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백지수표식' 정유사 손실보전 논란…정부 "원가 기반 손실만"(종합)

전종덕 "손실 산정 방식·보전 기준·배분원칙 어디에도 없어"
박홍근 "시장반응 고려"…서부선·에너지 정책 질의도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4회 국회(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26.4.7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8일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정유사 손실보전 예산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졌다.

일부 야당에선 정부가 손실 산정 기준과 배분 원칙도 제시하지 않은 채 '백지수표식'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정부는 원가에 기반한 손실만 보전하는 것으로 기대이익은 지원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이날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이번 추경의 핵심 증액 사업인 정유사 지원 예산과 관련해 "정유사 손실의 산정 방식이나 보전 기준, 정유사별 배분 원칙 같은 것이 추경안과 정부 홍보자료 어디에도 없다"며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건데 어떤 기준으로 얼마를 지급할지 국회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심사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백지수표를 내놓고 승인을 요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에너지연구원이 산출한 기준이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 경우 향후 산정·정산 과정에서 시장 반응이 달라질 수 있어 고려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유사가 자체적으로 손실분을 계산해 제출하면 전문가위원회로 구성된 최고가 산정위원회가 이를 검증하고 적정 보전액을 산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 의원은 "정부가 기준을 만들고 검증해야지 전문가에게 위탁하고 정유사가 자체적으로 피해액을 산정하면 정부는 무엇을 하는 것이냐"며 "손실을 100% 지원하는지, 손실분만 지원하는지, 기대이익까지 포함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재차 압박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이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원가에 기반한 손실 부분만 보전하는 것"이라면서 "기대이익은 보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전 의원은 유류세 인하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자동차를 많이 보유하고 기름을 많이 쓰는 사람이 더 큰 혜택을 받는 역진적 구조"라며 "유류세 인하보다 취약계층 직접 지원을 늘리고, 에너지 효율·무공해차 전환·재생에너지 확대 같은 구조적 대책에 더 우선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장관은 "당장의 충격에 선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구조적 전환과 전략적 대응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며 내년도 예산을 포함해 보다 촘촘하고 과감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4회국회(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진성준 위원장이 의사 진행을 하고 있다. 2026.4.8 ⓒ 뉴스1 이승배 기자

여야 예결위원들은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경제 비상 상황'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엔 공감하면서도 서울 서부선 사업 지연과 원전·에너지 정책 방향 등 추경의 세부 사업을 놓고는 적절성을 정부 측에 따져 물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추경의 에너지 대응 기조와 실제 편성 내용이 엇갈린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정부가 에너지 대응 방안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와 LNG 절감, 원전 재가동을 함께 제시해 놓고도 정작 원전 관련 추경은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은 "예산으로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고 원안위 승인 아래 최대한 서둘러 5월에도 3기 정도가 추가 가동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또 신규 원전 2기 부지 공모가 공정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 의원은 보건복지부를 향해서는 2024년 12월 특수의료장비 설치·운영 규칙 개정 이후 1년 4개월이 지나도록 특수의료장비관리위원회가 꾸려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의료 취약지역 지원 체계가 지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서부선 철도사업 지연 문제를 꺼내 들며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5년이 지나도록 착공하지 못했고, 지난 4월 1일 서울시가 두산건설 컨소시엄에 지정 취소를 통보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며 "그동안 필요한 행정조치를 하지 않다가 지방선거를 앞두고서야 도시철도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은 말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 장관은 현재 서울시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 중이며, 출자자 추가 확보가 필요할 경우 출자전용 특별 인프라펀드를 통해 출자금의 3분의 1 이내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최종적으로 민자사업이 무산될 경우 재정사업 전환 여부와 신속 예비타당성조사 신청 등은 서울시 판단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