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강경파 "이름 바꾼 검찰청법"…지도부 "숙의 거쳐"

공소·중수청법 정부안 온도차…김용민 "직접 수사 염두"
한정애 "흔들림 없이 처리"…백승아 "미세 조정만 가능"

김용민·장경태 더불어민주당 법제사법위원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대표를 바라보며 대화하고 있다. 2026.2.26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장성희 기자 = 정부가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 재입법 예고안을 확정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세부 내용을 둘러싼 법제사법위원회 강경파와 지도부 사이 온도차가 뚜렷한 모습이다.

법사위 강경파가 당론 채택에도 제동을 거는 건 단순한 기술적 이견을 넘어 검찰개혁의 실질적 완성도를 둘러싼 노선 갈등 성격이 짙다. 정부안의 골격을 유지하면 검사들이 우회적으로 수사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판단으로 검찰개혁의 실질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당으로선 오는 10월 공소청·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법안 처리가 더 이상 미뤄지기 어렵다는 압박이 크다. 법사위의 문제 제기가 있더라도 일정을 양보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은 5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정부의 공소청법안에 의하면 쿠팡 수사 방해를 한 엄희준 검사에 대항해 무혐의 지시가 부당하다고 한 문지석 검사는 징계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검사동일체의 검찰청법이 공소청법으로 타이틀만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디 무소불위 검찰 세력에 맞서 검찰개혁에 지난 시간 전력투구해 온 분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도 전날(4일) 기자들과 만나 "검사의 준사법기관 지위, 우회적으로 수사권을 확보할 가능성 등 모순점이 있다"며 "공소청법은 (검사를) 행정기관으로 인정했는데 여기에 사법기관 보호장치를 다 넣어놨다. 그럼 대신 핵심적으로 빠져야 할 게 지휘·감독이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묘하게 섞이면서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회적으로 검사가 수사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김 의원은 "보완수사권은 직접 수사"라며 "보완수사권의 결론을 안 낸 상태로 현재 법상으로 사실상 직접 수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닌가 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공소청법의 부칙 6조를 "검찰개혁 성패의 핵심"으로 꼽았다. 부칙 6조는 기존 검찰청 검사와 소속 공무원을 공소청으로 편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사권이 대폭 줄었다면 수사 인력도 비례해 축소돼야 하는데 인력을 그대로 이관하면 보완수사권과 전건 송치 구조 등을 통해 검사들이 사실상 수사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우려다. 김 의원은 조만간 법사소위 공청회를 열어 법안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고 지도부와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태블릿PC를 바라보며 대화하고 있다. 2026.3.5 ⓒ 뉴스1 유승관 기자

다만 지도부는 이같은 문제 제기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안에 대해 "당내 논의와 여론 수렴 등 숙의를 거쳐 제시된 의견들이 반영된 수정안"이라며 "이번 개혁 입법으로 억울한 국민이 발생하지 않고, 국민의 신뢰를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은 흔들림 없이 검찰개혁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 이견 관련 질문에 "기술적 부분이 있어 원내지도부는 법사위가 미세 조정할 수 있다는 전제로 당론을 채택한다고 했다"며 "전향적 변경이나 수정은 어렵고 정부안을 토대로 어느 정도 미세 조정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법사위 소위 공청회는 다음 주 중 열릴 것으로 보인다. 검찰개혁추진단도 11일 대한변호사협회와 공개토론회, 16일 종합토론회를 개최한다. 법사위와 원내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liminalli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