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에 취하면 언제든 침몰"…'악재' 싹부터 자르는 與

'성추행' 장경태보다 빨라진 '돈봉투' 김관영 전격 제명…역풍 커질까 우려
'21년 서울·부산 선거' '22년 대선' 등 줄줄이 패…與지도부, '겸손' 강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가 지난 3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교육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6.3.30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비위 의혹이 잇달아 불거지자 강경 대응으로 진화하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57일 앞두고 지지율은 고공행진 중이지만 잇달아 악재가 발생해 '즉각 대응'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내부에서는 "지지율에 취해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해선 안 된다. 겸손하고 진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돈봉투 의혹' '전화방 의혹' 잇단 악재…與, '역풍 차단' 강경 대응

7일 여권에 따르면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전날(6일) 회의를 열어 성추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장경태 무소속 의원에게 '제명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의결했다. 장 의원이 이미 탈당해 '제명 처분'이 아닌 '제명에 해당하는 중징계'를 내렸으나 실질적인 효과는 복당 시 제한을 두는 등 제명과 동일하다는 게 윤리심판원의 설명이다.

장 의원은 2024년 10월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모임을 하던 중 여성 비서관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장 의원은 지난달 20일 '혐의가 인정된다'는 경찰 수사심의원회의 발표가 나오자 탈당했지만, 민주당은 장 의원이 윤리심판원의 징계 심의를 받던 도중 탈당했다며 윤리심판원에 중징계 조치를 요구했다.

민주당이 장 의원의 탈당에도 '제명에 준하는 징계'를 결정한 것은 의원 개인의 일탈로 문제를 축소하지 않고 당 차원에서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지난 1일에도 '돈봉투 살포' 의혹에 휩싸인 김관영 전북도지사를 전격 제명했다. 6·3 지방선거에 악재가 될 것을 우려해 속도감 있게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렸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에 김 지사가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내자 한병도 원내대표는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못 박았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가처분은 본인 권리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도 "전북을 대표하는 도지사로, 민주당 최고 공직자 중 한 명이었던 사람으로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갖는 게 적절하다"고 꼬집었다.

당 지도부가 김 지사에게 확고부동한 메시지를 발신한 것을 두고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비위 의혹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천명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주말(5일)에도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박성현 전남 광양시장 후보자에 대한 경선후보 자격 박탈을 전남도당 선거관리위원회에 권고했다. 박 후보자를 둘러싸고 '불법 전화방 운영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조처다. 전남도당은 중앙당 최고위원회 권고를 수용해 박 후보의 경선 자격을 박탈했고, 박 후보는 지난 6일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장 의원 관련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만 해도 선거 기간이 남았기 때문에 민주당 지도부는 곧바로 조처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반면 김 지사 관련 의혹에는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와 곧바로 제명 조처를 했다. 바로 불을 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진화에 나선 것은 정청래 대표 등 지도부가 숱하게 선거를 경험하면서 (악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안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2026.3.3 ⓒ 뉴스1 유경석 기자
李 대통령·당 지지율 높은 지지율…최대 적은 '자만'

여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자만과 오만의 경계에 있다. 과거 선거에서 참패한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날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 의뢰)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60%대(61.2%)에 달하고 민주당 지지율도 50%(49.9%)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31.3%)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러나 선거판을 뒤흔들 변수를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앞서 2021년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2022년 3·9 대통령 선거와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에 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 민주당이 선거판 변수에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4월 국민의힘(당시 새누리당)도 중간평가 성격으로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과반에 못 비치는 122석을 확보해 민주당(123석)에 제1당을 내줬다. 이에 따라 당시 16년 만에 여소야대 국회가 출범했다. 선거 초기만 해도 국민의힘의 우세를 점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는 선거 승리를 예단하는 당내 분위기에 경고하고 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서 민주당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된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지지율 상승세와 관련 "진중하게 보고 있지만 (이미) '당선됐다'는 생각을 안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난 5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 인터뷰에서도 "국민들은 배를 띄울 수 있지만 언제든지 잘못하면 배를 바로 침몰시킬 수도 있다. 그게 민심의 바다"라며 "겸손한 자세를 유지해야 하고, 여론조사에서 조금 앞선다고 자만하면 국민들이 바로 알아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미리 승리를 예단하고 자축한다면 언제라도 역풍이 불어 선거판이 요동칠 수 있다"며 "유권자는 자만을 용인하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장경태 의원. 2026.3.20 ⓒ 뉴스1 유승관 기자

mr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