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원조 친명' 김병욱·'재선 도전' 신상진…李정치적 고향서 혈전

김병욱 "李 대통령과 연계해 정치…지역 현안, 현 시장보다 잘 안다"
신상진 "반드시 승리…부정부패 발붙이지 못하도록 힘 모아달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후보./(김병욱 후보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서울=뉴스1) 이승환 김일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 성남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신상진 국민의힘 후보가 시장직을 두고 진검승부를 벌인다.

최종 승자가 결정되는 6·3 지방선거가 불과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 후보와 신 후보 모두 이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김 후보가 과거 시민 운동을 할 때부터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원조 친명'(친이재명)이라면, 신 후보는 이 대통령과 지역 시민 운동을 하다가 다른 길을 걸은 '옛 인연'이라는 평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의 승자가 이 대통령이 두 차례 재임했던 성남시장의 상징성에 힘입어 전국구급 정치인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스피 8000시대' 자본시장 전문가…7인회 출신 원조 친명

2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후보는 원조 친명 모임인 '7인회' 중 1명으로, 이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 됐던 성남(분당을)에서 20대와 21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엔 초대 청와대 정무비서관으로 근무하면서 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경남 산청 출신의 김 후보는 '코스피 8000 시대'를 맞아 증권시장 전문가라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는 한양대학교 법대에 장학생으로 진학한 후 금융투자협회에서 근무하며 코스닥시장 설립과 관련한 실무를 담당했다.

쌍용그룹 근무와 온라인 쇼핑몰 운영, 기타 사업 등으로 실물경제를 직접 경험한 그는 국회의원 시절 스스로 '여의도 정치인 중 보기 드문 증권맨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실무를 중시하고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이 대통령과 코드가 맞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역시 '일 잘러(일 잘하는 사람) 이미지'를 앞세워 성남 유권자에게 구애하고 있다.

그의 최근 공약은 '판교테크밸리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 출시다. 요컨대 판교테크밸리 ETF는 반도체·정보기술(IT)·플랫폼·인공지능(AI)·소프트웨어·핀테크·디지털 인프라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을 하나의 투자 상품으로 묶는 방식이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바이오 등 특정 산업 섹터나 테마 위주로 구성된 기존 주식시장에 상장된 ETF와 차별화를 도모한 것이다.

자신의 전공 분야를 도드라지게 하는 공약인 동시에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한국판 실리콘밸리를 표방하며 추진한 '판교 테크노밸리'를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는 지난달 26일 공약 발표를 하면서 "그동안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혁신기업들이 성남에 모여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형성하고 있지만 판교 생태계의 통합적인 성장세를 한 번에 담아낼 투자상품은 부재했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김 후보는 야구 복합 돔구장을 전면 개발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민간 투자를 통해 6500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조성하고 2029년 하반기 착공해 수도권 최대 돔구장으로 완공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곳에서 야구 경기 외에도 각종 문화 행사 등을 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신 후보가 제시한 성남종합운동장 리모델링이 아닌 성남종합운동장과 해당 부지를 전면 재구조화하는 공약이다.

김 후보는 분당의 재건축·재개발이 부진하다면서도 현 성남시와 정부의 소통 부재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야당 소속인 신 후보에겐 한계가 있지만 자신은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통해 재건축·재개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후보 측은 뉴스1과 통화에서 "지역(성남 분당을)에서 국회의원을 두 차례 한 데다 성남에서 거주한 지 20여 년이 됐다. 그동안 이 대통령과 연계해 정치를 해왔다"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했고 관련 법안을 발의했던 적도 있어 재건축·재개발 등 지역 현안에 대해선 현직 시장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 흐름을 놓고 보면 김 후보와 신 후보가 '외나무다리에서 격돌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 후보와 신 후보는 쟁점인 돔구장 건립 공약은 물론 분당 재건축 공공기여금 계산법과 관련해 맞고발을 하는 등 혈전을 벌이고 있지만 두 후보 간 정책 지향점의 차이가 뚜렷한 것은 유권자의 표심을 가를 변수로 거론된다.

"지역 현안 밝다" 현직 시장 프리미엄 강조…'정책 연결성'

신 후보는 정책의 '연결성'을 강조하는 한편 재개발·재건축 사업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고 공언했다. 신 후보는 △시 자체 정비기금(1조 원) △공공기여금(2조 원) △민간 금융기관 협약(7조 원)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원도심과 노후계획도시의 정비사업을 통합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상진 성남시장 후보(성남시 제공) ⓒ 뉴스1 김평석 기자

재건축·재개발에 부담을 느끼는 주민들을 위해 이주비 저리 대출, 이사비 보조, 재건축 진단비 지원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신 후보 측은 시장으로 당선돼 공약을 실행할 경우 수정·중원구 등 원도심 정비사업에도 상당한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성남시를 대한민국 최고의 인공지능(AI)·반도체 혁신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핵심 공약은 중 하나는 오리역세권 개발이다. 이곳 핵심 부지는 약 20만㎡ 규모로, 이 일대가 용적률 800% 수준의 초고밀도 첨단산업단지로 개발될 경우 최대 8만 명의 첨단 일자리와 연간 최대 180조 원 규모의 경제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역 일대는 GTX와 분당선 등 광역 교통망과 연계된다는 점에서 향후 수도권 남부 첨단산업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강남과 반도체 밸리인 경기 남부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역할도 충실히 해내겠다고 약속했다. 성남은 수도권 남부 지역 인구 증가와 판교테크노밸리 확장 등으로 교통 혼잡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지하철 8호선 연장선(모란~판교)은 신 후보 임기 중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포함했고, 위례삼동선의 예비타당성조사는 진행 중이다. 그는 또 경기남부광역철도 사업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도록 힘써 왔다. 신 후보는 SRT 오리역 신설과 판교동역·도촌야탑역·성남시청역·백현마이스역 등을 포함한 철도 네트워크 구축 계획도 제시했다.

순환도로망을 완성해 원도심과 신도시, 판교와 위례를 연결하는 '15분 생활권'을 구축하고, 판교 등 상습 정체 구간에는 우회도로 확보와 스마트 교통체계 도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대 출신의 의사로 대학생 시절 민주화 운동에 투신한 신 후보는 성남에서 노동운동과 야학교사로 일하며 성남과 인연을 맺었다. 진보에서 보수로 전향한 그는 2005년 성남 중원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으로 출마해 처음 배지를 단 후 이곳에서만 4선을 지낸 야당 중진 정치인이다. 2000년대 초반 의약분업 당시 반대 투쟁을 이끌며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는데, 당시 공판 검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고 그를 변호했던 변호사 중 한 명이 이재명 대통령이었다.

신 후보는 뉴스1과 통화에서 "저 신상진이 반드시 승리해서 대한민국과 성남시를 지키겠다"며 "다시는 부정부패 세력이 성남시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저 신상진에게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mr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