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뼈아픈 12승' 野 '최악 면한 성적표'…민심이 던진 경고장

안정론 대세 구멍 낸 견제론…서울 내주고 외화내빈
오세훈·한동훈 개인기로 생환…보수 재편 신호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2026.5.25 ⓒ 뉴스1 유경석 기자,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정지윤 기자 = 이재명 정부 1년 만에 치러진 이번 지방선거는 여야 모두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결과로 마무리됐다.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6곳 가운데 12곳을 차지했지만, 국민의힘이 최대 승부처인 서울과 일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역을 가져가면서다.

이번 결과를 두고는 선거 초반 팽배했던 국정 안정론이 '조작 기소(공소 취소)' 특검과 '스타벅스 탱크데이' 등 각종 논란과 맞물려 선거 중반부터 견제 심리가 작동한 결과로 분석된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 당선 1년 만에 치러진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12 대 4'의 우위를 점한 데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여당이 추진해 온 검찰·사법·언론 개혁 등 이른바 개혁입법 드라이브에 일정 부분 동의가 이뤄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선거 직전 '코스피 9000 시대'를 가시권에 둔 증시 활황과 중동 위기 등 대내외 불확실성도 중앙정부와 보조를 맞출 지방 권력을 택하는 쪽으로 표심을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집권 1년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했다"며 "높은 국정 지지율만큼 민주당이 큰 승리를 거뒀다"고 진단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이어진 '내란청산' 심판론의 무게를 끝내 덜어내지 못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2022년 지방선거의 '민주 5대 국민의힘 12' 구도가 4년 만에 정반대로 뒤집힌 배경이다.

다만 여당이 마냥 웃지 못하는 이유는 정권 견제 심리가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됐기 때문이다.

당초 여당 일각에서 '15 대 1'까지 거론되던 전망이 '12 대 4'로 좁혀진 데에는 막판 보수 결집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많다. 그 동력으로는 집권 세력의 독주에 대한 반감이 우선 꼽힌다.

공소 취소를 둘러싼,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 추진이 선거 중반부터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보수·중도층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부산 북갑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이를 '협잡'으로 규정하며 공세를 폈고, 이런 구도가 영남 수성과 서울 역전의 명분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여기에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에 대한 대응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일자, 국민의힘에서는 이를 집권 세력의 오만과 독주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규정하면서 '한쪽에 권력을 모두 줘서는 안 된다'는 견제 심리에 불을 붙였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수적으로는 민주당이 이겼지만, 실질적인 내용물을 보면 이겼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안정론과 견제론이 함께 분출한 선거"라고 평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4일 오전 서울시청 정문에서 감사인사를 마친 뒤 시청 로비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6.4 ⓒ 뉴스1 이호윤 기자

특히 정치적 상징성이 큰 서울시장을, 이재명 대통령이 힘을 실은 이른바 '명픽' 후보를 앞세우고도 내준 것은 여당으로선 뼈아픈 대목으로 꼽힌다.

서울 표심의 경우 후보 개인기와 오 시장의 거리 두기 전략이 요인으로 꼽히지만, 보유세 부담과 정비사업 규제를 둘러싼 부동산 민심이 강남권과 한강 벨트에서 결집한 점도 전국적 안정론의 물결을 서울에서 막아선 요인으로 거론된다.

박 평론가는 "보유세 인상의 직격탄을 맞는 곳이 강남 3구와 한강 벨트인데, 재개발·재건축 공약을 확실하게 내건 쪽은 오세훈이었다"며 "민주당을 지지하던 20·30세대와 여성층 표심 상당수가 오 시장으로 옮겨갔다"고 봤다.

특히 20·30세대에서 국민의힘이 상당 부분 선전한 것이 서울의 승패를 가른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 교수는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에서 드러난 박탈감과 진보 정부의 불공정 중재에 대한 반감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재보선 역시 14곳 중 13곳이 본래 민주당 의석이었던 만큼, 국민의힘이 4곳을 탈환하고 무소속 한동훈 당선인까지 더해 여당 의석을 잠식한 것은 선전으로 평가된다.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갑 재보선 결과 역시 개혁입법의 속도와 독주를 경계하라는, 협치를 향한 주문이 담긴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보수 진영의 잠룡으로 꼽히는 오 시장과 한 당선인이 나란히 중앙 정치 무대로 돌아온 것을 두고, 국민의힘 주류에 대한 심판이 동시에 이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 교수는 "오세훈·한동훈에 이어 친한계인 유의동까지 당선되고 조국·박민식이 낙선한 것은 강성 세력에 대한 경고"라고 해석했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