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승리' 정청래 '보폭 확대' 김민석 '저격 나선' 송영길…與 당권 전쟁

文·李도 당대표 거쳐 대통령으로…차기 대권주자 가늠 무대
정청래 연임에 서울 패배·전북 변수…김민석·송영길 존재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7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2026.3.22 ⓒ 뉴스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6·3 지방선거를 마친 더불어민주당은 본격 당권 경쟁에 들어간다. 연임을 노리는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의 간의 양자 대결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송영길 전 대표의 출마 여부까지 변수로 떠오르며 차기 당권 구도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8월 말 또는 9월 초에 정기전국당원대회(전당대회)를 열고 차기 당대표를 선출한다. 이에 앞서 7월 중순 이후부터는 합동 연설회와 순회 경선이 진행되며 당대표 선거 후보들의 권리당원 표심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의 차기 대표 경쟁에 관심이 쏠리는 건 다음 대권 주자로 나설 인물을 가늠할 수 있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도 민주당 당대표를 거치며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키운 바 있다.

현직인 정 대표의 연임 도전은 그간 기정사실이었다. 서울과 부산을 탈환하고 '텃밭' 전북까지 사수한다면 당내 리더십을 한층 굳히며 연임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관측됐으나, 여론조사에서 계속 우위를 점해왔던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패하며 낙관할 수는 없게 됐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16개 광역단체장 중 12곳, 14개 재보궐선거 9곳을 가져오며 완승했지만 서울시장을 비롯해 경기 평택을·부산 북구갑 국회의원을 보수 진영에 내주며 압승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수에 성공한 전북지사 선거 또한 정 대표의 연임 가도에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경선 과정에서 '대리비 제공 의혹'으로 제명돼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관영 후보와 '식사비 대납' 의혹 속에 공천을 받은 이원택 민주당 후보 간 경쟁이 '반청계'(반정청래계)와 '친청계'(친정청래계)의 대리전 성격으로 해석될 만큼 격했기 때문이다. 이에 전북지사 선거의 여진이 당내에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항마로 떠오른 김 총리는 이달 안에 사의를 표하고 전당대회 출마 준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는 지난달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의원들을 만나왔고 같은 달 19일에는 한병도 원내대표를 포함한 원내 지도부와도 만찬을 가지며 보폭을 넓혀왔다. 이달 2일엔 국무위원들과 만찬을 했는데, 사실상 '고별 만찬'이라는 해석도 정치권에선 나왔다.

김 총리가 친여 성향 유튜버 김용민 씨의 한 페이스북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취소한 일도 당권 경쟁의 전초전처럼 받아들여졌다. 김 씨는 지난달 28일 "자신이 공천한 후보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정청래 역시 '다음'은 없을 것임을 명심하라"는 글을 썼고, 김 총리가 이 글에 '좋아요'를 누른 사실이 알려지자 친청계 당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김 총리는 이후 '좋아요'를 취소했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 대표와의 경쟁관계를 미리 드러낸 행보로 읽혔다.

이번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원내로 복귀하는 송 전 대표(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인)도 출마 후보군으로 꼽힌다. 송 후보는 지난 14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묻는 진행자의 말에 "모든 정치라는 것은 가능성이 있으니까 열어주는 것"이라며 "억지 춘향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당원들과 국민들의 분명한 요구가 있다면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송 전 대표가 민주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 발언을 이어가는 것도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두고 정 대표와 차별화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으로 전북지사에 출마한 김관영 후보를 옹호한 취지의 최근 발언과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지도부의 책임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유튜브 채널 '스픽스'에 출연해 "전북도민들은 민주당의 김관영 지사(무소속 전북지사 후보) 제명 결정 과정이 잘못됐기 때문에 분노하고 있는 것"이라며 "심판과 평가는 겸허하게 도민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또 "거기(전북) 가서 당력으로 도민과 싸운다? 그것은 오만한 행위라고 저는 본다"며 "누가 돼도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할 사람들이다. 김관영도 이 대통령이 선택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해당 행위'라는 비판도 나왔다.

송 전 대표는 이날도 정 대표를 거론하며 '책임론'을 부각했다. 그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 대표가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책임을 지느냐 마느냐 어차피 전당대회가 있으니까 이제 종합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송 전 대표가 곧장 당권 도전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그는 같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에서의 역할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내가 염두에 두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구상이 있을 것"이라고 답해 총리직 등 입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송 후보가 두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 채 향후 역할을 고심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