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코앞인데 '사퇴·보이콧'…출구 없는 국민의힘 내홍
오세훈 서울시장, 두 차례 경선 후보 등록 불참…이정현 공관위원장 '사퇴'
조기 혁신선대위·극우 인사 정리 요구에 지도부 '불쾌'…"어두운 터널 속"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6·3 지방선거를 80여 일 앞두고도 국민의힘이 좀처럼 '자중지란'(自中之亂)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땅한 해결책도 보이지 않아 당내 위기감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분위기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정현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사퇴하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 차례 연장된 경선 후보 등록에도 나서지 않으면서 내홍이 지속하고 있다.
당내 갈등은 지난 12일 오 시장이 경선 후보 등록 추가 연장에도 불구하고 신청서를 내지 않으면서 폭발했다.
국민의힘은 이보다 앞선 지난 9일 약 3시간 20분간의 비공개 의원총회 난상토론 끝에 '절윤'(絶尹,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결의문을 채택하며 분란을 해결할 출구를 찾는 듯했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도 이에 맞춰 경선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오 시장을 배려해 11일~12일 이틀간 추가 접수에 나섰다. 정치권에서는 이 때문에 오 시장이 이번에는 경선 후보 등록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오 시장은 결의문의 후속 조치로 구체적인 움직임이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마저도 보이콧했다. 그는 장동혁 당대표에게 혁신 선거대책위원회로의 조기 전환과 당내 극우 인사 정리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자 지도부는 장 대표의 '2선 후퇴' 요구로 받아들이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도부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장 대표를 걸고넘어지며 전형적인 '불출마 명분 쌓기'를 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기에 다른 지역과 달리 대구시장, 경북지사 선거에 지원자가 몰리고, '경선룰'을 둘러싼 이견이 표출되면서 결국 이 공관위원장이 사퇴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 위원장은 사퇴의 변에서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당의 단합과 지방선거의 승리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관위원장 교체는 무리라며 이 위원장 설득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장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이정현 공관위원장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번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위원장님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 일각에서는 주말 동안 지도부와 오 시장 측 간 물밑 접촉을 이어가며 상황을 타개할 해법을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오 시장이 후보 등록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이 위원장이 복귀하고, 오 시장이 후보 등록을 마친다 해도 당내 내홍에 대한 국민 피로감을 씻겨 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결의문 채택에도 장 대표가 명확한 후속 조치를 내지 않고, 이에 친한계(친한동훈계)·개혁파 등에서 계속해서 행동을 요구하며 충돌하는 것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파는 장 대표에게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 철회 및 복당 조치, 당내 극우 인사 정리 등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얽히고설킨 당내 위기감은 지지율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마저 더불어민주당에 지지율이 역전됐다. 국민의힘이 TK에서 민주당에 지지율을 역전당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당권파인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 '여의도너머'에 출연해 현재의 당 상황을 '어두운 터널 끝자락'이라고 표현하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민들에게는 지금의 국민의힘 이미지가 형성되기까지의 시간이 있는데 이를 씻겨 내려면 그만큼의 노력과 변화의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하지만 내홍은 지속하고 지방선거는 두달여밖에 남지 않아 어떤 후속 조치를 내더라도 국민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주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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