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았던 檢개혁 마무리…'뇌관' 보완수사권 6월 지방선거 후

지난해 정조법 이어 공소청·중수청법 협의 과정서 내홍
지방선거 후 '보완수사권' 놓고 당정청 재충돌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3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대안)이 가결되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다.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 당정청이 합의한 공소청 법안에 이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법안이 21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말 많고 탈 많았던' 검찰개혁 후속입법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6월 지방선거 이후 검찰개혁 '뇌관'인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가 논의될 예정이라 재충돌의 불씨는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른바 검찰개혁 3단계 중 2단계 작업까지 끝난 것이다.

지난해 9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올해 10월부터 검찰청은 폐지되고 이번에 검찰개혁법이 처리되면서 검찰의 수사 기능은 중수청으로 이관된다. 공소청은 공소 제기 기능만 담당한다.

"정성호 장관, 너무 나간다"…지난해 정조법 두고 당정 이견

정부와 민주당 강경파는 지난해 8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놓고 본격적으로 대립했다. 정부조직법의 골자는 검찰청을 폐지해 검찰의 수사 기능은 중수청으로, 기소 기능은 공소청으로 이관하는 것이다.

당정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해 검찰의 수사·기소를 분리한다는 큰 틀에는 합의했다. 그러나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중 어느 부처 산하에 중수청을 둘지 등 각론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에 중수청을 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중수청까지 포함해 경찰과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4개 수사기관이 있는데, 법무부 산하인 공수처를 제외한 나머지 3개 기관이 행안부 산하로 들어가면 권한 남용이 우려된다는 취지였다.

반면 당내 강경파는 법무부 산하에 중수청을 둔다면 '법무부 산하 검찰'이라는 현 체제가 유지돼 검찰개혁의 취지가 퇴색된다며 반발했다. 또 정 장관은 강경파가 주장하는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해서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당내에선 "정 장관이 너무 나간다"(민형배 의원)는 공개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당정청이 확정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는 '중수청은 행안부에 둔다'는 강경파 입장이 반영됐다. 이 개정안은 지난해 9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앞서 만찬 회동을 통해 당 주도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한다고 합의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됐다.

다만 정 장관은 당시 정부조직법 협의 과정에서 "당이 너무 강경 일변도라 답답하다"는 취지의 속내를 주변에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李대통령, 공소청·중수청법 교통정리…'강경파 요구 수용'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검찰의 기능을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분리하는 내용이었다면, 후속입법인 공소청·중수청 법안의 골자는 공소청과 중수청의 역할과 권한을 각각 구체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1월 정부가 입법 예고한 공소청·중수청 법안(정부안)을 기점으로 당 강경파와 청와대·정부 간 갈등이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구체적으로 강경파는 중수청 인력을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한다는 등의 정부안 초안을 놓고 '검찰 시즌 2'이라며 격하게 비판했다. 이에 정부는 해당 조항을 삭제하고 중수청 인력을 '일원화'하는 내용 등을 담아 재입법 예고안을 내놨고 당에서도 당론으로 추인했다. 그러나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과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을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졌다.

결국 이 대통령이 강경파가 독소 조항이라 평가했던 공소청 검사의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 수사 지휘 감독 규정 삭제를 지시하는 등 직접 '교통정리'에 나섰고, 정청래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수습·봉합에 집중하면서 당정청의 공소청·중수청 협의안이 마련됐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정부가 당 강경파의 입장을 대거 수용해 협의안에 반영한 점에도 주목한다.

구체적으로 특사경에 대한 공소청 검사의 수사 지휘권과 영장 청구·집행 지휘권, 중수청 수사관이 검사에게 하는 수사 개시 통보 의무 등이 강경파의 요구대로 최종 협의안에서 빠진 것이다.

한 민주당 의원은 "겉으로 봤을 땐 이 대통령이 주도해 해결한 것 같지만 당내 강경파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선 측면도 있다"며 "이번엔 조율됐으나 언제든 정부 주도의 검찰개혁 법안에 (강경파가) 반발할 가능성은 남아 있고 보완수사권 논의 과정에서 그것이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여권이 6월 지방선거 이후 논의하기로 한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는 갈등을 재점화할 불씨이자 '뇌관'이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추 위원장과 김 의원 등 강경파는 물론 정 대표도 보완수사권 유지에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정부안 초안에 수용적이었던 일부 의원조차 '보완수사권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반면 이 대통령은 수사 공백 등 현실적인 이유로 예외적인 경우 보완수사권을 허용하자는 입장이어서 6월 지방선거 시기와 맞물리며 당과 청와대·정부의 재충돌을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mr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