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꼭두새벽 대역전 드라마…천당서 지옥 떨어진 정원오

정, 개표 초 30%p 앞서나가…13시간 만에 역전 허용
오, 격차 점점 벌려…정 "겸허히 받들겠다" 패배 승복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오른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6.5.24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서미선 한지명 정지윤 기자 = '환호에서 탄식으로, 탄식에서 환호로'.

6·3 지방선거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꼭두새벽 말 그대로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정 후보의 우세로 나타난 방송사 출구조사가 공개된 직후만 해도 정 후보 캠프는 들뜬 분위기를 숨기지 못했다. 그러나 개표 초만 해도 '30%포인트(p) 이상' 앞서 나가던 정 후보가 개표 13시간 만에 오 후보에게 역전을 허용하자 캠프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반면 출구조사 직후 송파 투표구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개표 중단'까지 요구했던 오 후보는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후 활짝 웃었다.

KBS·MBC·SBS 등 방송 3사가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를 구성해 진행한 공동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 후보는 51.4%를 득표할 것으로 예상돼 오 후보(46.0%)를 5.4%포인트(p) 앞섰다.

같은 시간 JTBC가 자체 분석틀을 이용해 발표한 예측 조사 결과에서는 정 후보(53.5%)가 오 후보(42.9%)보다 무려 10.6%p의 격차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만 해도 정 후보의 캠프에선 "와" 하는 소리와 함께 곳곳에서 박수가 쏟아졌고, 오 후보의 캠프에선 "뭐야"라는 소리와 함께 무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실제로 개표 초만 해도 정 후보는 오 후보를 30%포인트(p) 이상 앞섰다. 서울시장 선거의 개표율 5.57%(전날 오후 10시) 기준, 정 후보의 득표율(65.73%)은 오 후보(31.88%)보다 33.85%p 높았다.

이후 1시간 20여 분 뒤(개표율 19.26% 기준)에도 정 후보와 오 후보 간 격차는 30%p 가까이 유지됐다. 자정을 넘어서 격차는 줄었으나 정 후보의 우세 흐름은 뚜렷했다. 개표율이 50%가 넘어서도 두 후보의 득표율 격차는 20%p 이상이었다.

4일 새벽 1시 20분을 넘어 개표율이 약 35.3%에 이르렀을 때도, 정 후보(57.8%)는 오 후보(39.6%)를 18.2%p 차이로 앞서나가고 있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돈 것은 개표율이 약 60%가 됐을 때였다. 이날 오전 3시 20여 분 기준(개표율 약 60%), 정 후보(52.1%)와 오 후보(45.2%)의 득표 차이는 6.9%p에 불과했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오 후보의 맹추격이 본격화했다.

역전이 이뤄진 것은 개표 시작 13시간 뒤였다. 이날 오전 7시16분 기준(개표율 93.55%), 오 후보(48.66%)는 정 후보(48.62%)를 0.04p의 매우 근소한 차이로 앞서기 시작했다.

이후 초접전 양상이 전개됐지만, 격차는는 점점 벌어졌다. 오전 7시 50분(개표율 95.59%) 기준으로, 오 후보(48.77%)는 정 후보(48.51%)와의 차이를 0.26%p로 벌렸다. 1만 표 이상(1만 3211표)의 차이였다.

이날 오후 9시 40여 분 기준(득표율 97.70%)으로는 오 당선인(48.94%)과 정 후보(48.34%)의 격차는 0.6%p로 더 커졌다.

오 당선인의 캠프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태평빌딩 캠프에 방문해 "시민 선택을 겸허히 받들겠다"며 패배를 승복했다.

mr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