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공천 칼질' 예고에 국힘 발칵…현역·중진 반발 속출

줄탈락 땐 지선 악영향 불가피…"장동혁 심판 선거 될 수도"
지도부 "공관위원장 한 명 결정 구조 아냐"…입장 표명 자제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김영환 충북도지사 컷오프(공천배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3.16 ⓒ 뉴스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손승환 기자 =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칼질'을 예고한 가운데 현역지방자치단체장과 중진 의원이 잇따라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경우 전체 선거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관위가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 위해 무리한 '컷오프'(공천 배제)를 강행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면서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진통이 예상된다.

김영환 '첫 현역 컷오프'…대구시장 공천 '사전 작업' 해석

16일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 지방선거 충북 지역 경선에서 현역인 김영환 충북지사를 컷오프하고 추가 후보를 받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현역을 컷오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결정 배경에 대해 "이번 결정은 한 사람에 대한 평가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변화의 문제"라며 "지금 국민의힘이 국민 앞에 보여드려야 할 것은 안정에 머무는 정치가 아니라, 스스로를 바꾸고 흔드는 혁신의 정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결단은 충북 하나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과거 정치가 아니라 미래 정치를 향한 공천 혁신을 앞으로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추가 컷오프를 예고했다.

일각에선 공관위의 이번 결정을 두고 대구시장 경선에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밀어주기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앞서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시장 공천에서 현역 중진 의원을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으나, 당내 반발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근식 국민의힘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싸웠던, 물밑에서 의견 상충되는 부분이 대구의 다선들을 제치고 초선하고 이진숙을 붙이자는 거였다는 걸로 알려져 있다"며 "최은석과 이진숙 둘을 붙이면 이진숙이 이길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이 공관위원장이 대구시장에 출마한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 의원을 컷오프 한 뒤 이 전 방통위원장과 초선인 최 의원 간 경선 구도를 만들고자 했다는 주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 안팎에선 보수 텃밭인 대구시장마저 여권에 내주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에선 대구에서 당선 경험이 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 차출론이 연일 커지는 모습이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대구시장 선거 후보의 추가 공모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여권은 김 전 총리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구·경북(TK) 중진 의원은 "김 전 총리가 나올 경우 대구시장 선거도 안심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다른 초선 의원은 "주호영 의원의 경우 컷오프되면 국회의원 7선 공천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무소속 출마라는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도 크다"며 "야권의 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TK도 보수 결집을 하려다가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며 "보수세가 강한 TK에서도 '장동혁 심판'으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정현 '혁신 공천' 곳곳서 반발…지도부 "별도 입장 없다"

공관위의 이른바 '혁신 공천'에 대한 반발과 우려는 다른 지자체로도 이어졌다.

이날 컷오프된 김 지사는 페이스북에 "공심위(공관위)의 결정을 결코 받아들이지 못한다"라며 "지금부터 잘못된 결정을 바로 잡고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이날 일부 공관위원이 자신을 컷오프하고, 주진우 의원 단수 공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소식과 관련,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 기준도 없이 현역 단체장을 컷오프하고 단수 공천을 하는 것은 이기는 공천도 아니고 혁신 공천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기에 공관위가 인천시장과 대전시장, 세종시장, 충남지사 등 다른 지역에선 현역을 단수 공천하기로 한 것을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김민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최대한 민주적 경선하라"라며 "민주당이 단수 공천한다고 우리도 그래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다만 지도부는 당 독립기구인 공관위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진 않는다는 방침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는 공관위원장 한 명의 결정으로 이뤄지는 구조가 아니다"라면서도 "(컷오프는) 공관위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 지도부가 특별히 언급할 계획은 없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s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