국민께 사과드리는 게 맞다"며 "위원장 사과 부분은 경황이 없어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이날 오전까지 시위대 200여 명이 몰려 이송이 막힌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함에 대해 "강제적으로 이송을 해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해당 투표함에는 약 2000개의 투표용지가 들어있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당선 확정도 지연되고 있다.
선관위는 이날 오후 문자 공지를 통해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이 개표돼야 당선인 명부 등을 보내드릴 수 있다"며 "발송 가능한 시간을 정확히 안내해 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도 선관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투표용지 부족으로 국민 불편을 초래한 선관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선거 신뢰를 굳건하게 수호해야 할 선관위가 스스로 그 책무를 저버린 것"이라며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
전용기 원내소통수석부대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하며 높은 참여 열기가 확인됐음에도 관행에 안주해 관할 인구의 50~70% 분량만 준비했다는 행정편의주의는 미치지 않고서야 있을 수 없는 행정 참사"라며 "반드시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국회에서 열린 정청래 대표의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의 부실한 선거관리에 대해선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선관위 행정을 책임지는 사무총장 거취까지도 고민해야 하지 않나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조 사무총장은 "이 부분에 대해선 선거가 마무리된다고 흐지부지 끝나지 않을 거라는 말씀을 드린다"며 "누군가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선관위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투표용지가 부족해서 수백 명의 주민들이 투표를 못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1950년대 자유당 정권에서도 없던 전대미문의 일"이라며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고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사태"라고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허 사무총장과 오민석 서울시선관위원장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긴급 국정조사를 진행할 것을 민주당에 제안한다. 이런 것이 바로 특검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선거관리 절차와 규정에 대한 제도적 통제 강화를 위한 입법에 나설 것을 민주당에 제안한다"며 "헌법기관임을 주장하면서 감사도, 어떠한 견제도 거부하며 무소불위의 권한을 누려온 선관위가 가장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책무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선관위 전반에 대한 대대적 감찰과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liminallin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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