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기, 박상용 검사 녹취 추가 공개…"변호인 이용 회유 시도"

"10년 이상 구형할 것" "한명숙도 사면 안 되는데" 발언 담겨
전 "정치로 압박하는 게 정상적 수사인가…필요하면 추가 공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박상용 검사와 서민석 전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변호인과의 추가 녹취록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3.31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기자 =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의 회유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하며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있었던 중대한 문제를 보여주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 검사와 서민석 변호사 간 2023년 5월 25일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데 이어 오후에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내용을 설명했다.

전 의원은 "지금까지 박 검사가 해명했던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거절을 하기 위해 이런 내용을 얘기했는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거절하기 위했다면 거절만 했으면 됐다"고 말했다.

전 의원이 제시한 첫 번째 정황은 변호인을 통한 간접 회유다. 녹취에는 박 검사가 서 변호사에게 "진짜 어려운 부탁인데 내일 이 부지사(이화영 전 부지사)를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잠시라도 와서 얘기를 들어주시면 안 되겠습니까"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단순한 일정 조율이 아닌 것으로 본다"며 "피의자가 신뢰하는 변호인을 매개로 진술을 유도하려는 모습은 직접 압박을 우회하는 전형적인 간접 설득 방식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검사가 형량을 언급한 점도 문제 삼았다. 녹취에 따르면 박 검사는 "(부인하면) 10년에서 시작하는 것 아니냐", "생짜 부인해서 지금 입장으로 계속 간다 그러면 10년 이상 구형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전 의원은 "이것이 과연 단순한 법률 설명인가. 구형은 검찰만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라며 "그 권한을 전제로 한 형량 언급은 사실상 선택에 따른 불이익을 명확히 제시하는 압박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녹취에는 박 검사가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 "무죄를 받을 수 있느냐"는 식의 질문을 반복하는 내용도 담겼다. 전 의원은 "겉으로는 의견을 묻는 형식이지만 계속 부인할 경우 불리할 수 있다고 압박하는 구조로 볼 수 있다"며 "방조를 이야기하며 2년 6개월 형량까지 거론한 것을 보면 사실상 하나의 결론으로 몰아가는 질문 방식은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압박 정황도 제시했다. 녹취에 따르면 박 검사는 "지금 당의 입장은 개인 비리라는 것 아닌가", "한명숙(전 국무총리) 같이 그렇게 돼도 사면이 안 되는 판에 이화영 씨는 이재명 씨와 잘 아는 사이도 아닌데 된다는 게 글쎄"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법률적 쟁점과 무관한 정치적 상황을 끌어들여 피의자의 판단을 흔들고 고립감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읽힌다"면서 "법이 아니라 정치로 압박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수사냐"고 물었다.

이와 관련, 박 검사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콘텍스트를 전부 삭제한 채 특정 단어만 나오게 해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 의원은 "필요하다면 추가 녹취도 계속 공개하고 국정조사 과정 중 증인신문을 통해 밝히겠다"며 "진실은 결코 변명으로 가려지지 않고 책임 또한 피할 수 없다. 또 어떠한 해명과 변명이 나올지 지켜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전 의원은 "(녹취) 전체를 풀라고 하는 주장은 변호할 것을 미리 알려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가 거래를 먼저 제안했다는 식으로 넘어갈 부분은 아닌 것 같고 사건의 핵심은 사건 조작이 있었는지를 밝히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끝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핵심은 과정 중 회유나 압박이 있었는지 여부"라고 했다.

liminalli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