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6개 정당, 개헌안 발의…우 의장 "국힘 불참 안타까워"(종합)

계엄 선포 땐 즉시 국회 승인 받도록 요건 강화
부마항쟁·5·18 헌법 전문 명시…제명 한글화·지역균형발전도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6개 정당 원내대표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4.3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조소영 장시온 기자 = 계엄 성립 요건을 강화하고 부마민주항쟁·5·18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는 내용의 헌법개정안이 3일 국회에 공식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등 원내 6개 정당은 이날 오후 국회 의안과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개헌안을 제출했다. 민주당 160명, 조국혁신당 12명, 진보당 4명, 개혁신당 3명, 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각 1명, 무소속 6명 등 총 187명이 서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개헌안의 핵심은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다. 의안과에 제출된 개헌안에 따르면 대통령은 계엄을 선포한 때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이 부결되거나 선포 시점부터 48시간 이내에 승인이 이뤄지지 않으면 계엄은 즉시 효력을 잃게 된다.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의결한 때도 즉시 효력이 상실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위헌·위법적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헌법 전문에는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이 명시된다. 현행 헌법 전문이 4·19혁명 이후 민주화 역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제안이유에서 발의자들은 "유신독재를 무너뜨린 부마민주항쟁은 5·18민주화운동과 함께 민주화의 분수령이 됐다. 5·18민주화운동은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먼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며 세계사적으로 그 보편적 가치가 인정됐다"며 "그 정신을 헌법에 명시하는 것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적 정통성에 대한 존경의 표시"라고 설명했다.

헌법 제명은 한자 표기 '大韓民國憲法'에서 한글 '대한민국헌법'으로 바뀐다. 올해가 한글날의 전신인 '가갸날' 제정 100주년이자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인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명시에 따라 전문 중 '4·19民主理念'이라고 돼 있던 것을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및 5·18민주화운동의 민주이념'으로 변경한다.

지역균형발전 의무도 명시된다. 현행 헌법은 지역균형발전을 지향점으로 언급하면서도 국가 의무는 '지역경제 육성'으로 협소하게 규정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헌안은 국가가 모든 국민이 거주 지역과 관계없이 균등한 삶의 질과 기회를 향유할 수 있도록 지역 경제를 육성하고 생활 기반을 구축해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고 균형 있는 발전을 촉진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했다.

개헌안은 공포한 날부터 즉시 시행하는 것으로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집무실에서 발의를 앞둔 헌법개정안을 들고 제정당 원내대표들을 만나고 있다. 2026.4.3 ⓒ 뉴스1 신웅수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개헌안 제출에 앞서 이날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국민의힘에서도)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신 분들도 있는데 발의에 참여하기에는 부담스러웠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대한 노력해 가며 시간을 충분히 가지면서 했는데 한 분도 발의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아직도 시간이 상당히 있고, 사회적 여론도 만들어져 갈 것이니 기다리는 심정으로 발의하게 된다"고 밝혔다.

지방선거를 위한 개헌이라는 국민의힘의 비판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며 "국민투표만 할 경우 비용을 많이 들여 준비해야 하고, 그러다가 투표율이 50%가 안 돼서 무효가 되면 그것도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기 때문에 전국 선거랑 같이 해야 될 필요성이 충분히 있다"고 반박했다.

개헌 내용을 둘러싼 반대에 대해서도 "논란을 일으킬 내용은 없고, 사회적으로 다 합의가 돼 있는 내용"이라며 "지난 비상계엄을 거치면서 비상계엄을 앞으로 막기 위한 민주주의 방벽을 세우는 최소한의 개헌이라고 생각하고, 국민의힘도 그간 충분히 얘기한 내용들로 정리돼 논란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39년간 밀려있던 개헌의 문을 열고 미래로 향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기 위해, 헌법 개정의 문을 여는 개헌이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잘 새겼으면 좋겠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의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고민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liminalli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