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 때리고 韓 끌어안는' 오세훈, 서울시장 경선 대비 포석?

오세훈, 韓 제명한 張 향해 사퇴 촉구…"노선 변화 없으면 입장 달라질 것 없어"
'수도권' 친한계 흡수해 경선 구도 우위 점하나…'당권' 도모 시나리오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2026.1.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홍유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동혁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동시에 한동훈 전 대표를 끌어안는 '양동 작전'을 펼치는 가운데, 정치권에선 지방선거를 겨냥한 세 결집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친한계(친한동훈계) 인사 상당수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만큼, 이들을 흡수해 경선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일각에선 지방선거 이후 당권 장악을 염두에 둔 '빌드업'이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2일 야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의 제명 의결 이후 장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던 오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른바 장동혁 디스카운트가 지방선거를 덮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매우 크다"며 "장 대표의 노선이 달라지지 않으면 제 입장도 달라질 것이 없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한 전 대표에 대한 당 지도부의 제명 의결이 이뤄진 직후인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의 이 결정은 결국 당 대표 개인과 홍위병 세력을 위한 사당화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장 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한 전 대표의 제명 이후 오 시장이 장 대표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는 모습을 두고 당내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도부의 노선을 두고 함께 목소리를 내왔던 박형준 부산시장조차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오 시장이 전면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다른 지자체장들은 쉬쉬하고 있는데 유독 오 시장만 그러는 것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서울시 현안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의아해했다.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이 장 대표를 견제하며 한 전 대표와의 접점을 넓히는 배경엔 지방선거 경선 구도가 깔려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강성 기조를 유지하는 현 지도부를 비판해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동시에, 중도 보수를 표방하는 한 전 대표 측과의 연대를 통해 향후 당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한다는 분석에서다. 서울은 중도 성향 유권자가 밀집한 지역으로 평가되는 데다 현재 당내에선 서울을 지역구로 둔 나경원 의원이 유력한 '오세훈 대항마'로 꼽히고 있다.

실제 한 전 대표 측근 중 상당수는 김경진(동대문을), 함운경(마포을) 등 수도권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전·현직 원외당협위원장이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의원이 서울시당위원장에 당선된 후엔 주거사다리정상화특별위원회 등을 통해 서울시와의 공조가 부쩍 늘어나기도 했다.

오 시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선거의 성패는 결국 누가 조직을 잘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달려있다"며 "서울 내 조직 상당수가 친한계 인사인데, 협력은 불가피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지난달 1일 신년인사회에서 장 대표를 향한 공개 비판을 비롯해 최근 오 시장의 일련의 행보를 두고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지방선거 책임론'으로 연일 장 대표를 견제하며 지선 이후의 당권을 도모한다는 시나리오다.

현재 지도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당내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의 상당수는 오 시장과 가까운 인사들이기도 하다.

다만 이같은 정치권의 시각에 대해 오 시장 측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당연한 메시지"라며 "오 시장은 시종일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주장해 왔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hyuk@news1.kr