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앙숙' 정청래·유시민, 화해 후 첫 만남…"정 대표 잘하셔"(종합)

'90도 인사' 정청래·유시민, 정원오 지원…탁현민까지 친노 한자리
'정원오 선거 조언' 정 대표 요청에 유 작가 "이미 잘하고 계신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서울 성동구 사회적 협동조합 '아지오'에 방문해 토크 프로그램 촬영을 마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유시민 작가, 정원오 후보, 유석영 아지오 대표, 정청래 대표. (공동취재) 2026.4.24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장시온 기자 = '20년 앙숙'이었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시민 작가가 24일 공개 일정에 나란히 참석해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지원 사격했다.

지난달 화해 후 처음으로 공식 행사에서 마주친 두 사람은 서로에게 '90도 인사'를 하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유 작가는 정 후보의 선거 관련 조언을 요청하는 정 대표에게 "이미 잘하고 계시지 않느냐"며 화답했다.

정 대표와 유 작가, 탁현민 전 청와대 행정관, 정 후보, 이성윤 최고위원 등은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열린 수제화 브랜드 '아지오' 개점식 행사에 참석했다.

아지오는 청각장애인이 만드는 수제화 브랜드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6년 5·18 민주묘지 참배 당시 착용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2017년 성남시장 시절 지원한 업체로 유명하다. 일명 '대통령의 구두'로 불린다.

유 작가는 아지오의 후원자이자 홍보모델 자격으로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앞치마를 두르고 이 브랜드 조합원인 한동수 민주당 윤리심판원장, 이번 행사를 기획한 탁 전 청와대 행정관과 홍보 활동에 나섰다. 유 작가는 마이크에 대고 "날이면 날마다 오는 날이 아니다"고 외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정 후보는 유석영 아지오 대표에게 "성수동에서 오픈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 등 관심을 보였다. 서울 핫플레이스(명소)인 성수동은 정 후보가 자신의 저서 제목으로 결정할 정도로 성동구청장 시절 그의 최대 성과를 상징한다. 유 대표는 "아지오를 이곳에서 살려보려고 오픈했다. 청각장애인 솜씨가 아주 좋다"고 했다.

정 대표는 오후 3시쯤 아지오에 모습을 드러냈다. 매장에 들어선 그는 유 대표와 악수한 후 유 작가와 인사를 나눴다. 두 사람은 허리를 숙여 서로에게 '90도 인사'를 했다. 유 작가가 정 대표에게 "저는 알바입니다"라고 농담을 건넸고 정 대표는 "저도 알바입니다"고 화답했다.

정 대표와 유 작가는 정 후보, 유 대표와 함께 전시된 구두 뒤에서 "아지오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유 작가는 저서 '사랑이 있으니 살아집디다'를 정 대표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유 작가로부터 책을 건네받고 유심히 살펴봤다.

정 대표와 유 작가는 올해 1월 이해찬 전 국무총리 빈소에서 공동 상주를 맡은 후 약 3개월 만에 이날 공식 행사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2005년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노선 갈등을 빚어 정치권의 앙숙으로 꼽혔다. 당시만 해도 정 대표는 정동영계로 분류됐는데 친노무현계였던 유 작가에게 "친노 완장 세력" "간신" 등 원색적인 표현으로 공격했고, 유 작가는 정 대표를 향해 "수틀리면 누구라도 공격하는 정치인"이라며 맞받았다.

이후 20년 동안 대척점에 있던 두 사람은 유 작가가 먼저 사과하면서 묵은 감정을 털어냈다.

유 작가는 지난달 유튜브 방송에서 "남들은 모르고 둘만 아는데, 내가 정 대표에게 먼저 못되게 했다"며 사과했고, 정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 받고 두 배로 사과드린다. 그동안 미안했고 죄송했다"고 답했다.

이날 행사는 두 사람이 화해한 이후 처음으로 나란히 서는 공식 행사였다. 탁 전 행정관까지 포함하면 모두 친노에서 시작해 친문계로 분류됐던 인사라 이들의 만남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렸다.

유 작가는 행사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정 대표와의 화해 여부를 묻는 질문에 "화해할 것도 없다"며 "옛날얘기를 이미 털어버렸다. 특별히 개인적으로 얘기한 것은 없다"고 했다.

유 작가는 '정 후보의 선거와 관련해 조언 요청이 없었냐'는 질문에 "정 대표가 그런 취지로 말하기에 저는 '잘하고 계신데 무엇을 말할 것이 있냐'고 했다"고 전했다.

mr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