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정당" 고성 터진 개헌안 표결장…국힘 불참에 불성립 수순
우원식 "39년 만의 개헌 출발점" 민주 "계엄 원천 차단"
유상범 "졸속 누더기 개헌"…본회의장 곳곳서 고성
- 한상희 기자, 남해인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남해인 기자 = 부마민주항쟁과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계엄 통제 강화 등을 골자로 한 헌법 개정안이 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이 반대 발언에 나서자 본회의장에서는 "내란 정당", "꺼져" 등 고성이 터져 나왔고,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을 한 명씩 호명하기도 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헌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개헌안 발의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등은 차례로 의사진행발언과 찬성토론에 나서 국민의힘의 표결 동참을 촉구했다.
우원식 의장은 상정 직후 "1987년 이후 39년동안 멈춰있던 헌법 개정 문 여는 역사적 출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 의장은 투표가 끝난 뒤에도 개표에 들어가지 않고 30분 가량 국민의힘 의원들의 참여를 기다렸다.
우 의장은 "12·3 비상계엄을 겪으며 헌법의 빈틈이 확인됐다"며 "국민 신뢰와 지지 속에 헌법질서 회복의 중심에 섰던 국회가 다시는 같은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헌법적 안전 장치를 세우는 역사적 책임을 완수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개헌"이라고 설명했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 불참을 두고 "39년 만에 하는 개헌의 국회 의결 절차를 거치고 있는데 한 쪽 구석이 텅 비어 있어서 참으로 유감스럽다"며 "투표에 아예 참여하지 않고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국민이 볼 때 용납되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위헌·위법 계엄은 꿈조차 꾸지 못하도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며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권을 해제권으로 강화하고 승인권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헌법으로 민주주의의 제도적 방벽을 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과 역사에 또다시 죄를 짓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표결에 참석하지 않는 진짜 이유는 결국 하나다. 불법 계엄을 옹호하는 것"이라며 "이 기회를 놓친다면 국민의힘은 영원한 내란당으로 우리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반대토론에 나섰다. 그는 "정부와 여당은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잘 지키고 있느냐"며 "오히려 앞장서서 사법 체계를 무너뜨리고 법치주의를 유린하고 있지는 않느냐"고 반문했다.
유 원내수석은 "공소취소 특별검사법을 강요하고 사법파괴 내란을 획책하며 다수의 힘을 앞세워 헌법 개정마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는 않느냐"며 "저희가 헌법 개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고 숙고와 숙고를 거듭해 국민의 뜻을 담은 올바른 개헌을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법 시스템 파괴 세력이 주도하는 개헌은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개헌은 전략적 선거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되며 선거가 없는 시기에 차분하게 추진돼야 한다. 표심을 겨냥한 포퓰리즘적 개헌 논의는 국가의 백년대계를 망친다"고 주장했다. 이어 "졸속 누더기 개헌 폭주는 국민과 함께 결사 저지할 것"이라고 했다.
유 원내수석 발언 중 민주당 의원석에서는 "아니오", "말로만" 등 고성이 나왔고, 방청석에서도 "야", "꺼져" 등 항의성 반응이 터져 나왔다. 유 원내수석이 발언을 마치자 범여권 의석에서는 "내란 정당이야"라는 고성도 나왔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개헌은 내란과 헌정질서 파괴라는 비정상을 끝내고 대한민국을 정상적인 민주국가로 되돌리려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도 "국민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절박한 염원을 담아 제2의 내란, 제2의 윤석열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소한의 헌법 장치를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그래도 최소한 12·3 계엄 그날 양심과 소신을 가지고 계엄 해제 표결에 왔던 17명의 의원들은 이 자리에 함께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곽규택·김용태·김재섭·박정하·서범수·우재준·정성국·주진우·조경태·한지아 의원 등을 호명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는 "제발 망상에서 벗어나십시오"라고도 했다.
한 대표는 "잃어버린 초심이 있으면 다시 되찾고 이 자리에 함께해 달라"며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키고, 윤어게인 세력에 망가진 국민의힘을 지키고, 합리적인 보수를 재건하는 길"이라고 했다.
이번 개헌안은 지난달 3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6당(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이 공동 추진했다. 개헌안에는 부마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국회의 계엄 통제권 강화, 국가균형발전 의무 명시, 헌법 제명 한글화 등이 담겼다.
개헌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 또는 대통령 발의로 제안된 뒤 대통령이 20일 이상 공고해야 한다. 국회는 공고 날로부터 60일 안에 의결해야 하며, 의결은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한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30일 안에 국민투표에 부쳐진다.
즉 현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인 191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이 찬성표를 던져야 하지만, 국민의힘은 개헌 반대 당론을 세우고 표결에 불참했다. 이에 의결 정족수 미달로 투표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의원 일동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정부·여당의 개헌안을 졸속 개헌으로 규정하고, 22대 국회 후반기에 여야가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헌법 전문부터 권력구조 개편까지 포괄하는 개헌 논의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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