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김무성과 화해하고, 손수조는 위로해주고
'백의종군' 김무성과는 "고맙다"며 악수… '거짓공약' 논란 손수조에 "마음고생 많다" 격려
4·11총선을 앞두고 지난달 24일과 이달 13일에 이어 세 번째 부산 지역 후보 지원에 나선 박 위원장은 '세종시 수정안' 논란 당시 결별을 선언했던 김무성 의원과 화해의 악수를 나누는가 하면, 최근 '3000만원 선거 뽀개기'와 관련해 말 바꾸기 및 거짓 공약 논란에 휩싸였던 손수조 부산 사상 후보를 만나 "끝까지 힘내라. 꼭 당선돼라"고 격려했다.
총선을 책임지는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들은 물론, 낙천한 인사들과도 '계속 함께 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란 게 당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아울러 공천 결과를 놓고 술렁이는 지역 당원들과 주민들을 다독이는 한편, 보름 앞으로 다가온 총선 준비에 한 마음으로 매진해달라는 당부의 의미도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부산 방문 첫 일정인 부산 북구 화명동 소재 상가 방문에 앞서 김도읍(북·강서을), 서용교(남을) 등 총선 후보들과 함께 현장에 나와 있던 김 의원을 만나 "아이고, 애 많이 써주셔서 고맙습니다"며 먼저 악수를 청했다. 이에 김 의원도 박 위원장의 손을 마주잡고 "감사합니다"고 화답했다. 박 위원장이 공식 일정 중 김 의원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눈 건 지난 2009년 두 사람의 '절연' 이후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박 위원장은 이후 기장군 기장시장에서 시장 상인 및 지역 주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총선 후보 등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도 김 의원, 그리고 해운대·기장을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친이명박)계 안경률 의원을 향해 "선당후사(先黨後私)의 마음을 써주셔서 참으로 감사하다. 두 분께서 참 어려운 결정하셨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배석했던 이상일 선대위 대변인이 전했다.
김 의원이 오찬 메뉴로 참게찜이 나오자 게 껍질을 직접 까서 박 위원장에게 건넸으며, 이에 박 위원장도 김 의원에 "하나 드시라"고 권하는 등 식사 도중 여러 차례 웃음이 터져 나올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한다.
김 의원은 특유의 조직력과 추진력으로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 당시 박 위원장 캠프의 '좌장' 역할을 맡았지만, 2009년 '세종시 수정안' 논란 때 '원안 고수'를 주장한 박 위원장과 견해를 달리하면서 정치적으로 결별했었다.
김 의원은 특히 '탈박(脫朴·탈박근혜)' 이후엔 박 위원장을 향해 거듭 날을 세웠고, 이번 4·11총선 공천을 앞두고 낙천이 확실시되자 2008년 18대 총선 때처럼 탈당 후 무소속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정권 재창출을 위한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한창 불이 붙던 낙천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도 수그러들었고, 이를 계기로 "박 위원장과의 '화해 무드' 또한 조성됐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실제 박 위원장은 김 의원의 '백의종군' 선언 사흘 뒤인 지난 15일 직접 전화를 걸어 김 의원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박 위원장은 김 의원의 백의종군 선언 직후에도 "어려운 결정을 하셨다"며 고마움을 표시한 바 있다.
박 위원장은 오찬 자리에서 "우리가 변화와 쇄신뿐만 아니라, 화합·통합의 의미를 보여줬기에 이번 부산 선거의 의미는 어느 때보다 크다"면서 "그래서 우리 후보들이 모두 당선돼 (선당후사를 위해) 결단해주신 분들께 보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위원장과의 불편했던 관계에 대한 물음에 "다 지난 일"이라며 "앞으로 '낙동강 벨트' 사수에 힘 쓰겠다"고 했다.
박 위원장은 이후 김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서용교 부산 남을 후보 선거사무소 현판식에 참석해 관계자들을 격려한데 이어, 부산시당에서 열린 부산 선대위 발대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선 박 위원장과 손수조 부산 사상 후보의 만남 여부에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부산 사상은 야권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른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출마한 곳으로, 박 위원장은 지난 14일 부산 방문 땐 사상구의 손 후보 선거사무소를 직접 찾아 격려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3000만원 선거 뽀개기' 공약과 관련한 말 바꾸기와 선거법 위반 논란, 그리고 선거자금에 대한 구설 등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당내에선 "더 이상 손 후보를 지역 대표 후보로 내세울 필요가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손 후보가 그 같은 의혹의 대상이 된 것 자체가 박 위원장이 추구하는 '원칙과 신뢰의 정치'에 반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에 박 위원장 측도 처음엔 이번 방문에서 손 후보와의 별도 만남을 계획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박 위원장은 발대식에서 손 후보에게 "마음고생이 많다"고 격려한데 이어, 오후엔 부산진구와 사하구의 재래시장 방문 일정을 줄여가며 사상구로 차를 돌려 한 상가 앞에서 주민들에게 인사를 전하던 손 후보를 만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있다. 끝까지 힘내서 열심히 하고, 꼭 당선돼라"며 손 후보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표시했다.
더불어 박 위원장은 "새누리당은 내건 공약은 지키기로 했으니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생각하지 않고 (공약을) 내놓으면 큰일이 난다. 철저히 하나하나 따져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자 손 후보도 "처음에 마음 먹은대로 끝까지 담담하게 하겠다"면서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손 후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간의 논란과 관련해 "내가 처음이라 정치, 선거를 잘 몰랐다"면서 "어쨌든 (국민에게) 혼란을 준 점은 내가 잘못 대응한 것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에 앞서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중앙선대위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결연한 표정으로 "이번 총선은 이념과 갈등, 말 바꾸기와 같은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로 가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또 "지금 우리 정치가 불신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야당이 주장하는 1%와 99%의 극단적 양극화를 넘어 100%가 함께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게 박 위원장의 생각"이라며 "박 위원장이 오늘 보여준 일련의 행보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ys4174@news1.kr, chach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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