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심장' 대구마저…김부겸발 위협, 국힘 선거 전반 '암운'

金 '野 회초리론' 앞세워 출격…49.5% 독주 속 가상대결 전승
컷오프 내홍에 무소속 출마 표분산 우려…낙관론·비관론 교차

김부겸 전 국무총리. 2026.3.30 ⓒ 뉴스1 공정식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국민의힘의 위기감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안방 수성에 나서야 할 국민의힘은 공천을 둘러싼 내홍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구 민심이 흔들릴 경우, 국민의힘의 현재 노선이 보수 핵심 지지층으로부터도 외면받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 선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국민의힘 회초리론'을 앞세워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의 일당 독식 체제가 대구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진정한 보수를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회초리를 들어야 할 때"라며 "대구가 앞장서서 국민의힘을 버려야 대한민국 정치에 진짜 보수가 살아난다"고 역설했다.

초기 여론 흐름은 김 전 총리에게 유리하게 형성된 모습이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8~29일 대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 전 총리는 대구시장 적합도에서 49.5%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과의 격차는 33.6%포인트(p)에 달했다. 국민의힘 예비후보 6명과의 1대 1 가상 대결에서도 최소 15.7%p(추경호), 최대 34.7%p(이재만) 차이로 모두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민의힘은 컷오프(공천 배제) 파동에 따른 내홍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컷오프 대상자들의 반발은 오히려 거세지는 양상이다.

전날 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컷오프 결과에 대해 "서운함과 아쉬움에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선당후사의 자세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당사자들은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법원에 컷오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주호영 의원은 이날 대구CBS 라디오에 출연해 "선당후사는 맞는 말이고 저도 그렇게 하겠지만, 당이 잘못된 것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선당후사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김 전 총리와의 1대 1 가상 대결에서 모두 패한 여론조사를 공유하며 "평생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는데 선당후사라니"라고 적었다.

유력 인사들의 연쇄 무소속 출마로 보수 표심이 분산될 경우, 자칫 안방마저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당 안팎에서 확산하고 있다.

다만 선거 막바지로 갈수록 보수세가 결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구는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8차례 대구시장 선거에서 단 한 번도 진보 정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는 보수의 핵심 텃밭이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26일 최종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본선 대진표가 완성돼 판세가 박빙으로 흐를 경우, 무소속 후보들도 단일화 압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문제는 대구시장 선거 판세의 변동이 전국 선거 구도에 미칠 파장이다. 대구 민심이 흔들릴 경우 국민의힘은 수도권이나 중원 공략은커녕 안방 수성에 당력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조차 흔들린다면, 현재 윤어게인 논란을 빚고 있는 국민의힘 노선에 대한 반감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라며 "이 경우 대구보다 결속력이 약한 지역은 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TK가 흔들리면 TK를 고향으로 둔 사람들이 영향을 받는다"며 "서울이나 부산 등 다른 지역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