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논의 중단' 정청래, 리더십 타격 불가피…지선까지 험로 예고
지선 전 혁신당과 합당 논의 중단…당청 불협화음 재현 가능성 남아
'정치적 승부수'였지만 당내 반발 넘지 못해…선거국면 리더십 주목
- 이승환 기자, 김세정 기자, 장성희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김세정 장성희 기자 = 6·3 지방선거 전까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중단되면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6개월여 만에 리더십 위기에 직면했다.
정 대표는 합당을 화두로 꺼내 공론화를 시도했지만, 추진 과정에서 내홍과 균열이 커지면서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오는 6월 지선의 '압도적인 승리'를 강조했지만 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그의 행보에 험로가 예상된다.
정 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긴급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회견을 갖고 "지방선거 전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중단한다"며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 준비위원회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 준비위원회 구성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 논의 과정에서 있던 모든 일들은 제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더불어민주당 당원, 조국혁신당 당원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는 정 대표가 혁신당과의 합당을 직접 제안한 지 19일 만이다.
정 대표는 합당 제안 이후 당내 설득 작업에 돌입했지만, 끝내 당내 반발을 넘지 못하고 물러서게 됐다.
정 대표는 지난주 초선·3선·중진에 이어 이날 오전 재선 의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합당 설득을 위한 경청 행보를 진행했다. 그러나 '합당은 언젠가 해야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이날 오전 10시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사실상 지선 전까지 합당이 힘들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오후 8시 비공개 최고위에서도 합당 논의 중단으로 중지가 모였다.
민주당의 한 3선 의원은 뉴스1과 통화에서 "정 대표가 과정 관리를 못하면서 내분으로 비화됐다. 여기에 정 대표 개인에 대한 호불호와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정치적 유불리, 절차 과정에 대한 찬반론이 섞이면서 결국 합당 논의를 중단하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대표는 지난 1월 22일 지방선거를 넉달여 앞두고 혁신당과의 합당을 전격 제안했다. 예고 없이 이뤄진 '기습적인 제안'이었다.
합당 문제를 놓고 청와대와 사전 교감은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들과의 사전 의견 수렴이나 공유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최고위 반청(반정청래) 3인방'으로 불리는 강득구·이언주·황명선 최고위원이 합당 제안 이튿날(1월23일) 정 대표의 '독단적 의사 결정 방식'을 문제 삼으며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했는지 당원들에게 즉각 진상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며 반발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히는 이건태 의원은 지난 9일 YTN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서 "혁신당과의 합당도 최고위원들과 협의 없이 진행됐고, 의사결정이 매우 제한적이고 폐쇄적"이라고 비판했다.
당 일각에선 이번 합당 사태 내홍은 정 대표를 향한 친명계의 누적된 불만과 불신이 가시화한 결과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정 대표는 지난해 8월 선출된 후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 △2차 종합 특검 △혁신당과의 합당 추진 등 쟁점 현안 논의에 불을 붙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쟁점 현안 추진 과정에서 친명계 의원의 반발을 부르거나 청와대가 불편한 기색을 나타내며 갈등과 충돌 양상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정 대표는 최근 2차 종합 특검 후보 추천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누를 끼쳤다"고 거듭 사과하기도 했다. 해당 후보자를 추천한 친청(친정청래)계 이성윤 최고위원은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이 최고위원이 특검으로 추천한 전준철 변호사는 2023년 이른바 '쌍방울의 불법 대북 송금' 사건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인물이다.
이 대통령은 쌍방울 사건에서 김 전 회장의 진술을 근거로 검찰에 기소된 당사자로, 이를 변호했던 인물을 민주당이 특검 후보로 추천한 점에 대해 '추천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일단 좌초되면서 리더십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됐다.
그간 당 일각에선 정 대표가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연임을 위해 '자기 정치'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는데, 이번 합당 논란 과정에서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정 대표에 대한 이같은 의구심이 더욱 커진 분위기다.
이에 지방선거 공천, 전당대회 등 향후 정치적 일정을 앞두고 비당권파가 정 대표에 대한 견제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합당 논란 과정에서 '전 당원투표' 등 당원 표심에 기대려 한 정 대표에 대해 상당수 의원들이 반감을 드러냈던 것을 고려하면 정 대표가 앞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설 연휴 이후 본격화하는 지방선거 국면에서 정 대표가 당내 신뢰를 기반으로 장악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이대로 합당이 논란만 남긴 채 중단되면서 정 대표 리더십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하다"며 "설 연휴 이후 지방선거 국면에서 정 대표가 어떤 리더십을 보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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