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부산·평택 단일화 '공전'…1차 데드라인 앞 기싸움

본투표 용지 18일 인쇄…사전투표 28일 마지노선
광역·재보선 협상 답보…울산 보수·진보 동시 균열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10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 뉴스1 윤일지 기자,임세영 기자,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장성희 기자 = 6·3 지방선거 후보등록 마감일(15일)을 사흘 앞둔 12일 광역단체장과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주요 격전지에서 후보 단일화 요구가 커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보수·진보 진영 모두 마땅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투표용지 인쇄 시작 전날인 오는 17일이 1차 시한, 사전투표 시작 전일인 오는 28일이 2차 데드라인으로 거론된다.

5파전 울산시장…양 진영 모두 단일화 '파열음'

정치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 가운데 여야 모두에 단일화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른 곳은 쟁쟁한 후보들의 5파전이 펼쳐지는 울산이다.

국민의힘 출신의 박맹우 무소속 울산시장 후보는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까지 단일화 관련해 어떤 구체적인 합의도 없었다"며 "기만적인 단일화에 단호히 반대하며, 단일화 논의를 전면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비교적 순탄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왔던 김두겸 국민의힘 울산시장 후보와의 보수 단일화 협상이 커다란 난항을 마주한 것이다.

범여권은 광역·기초단체장 선거와 연동해 광역의원 단일화 방식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은 울산시장과 기초단체장 5곳은 여론조사 경선, 광역의원은 협상을 통한 단일화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민주당은 이미 공천이 끝난 광역의원에게 사퇴를 요구하면 사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대적으로 세가 약한 황명필 조국혁신당 후보 측의 경우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후보로의 단일화를 고려하면서도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공천 문제가 조율되지 않아 쉽사리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는 전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단일화 협상과 관련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0년 11월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0.11.12 ⓒ 뉴스1 신웅수 기자
추미애 어깨 주무르는 사진 공개한 조응천…양향자 "자충수"

경기지사는 추미애 민주당 후보라는 1강과 맞설 상대를 결정하기 위한 보수 단일화를 둘러싸고 신경전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조응천 개혁신당 후보는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가 2017년 민주당 최고위원이었던 시절 추미애 당시 당대표의 어깨를 주무르는 사진을 지난 10일 공개하며 "양 후보는 추 후보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고 적었다.

양 후보는 전날 한 라디오에서 "제가 민주당 출신이라는 걸 비판하는 말씀일 것"이라며 "부메랑이 되는 자충수"라고 받아쳤다. 이에 조 후보는 한 유튜브 방송에서 단일화 가능성에 "내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하기 싫다고 안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누가 더 뾰족하냐, 누가 더 중도 포용의 가능성이 있냐,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역시 제3당 또는 무소속에서 이른바 '빅샷'들이 출마하면서 표 분산이 가속화되며 단일화 변수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이번 재보선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부산 북갑에 출마한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지난 10일 동시 개소식을 열어 세 대결을 벌이는 등 '보수 1강'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신경전이 한창이다.

박민식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며 "확고부동하다" "3자 구도 역시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 후보는 전날 한 라디오에서 "세상에 절대 안 되는 것은 없다"며 "절대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마음속에 '그렇게 되면 어떻게 하나'란 두려움이 숨겨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갑 선거가 과열되면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두 후보 간 단일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는 장면도 연출됐다. 박형준 후보는 지난 10일 부산 선대위 회의에서 "보수 유권자의 65% 내외가 단일화를 원한다"며 "3파전으로도 이길 수 있다는 안일한 인식 아래 보수 후보들끼리 난타전을 벌이는 것은 결국 보수 유권자들을 분열시키고 중도 유권자들을 등 돌리게 한다"고 우려했다.

여론조사에서도 단일화 필요성이 확인된다. 한국리서치가 KBS 부산총국 의뢰로 지난 8~10일 부산 북갑 거주 만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에 따르면 3자 대결에서 하정우 민주당 후보가 37%, 한 후보 30%, 박민식 후보 17%를 각각 기록했다. 보수 단일화를 가정한 양자 대결에서는 하 후보가 박 후보를 43% 대 31%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지만, 한 후보와의 대결에서는 40% 대 37%로 오차범위 안 초접전을 벌였다.

안갯속 평택을…찢어진 조국·김용남, 유의동·황교안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경기 평택시을 국회의원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신웅수 기자

조국 혁신당 후보와 황교안 자유와혁신 후보가 출마한 경기 평택을도 양 진영이 찢어진 채 선거가 치러지는 구도가 이어지고 다.

현재까지 범여권은 신경전이 격화되며 단일화 가능성이 점차 줄어드는 분위기다. 김용남 민주당 후보는 지난 8일 조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안 할 것 같다"며 "범죄자들에 대한 알레르기성 반감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조 후보 측은 전날 김 후보의 과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비판 발언을 공세 카드로 꺼냈고, 김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과 민주당 지지층을 향해 사과 입장을 올렸다. 조 후보는 전날 한 라디오에서 "조국이 민주당 제로를 위해서 뛴다거나, 또는 조국 지지자들을 원균, 왜적 이렇게 말하는 건 진짜 무례하다"고 직격했다.

평택을의 경우 보수 단일화도 난항이다. 황교안 후보는 합당까지 열어두며 적극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에서 "가능성을 '제로'라고 할 수 없고, 선거 전략상 단일화가 매우 중요한 수단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저에게 우선순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8일 경기 평택시 안중읍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김영운 기자
1차 시한 5일 앞으로…늦어도 사전투표 전날까지

이달 17일과 28일이 각각 단일화 시한으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투표용지 인쇄 일정이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본투표 용지 인쇄는 18일 시작된다. 후보 등록 마감일인 15일 오후 6시가 지나면 투표용지에 인쇄되는 기호·정당명·후보자명이 확정되고, 인쇄 전날인 17일까지 사퇴한 후보는 본투표 용지 기표란에 '사퇴' 표시가 인쇄된다.

사전투표용지는 투표소에서 즉석 인쇄되는 만큼, 사전투표 시작 전일인 28일까지 사퇴할 경우 사전투표용지 기표란에 '사퇴' 표시가 적용된다.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29일 이후에도 후보들 간 정치적 단일화는 가능하지만, 이미 행사된 사전투표가 사퇴 후보 몫으로 남아 표 분산은 피하기 어렵다.

기사에 인용한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22.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