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李 '한국 건드리면 패가망신'…나무호엔 왜 침묵하나"

"피격 23일만에 이도저도 아닌 결과…이란에 당당히 사과받아야"
"지방선거 다가오는 시점에 발표하고 어물쩍 넘어가려 해"

정부는 이달 초 호르무즈 해협에서 'HMM 나무'호를 공격한 두 개의 '미상 비행체'가 이란에서 개발된 '누르' 계열의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27일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외교부가 공개한 나무호 타격 비행체의 제조사 카탈로그 전시용 사진 모습.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5.27 ⓒ 뉴스1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국민의힘은 28일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HMM 나무호를 타격한 주체가 이란일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한 데 대해 "이란 소행 확정 못 한 정부 발표, 국익도 국격도 국민 자존심도 지켜내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어제 나무호 피격 사태 발생 23일 만에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정부는 '여러 증거가 이란 쪽을 향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공격 주체를 끝내 이란으로 확정하지 못했다. 심지어 공격의 고의성조차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설명을 내놓으며 이란 측에 재차 부인할 여지를 남겨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니나 다를까 정부 브리핑 이후 약 1시간 반 만에 이루어진 이란대사 초치 과정에서 이란 측은 공격 사실을 다시 부인했다"고 했다.

이들은 "나무호 피격 직후부터 관련 정황은 모두 이란을 가리키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면밀한 조사'를 이유로 대응을 차일피일 미루었고, 결국 이도 저도 아닌 결과를 내놓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모든 점이 의문투성이"라며 "정부가 시간을 끌면서 지방선거 사전투표일이 다가오는 시점에 와서야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은 선거운동 기간 전 이 문제가 부각되는 것을 피하고, 선거운동이 시작되어 국민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에 관심을 가질 수 없는 상황에서 발표해 어물쩍 넘어가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보다 단호하고 분명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이란의 반응을 지나치게 의식하며 눈치 보기식 대응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그러한 태도는 오히려 우리 국민과 상선의 안전을 더욱 위태롭게 만들 수 있음을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용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이재명 대통령은 '패가망신'은 둘째치고 사과라도 받았느냐"며 "늦어도 너무 늦은 발표"라고 질책했다.

조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주권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란으로부터 '설명 청취' 수준의 대응만 보이고 있으니 어느 국민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겠느냐"며 "이란에 항의할 것은 강력히 항의하고, 사과받을 것은 당당히 사과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게시글을 올리고 "한국 국민 건드리면 패가망신시킨다던 이재명 정부, 나무호 사건은 왜 침묵하느냐"고 직격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은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등 각종 사기 범죄를 저지르는 캄보디아 조직들에게 '한국인을 건드리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며 "나무호 사건은 사기 범죄보다 심각한 군사 공격이었고 우리 국민의 목숨이 위협받았음에도 이재명 정부는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전날 외교부는 나무호 피격 사건 추가 조사 결과,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가 이란산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높고 부품에서 이란 제조사의 각인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는 박윤주 외교부 1차관과 면담을 마친 뒤 "한국 선박에 발생한 피해에 대해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도 이란 측 공격설에 대해서는 "부인한다"며 "절대 (이번 사건에) 개입한 적 없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가 27일 HMM 선박 '나무호' 피격 사건과 관련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초치된 후 청사를 빠져나가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HMM '나무'호를 공격한 '미상 비행체'는 "이란에서 개발된 '누르' 계열의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라고 발표했다. 2026.5.27 ⓒ 뉴스1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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