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정치의 효능감은 말이 아니라 체감이다

김현 정치부장

(서울=뉴스1) 김현 정치부장 = 6·3 지방선거를 불과 50일 앞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만족도로 인해 정치권에선 '효능감'이라는 단어가 자주 쓰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주도하는 각종 정책이 효과를 내는 데다, 정부가 쓸모가 있다는 생각이 국민에게 각인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장동혁 대표도 최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관련해 "일부 부작용이 예측되더라도 신속하게 해결하려는 모습을 통해 국민들에게 정치적 효능감을 주는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치는 본질적으로 말이나 설명이 아니라 그 결과로 평가받는다. 특히 지금처럼 선거를 앞둔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효능감'이라는 말이 정치권을 관통하더라도 물가가 여전히 부담스럽고 주거비와 금융비용이 팍팍한 상황에선 그 말은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국민이 판단하는 기준은 구호에 그치는 말이나 설명이 아니라 '체감'이기 때문이다.

강경 보수층 등 야권에서 반복되는 '윤어게인' 같은 구호 역시 본질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진영에 호소하기 위한 정치적 구호를 아무리 외친다고 해서 팍팍한 유권자의 삶의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오히려 이같은 구호가 현실을 대체하려 할수록 유권자의 판단은 더욱 냉정해진다. 현실이나 체감과 동떨어진 언어는 설득이 아니라 피로도만 높인다. 국민의힘의 정당 지지율이 최저치에 머무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필요가 있다.

최근 중동 전쟁이라는 외부 변수로 우리 경제와 국민의 삶이 힘겨운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가 에너지 수급 대응책 등 위기 관리를 적절하게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지만, 현장의 체감은 그와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산업 현장에선 여전히 나프타 수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고, 문을 닫는 공장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유가로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선 쓰레기 봉투 부족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정책이 작동하고 있다는 정부의 말과 설명에도 불구하고 경제 주체인 기업과 국민이 느끼는 '현실' 사이에 간극이 분명하게 존재하는 셈이다.

유권자는 거창한 구호나 메시지보다 반복되는 일상의 체감을 더 신뢰한다. 장을 볼 때의 현실 물가, 매달 나가는 고정지출, 지역 상권의 분위기 같은 것들이 판단의 기준이 된다. 그렇게 축적된 체감이 결국 표심으로 이어진다.

지방선거를 50일 앞둔 정치권이 마주해야 할 고민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똑똑해진 유권자는 더 이상 설명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삶과 그에 따른 경험으로 판단한다.

유권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효능감'은 설득이 아니라 오히려 불신을 낳는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집중해야 할 것은 자신들의 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체감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